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4.29 흑인폭동 16주년 기념기도회가 오는 4월 29일 오후 3시 북가주 오클랜드에서 열린다. 당시 LA 한인사회에 극심한 충격과 손실을 발생시킨 흑인폭동에 대해 북가주에서 기도회가 열리는 것은 오클랜드 지역 역시 당시 LA처럼 한인사회와 흑인사회가 접점에서 만나는 커뮤니티적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흑교역자협의회(AAKAFC, African American-Korean American Fellowship of Church)가 주관하는 이번 기도회에는 이스트베이한인교회협의회 목회자와 흑인계 목회자 등이 참석한다. 1992년 폭동 직후 불거진 한-흑 간 갈등의 완충역할을 하기 위해 조직됐던 AAKAFC는 당시 버클리연합감리교회 담임목사이던 한상은 목사(현 버클리연합감리교회 원로목사)와 흑인계 프랭크 잭슨 목사(페이스장로교회)를 중심으로 조직됐다.

4.29 폭동 16주년 기념기도회를 앞둔 한상은 목사는 “좋지 않았던 지난 일을 기념한다는 의미보다 한-흑 간의 관계에 있어서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모색하기 위해 지속적인 기도회나 모임을 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인종 문제는 여전히 잠재하지만 교회는 인종을 뛰어넘어 그리스도 안의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접촉점이다”고 강조했다.

AAKAFC는 현재까지 매달 정기적 모임과 주기별 연합예배를 통해 커뮤니티 간의 정보와 동정을 교환하며 상호 화합을 도모해 왔다. AAKAFC는 폭동 직후, 흑인 교역자들이 한국 정부의 초청을 받도록 주선했으며 1993년 베이지역 한-흑 관계 개선 포럼을 개최해 당시 고조돼 있던 한-흑 갈등을 완화시켰다.

흑인 로드니 킹을 구타한 경관에 대한 무죄 판결로 인해 1992년 4월 29일 촉발된 LA 흑인폭동은 1명의 한인 사망자와 46명의 부상자, 7억1천만 달러의 피해를 냈다. 한인업소 1600개가 전소, 파괴됐다. 하지만 비극적인 사건 이후 나타난 한인의 화합 및 연합 의지는 타민족의 모범이 됐다. 한인들은 종교 및 한인사회 20여 단체가 연합해 조직한 4.29비상대책본부, 타 커뮤니티 장학사업, 한흑기독교연맹을 통한 소수 인종의 본국 방문, 흑인 홈리스 봉사, 한-흑 이해를 위한 워크샵 등 다양한 화합 및 연합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