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도 제대로 못해서 참가상만 받자 생각하고 왔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될 지 상상도 못했어요.”

안예진 양은 뜻밖의 대상에 싱글벙글이다. 안 양은 지난 4월 5일 열린 뉴욕 동화구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어머니 김미영 씨도 축하전화를 받기에 바쁘다. 7살 때 엘살바도르로 이민 가 10여 년 동안 지냈지만, 한국어 의사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안 양. 그곳에서 저학년 때 한글학교를 다닌 것이 전부이지만, 집에서 철저히 한글을 사용하도록 한 부모의 교육 덕분에 스페인어에 이어 한국어는 안 양에게 있어 2번째로 편한 언어가 됐다. 엘살바도르에서 뉴저지에 온 지 6개월이며 한글학교는 3개월이 전부이지만, 평소의 꾸준한 한글 사용은 안 양이 대상을 거머쥐게 했다. 또한 안 양은 엘살바도르의 영국학교를 9학년까지 다닌 덕분에 영어도 잘 한다.

“그곳에서는 한국인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한글을 접하도록 했죠.” 김 씨는 딸 예진 양이 기특하기만 하다. 구연동화를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어 준비과정이 쉽지 않았다며, “이곳에서는 한국 사람들을 접할 기회가 많아 한국어 실력이 훨씬 더 많이 향상될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안 양은 “만년 셔츠를 처음 읽었을 때 가슴이 찡하고 와 닿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엄마는 다른 동화를 추천했지만, 제가 우겨서 이 작품을 하게 됐어요”라고 밝히며 “오래 전에 쓰인 글이라 호소력이 약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사용하는 언어로 많이 바꿨어요. 물론 발음과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죠”라며 수상하게 된 이유를 분석하기도 한다.

의사의 꿈을 가지고 있는 안 양은 “관객들과 가슴 뭉클한 감동을 나누는 기회를 갖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미소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