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역에 홈리스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살고 있는 곳은 다운타운이다. 홈리스들이 모여드는 이유는 다운타운이 상업지역으로 홈리스들이 생활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미 전역의 도시 중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은 미국 내 어느 곳 보다 많은 홈리스들이 살고 있다. 이곳에 홈리스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이유는 이들을 수용하는 선교단체들도 많고 먹을 것과 입을 것 등 의료서비스와 각종 필요한 것들을 제공해주는 단체들이 많기 때문이다.

홈리스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다운타운의 스키드로(Skidrow)에 가보면 홈리스들로 인해 더럽혀진 도로가 몰라보게 깨끗해졌다. 시 정책에 의해 홈리스들을 경찰들이 다운타운에서 내몰고 있기 때문이다. 시에서는 다운타운의 스키드로를 비즈니스 지역으로 새롭게 만들기 위해 홈리스 선교단체들을 이주 시키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한인커뮤니티는 20여년 간 한인 타운과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다운타운의 홈리스들을 위해 한끼의 식사를 제공해왔다. 한인들이 홈리스들을 위해 식사를 제공한 것은 한끼의 식사제공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고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타민족 중 한인들이 홈리스들에게 따뜻한 음식을 대접하는 것은 손님 대접하기 좋아하는 넉넉한 우리 한인들의 인심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또한 기독교 단체에서 이런 일을 많이 하는 것은 예수의 가르침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0여년 전 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거리 급식을 위해 일해 온 선배들의 전통을 이어 받아 지금도 몇몇 홈리스 봉사 단체들은 거리 급식을 위해 나오고 있다. 그리고 몇몇 교회에서는 매주 토요일과 주일에 정기적으로 나와 수백명의 홈리스들을 모아놓고 예배를 드리고 식사도 제공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타 커뮤니티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거리급식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최근 전 미주 노숙자 한인선교단체협의회임원들이 로스앤젤레스에 모여 총회와 세미나를 가졌다. 총회 후 신임회장이 모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LA노숙자 사역이 너무 거리 급식에 치중되어 있다고 하면서 이제 재활훈련이라든지 다양한 사역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모 기자는 “노숙자들에게 밥만 주면 뭘 하나”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사실 이 말은 그 동안 여러 사람들에게 들은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홈리스 사역에 있어서 먹을 것을 제공하는 것은 최우선이며 가장 중요한 일인 것을 잊어선 안된다. 한국동란과 보릿고개를 넘은 세대는 배고픔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매일 아침 하루도 쉬지 않고 홈리스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밤새 거리에서 추위에 떨며 지내는 홈리스들에게 따뜻한 음식 한 그릇은 생명과도 같은 것이기에 우리들은 하루도 그 일을 멈출 수 없다.

그렇다고 한인홈리스 봉사단체들이 밥만 주는 것은 아니다. 거리선교회만 해도 몇년전 한인들의 도움으로 집 한채를 구입해 많은 홈리스들을 재활시키고 있다. 다른 홈리스 봉사단체도 마찬가지다. 이곳에서는 먹을 것과 입을 것 잠자리를 제공할 뿐 아니라 홈리스들과 함께 생활도 한다.

만일 홈리스들이 거처할 곳이 없어 거리의 노숙자가 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한인 홈리스들은 대부분 중독자들이라 그들을 제대로 훈련시킬 프로그램과 직원들이 태부족하다는 것이다. 재활에 필요한 비용과 인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홈리스 봉사단체의 사역자들은 이 문제로 인해 탈진한 상태다.

거리급식에도 문제가 많다. 우선 시 당국에서 거리급식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으며 다운타운의 비즈니스연합회 같은 단체는 시에 계속 압력을 넣어 홈리스들을 다른 시로 내몰게 하고 있다. 홈리스 문제는 지역이기주의로 각 시에서 해결하지 못해 주 정부나 연방정부가 나서야 한다.

거리급식에서 또 문제가 되는 것은 음식 쓰레기 처리다. 급식 후 쓰레기를 모아 거리에 방치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한다. 또 급식 장소에 ‘No Parking’ 표시가 있는지 잘 살펴봐야하고 도로를 점거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주위의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혜를 모으고 정보를 교환하는 협의기구가 필요하며 이런 연합기구가 이곳 로스앤젤레스에도 발족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