과라니 인디오 말로 파라과이(Teta Paraguai)는 ‘큰 물의 나라’ 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인구 620만의 파라과이는 인디오와 백인 혼혈 메스티소가 95%, 약간의 서부 유럽인과 몽골계 인디오가 5%로 구성된다. 남회귀선(the Tropic of Capricorn) 아래에 위치한 그곳엔 적도 이북의 북회귀선(the tropic of Cancer)과 모든 것이 정 반대다. 보름달이 반대로 기울고, 십자성 모양도 거꾸로 그려지는 그 땅에 한인 동포 7천명이 꼬레과조(Coreguayo 파라과이화된 한국인)로 살고 있고, 어언 이민 역사 42년째를 맞는다.

년 중 섭씨 50도를 넘나드는 혹독한 무더위. 강렬한 햇볕과 찌는듯한 무더위가 길가에 가로수로 심겨진 주먹 망고와 냉면 그릇만한 뽀멜로(grapefruit)를 맛있게 익히는 남국이다.

피를 빨아 먹고 사는 무시무시한 흡혈 곤충 싼꾸도, 모스끼또, 모스까가 맹렬히 공격하는 곳. 한번 물리면 석 달 열흘이 가렵고 끝내는 덧날만큼 강한 독성을 갖고 있다.

정겨운 떼레레, 마떼 차 풍습도 빼놓을 수 없다. 잘려진 소 뿔을 틀어막고 자연산 약초를 절구에 쪄서 담는다. 얼음냉수를 채워 하루종일 물담배처럼 빨아 마시는 것이 떼레레다. 따뜻한 물을 담으면 마떼차가 된다. 풍토병과 황열, 댕기열, 말라리아를 예방하는데 신비한 신토불이 차로 하루의 시작을 떼레레로 한다. 약초냄새가 상큼한 떼레레 통에 얼음냉수를 가득히 담아 과야바 나무 밑에 둘러 앉아 돌려 마시는 인디오 문화다.

미국 캘리포니아 너비의 파라과이는 국토 중앙을 관통하는 리오 파라과이를 중심으로 동서로 구분된다. 북서부는 그란 짜꼬 지역으로 볼리비아와 국경을 이루고, 남동부는 리오 빠라나를 경계로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세나라 국경을 이룬다.

광할한 브라질 대 평야를 가로지르며 검붉게 흐르는 리오 빠라나가 포소 도 이구아수(Foz do Iguacu)에 오색 영롱한 쌍 무지개를 걸어 놓은 채 굉음을 쏟아내며 떨어지는 모습은 장관이다. 이과수 폭포 주변에 파라과이와 브라질이 함께 댐을 건립하여 세운 수력발전소가 이따이뿌(Itaipu)고, 터빈 20개에서 매년 14 GWh 의 전력을 생산한다.

리오 빠라나가 파라과이 하단부 엔까르나시온과 아르헨티나 뽀사다쓰 국경을 흘러갈때쯤이면 다시 야끼레따(Yacyreta, 달의 나라) 댐에 가득 고인다.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가 공동으로 건립한 야끼레따 발전소엔 20개의 터빈이 매년 19.080 GWh 전력을 생산한다.

지난 4월 20일 파라과이 대선에서 카톨릭 주교 출신의 페르난도 루고(56세)후보가 당선되어 화제다. 1947년 이래 61년간 최장수 우파정권을 유지하던 꼴로라도(홍당)의 깃발이 내려지고 중도좌파인 ‘변화를 위한 애국동맹’(APC)의 루고 정권이 등장하게 되어 남미에 좌파 연대가 더욱 강화될 모양이다. 콜롬비아만 유일하게 친미 우파로 남게 되었다.

루고가 근엄한 주교복을 벗고 정치에 뛰어든 것이 지난 2005년, 빈민들의 아버지로 사회문제에 깊은 인식을 갖고 있는 그를 대통령으로 선출한 것은 남미 최빈국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파라과이에 변화를 요구하며 표심을 모았기 때문이다.

취임 첫 일성으로, 농산품 수출 위주에서 수출용품 다변화, 대학교육의 문호를 넓히고, 빈민들의 소득향상을 위한 조치를 언급하였다. 그 동안 파라과이 잉여 전력을 헐값에 써왔던 브라질, 아르헨티나가 뜨끔할 만한 말도 잊지 않았다. 베네수엘라가 석유, 볼리비아가 천연개스를 국유화했던 것처럼 “이따이뿌, 야끼레따 산 전력 가격을 현실화하라. 매년 15-20억 달러를 지불하라, 그렇지 않으면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고 하이드로파워를 국유화 하겠다”는 특단의 조치를 언급한바 있다.

바야흐로 세계는 브레이크가 파열된 채 비탈길을 내달리는 고장난 트럭처럼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극단적인 고립과 절대 경쟁이란 위험한 시소 게임을 벌이고 있다. 인류공영을 위한 타협, 자원과 식량공유, 국가간 상생을 위한 다양한 교류가 원활하도록 마음을 여는 대화와 지혜가 필요하다.

(도시빈민선교, 재활용품, 중고 자동차 기증문의: 703-622-2559 / 256-0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