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는 그것을 받을만하지 않은 자에게 주시는 값없는 선물로 이야기되어 왔다. 누군가에게 시혜가 주어질 때는 적어도 그것을 받는 대상이 무언가 착한 일을 했기 때문이라고 믿는 것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달리 적용했다. 착한 일은 커녕 오히려 앞장서서 하나님을 거역한 사람들에게 그것을 주기로 했던 것이다.

이유는 단 하나. 하나님이 그들을 사랑하신다는 것에 맞춰졌다. 단순히 그것으로부터 시작해서 그의 아들이 이 땅에 오셨고, 돌아가셨으며, 부활하셨다. 그런 후 어느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그 은혜가 미쳤다. 우리 수준에서 생각하는 착한 사람이든지 악한 사람이든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가리지 않고 그 은혜는 경중과 구분을 두지 않았다.

그 은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만 하면 구원에 이르는 놀라운 권세였다. 그럼에도 은혜는 배척됐다. 하나님의 은혜란 보편 타당하게 잘한 사람에게 주어져야 한다는 사람들의 고집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고집은 놋뱀을 쳐다보지 않아 죽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서 극명하게 나타났다. 그 이스라엘의 자리를 우리로 바꿔도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하나님의 은혜는 안타깝게도 하나님의 의지와 상관없이 누리는 자에게만 주어지게 됐다.

저자 필립 얀시는 『기도』를 통해 널리 알려진 최고의 복음주의 작가다. 그의 책은 수많은 독자들에게 읽혀 왔으며 같은 수의 크리스천들에게 도전을 주고, 영적 각성을 일으켜왔다. 이제 그가 자신의 글을 사진과 그림에 담아 우리 앞에 내놓았다.

영성이 번득이는 저자의 글이 그림과 시진을 통해 생동감 넘치게 그려지고 있다. 시각과 이성이 조화를 이루며 전개되는 감각적인 글과 그림은 서로 씨줄과 날줄로 엮여 독자의 심중에 돋을 새김 된다. 짧지만 묵직한 글은 영성을 담아내기에 충분하며, 사진과 그림은 이해와 각성을 더욱 촉발한다.

글과 사진, 그림이 어느 것 하나 따로 떼어낼 수 없을 만큼 상호 소통하고 그 소통을 속 깊은 공명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한다. 그런 탓에 독자는 한참 서서 되새김질하지 않을 수 없다.

짧지만 쉽게 읽을 수 없는 이 책은 그렇듯 많은 성찰과 적극적인 감정이입과 회개를 담아내면서 독자를 추동한다. 더 이상 하나님의 은혜를 거절하지 말기를, 하나님의 은혜가 임할 때 감사함으로 누리라고 말이다. 분명 이 시대는 하나님의 은혜의 때다. 은혜는 여전히 누리는 자에게만 주어진다.


작가소개

필립 얀시 (Phillip Yancey)

세계적으로 그 권위를 인정받아 온 대표적인 복음주의 지성인 가운데 한 사람. 미국 기독교 도서 우수 저서상 수상한 바 있다. 현재 「크리스차니티 투데이(Christianity Today)」의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내가 알지 못했던 예수》, 《뜻밖의 장소에서 만난 하나님》,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 《아, 내 안에 하나님이 없다》, 《나를 지으신 하나님의 놀라운 손길》, 《내 영혼이 스승들》, 《비망록 : 불안 또는 회의에 관하여》, 《내가 고통당할 때 하나님은 어디 계십니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