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인종 다민족 미국사회에서 인종간 민족간 소통과 연합이 가능한가? 쉽지 않은 질문이다. 이 일에 교회가 앞장 설 수 있을까? 가능성이 있는 질문이다. 그렇다면 한인교회가 이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까?

북가주 산호세 지역에서 매달 1번 열리는 청소년 집회 ‘메인 이벤트’에서는 그 가능성이 엿보인다. 지난 11일 산호세새소망교회에서 열린 4월 메인 이벤트에는 한국, 중국, 베트남 등 소수계 아시안 청소년부터 백인, 흑인 등에 이르기까지 160여 명의 청소년이 참석했다. 지난달 미국 갈보리교회에서 열린 집회에 1백명이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룬 메인 이벤트는 10회를 넘어 서면서 참석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4월 집회에 한인교회에서는 뉴비전교회, 뉴라이프교회, 산호세새소망교회, 산호세한인장로교회, 임마누엘선교교회, 임마누엘장로교회 등이 참여했고 타민족의 경우는 개별적으로 참석한 사람을 제외하고 스틸워터크리스천교회, 갈보리교회, 차이니즈처치 인 크라이스트 등이 교회 차원에서 참석했다.

1년 전 산호세한인장로교회 유기은 부목사가 한인 2세를 중심으로 시작한 이 다인종, 다민족 연합 집회는 이 지역에서 많이 알려져 있다. 유 부목사는 직접 지역교회를 방문해 이 집회의 취지를 설명하고 협력을 구해 왔다. 타인종, 타민족 목회자들도 이에 동감해 교회 청소년들에게 참석을 권유할 뿐 아니라 목회자 스스로 참석하고 있다.

이 연합의 움직임이 한인교회에서부터 시작됐지만 결코 한인만의 집회는 아니다. 설교자도 여러 교회에서 돌아가며 세운다. 지난 1월에는 알렉스 슈웽 목사, 2월에는 데보라 랙스 목사가 설교했으며, 지난 3월에는 단미션의 최광식 선교사가 설교했고 이번 집회에서는 중국인교회(차이니즈처치 인 크라이스트)의 데이빗 현 목사가 설교했다.

2세들을 중심으로 한 다인종, 다민족 연합사역에 1세 한인들의 지원도 눈에 띤다. 장소 제공부터 친교를 위한 음식준비를 맡은 새소망교회 이경렬 담임목사는 “메인이벤트가 시작된 지난 해부터 참여해 왔으나 적극적으로 돕지 못해 아쉬웠다. 최근 성전을 마련하면서 장소를 제공해 섬기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유기은 부목사는 “이 행사는 한인교회와 타교회가 소통하면서 한인 2세들의 시각을 넓히고 2세 크리스천의 연대를 형성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메인 이벤트는 지역 중고등학교 내 크리스천 클럽의 활성화를 불러오고 있으며, ‘세계 속의 한인’이란 인식을 교회 내에 확립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다음 메인 이벤트는 5월 9일 오후 7시 임마누엘선교교회에서 열리며 벤 허쉬 목사가 설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