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올림픽과 티베트 사태가 맞물리면서 세계의 여론이 뜨겁다. 인권을 말할 것인가, 스포츠 축제만을 말할 것인가, 혹은 진실을 말할 것인가, 경제대국 중국의 눈치를 볼 것인가 고민하는 세계의 여론 속에서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하나님께서 인류에 부여하신 천부인권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에 대한 침해는 화려한 스포츠 경기로도, 놀라운 경제적 이득으로도 덮을 수 없다.

이런 때에 맞추어서 미주 한인들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Let My People Go’ 캠페인은 중국 내 탈북자들의 인권 신장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성화 봉송을 물리력으로 저지하려 한다든지, 혹은 정치적, 경제적 논리로 중국 정부를 압박하는 식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기도하며 미국 사회에 탈북자 인권에 관한 담론을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면도 있다.

중국 내 탈북자 문제가 왜 시급한가? 북송되면 가족과 친지가 보는 앞에서 총살당하거나 강제 수용소에 보내져 평생 강제 노역, 강제 낙태에 시달려야 한다는 점은 물론, 혹은 북송되지 않더라도 중국 내에서 보장되지 않는 지위로 인해 성노리개, 노예로 전락된다는 점 때문이다. 또 중국이 강제 북송을 중단하고 탈북자들에게 최소한의 인권만 보장해 준다면 북한의 자연스러운 개방을 유도할 수 있고 북한 내부 인권 확산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내 탈북자는 북한 개방과 북한 선교의 가장 중요한 키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현재 미주 한인들이 수년째 열고 있는 탈북자 기도회는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것 외에 여론 형성에는 별다른 진보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기도회 장소인 중국 영사관 앞에서 한인들은 피켓을 들고 기도 시위를 벌인다. 중국 당국은 이 기도 시위에 대해 아무런 반응이 없을 뿐 아니라 지나가는 시민들도 별 반응이 없다. 한인들 수십 명이 모여서 한국어로 찬양하고 기도하고 발언하지만 탈북자들의 인권 실상을 고발하는 어떤 전단지나 자료집도 없고 시민들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서명대나 장도 전혀 없다. 지금은 인터넷 사이트나 동영상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지만 이것도 한국어라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현재론 한인 2세들의 참여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티베트 사태나 북한 내에서 이뤄지는 인권 탄압에 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중국 내에서 이뤄지는 탈북자 문제는 그렇지 않다. 한인들이 전략적으로 이 주제를 기도 제목으로 결정했다면 이것에 대해 미국 시민들, 특히 주류사회의 반응을 끌어낼 수 있는 적극적인 시도들이 필요하다.

하나님도 두려워 않고 사람도 무시하는 재판관(눅18:1-8)이라 하더라도 끊임없는 간구와 청원, 특히 우리의 하나님을 향한 기도에는 당해낼 수가 없다. 같은 한민족이면서 미국과 한국에 사는 우리와 중국과 북한에 사는 저들의 삶이 이렇게 다르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끊임없이 하나님 앞에 기도하면서 행동해야 할 의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