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4월의 첫날입니다. 4월은 유독 사건, 사고가 많은 한달로 이상하게 잔인한 한달이었어요. 재작년에는 권총으로 온가족이 동반자살한 사건이 있었고 작년에는 버지니아텍 사건이 있었죠. 4월이 시작되기에 두려운 마음이 들지만 사건, 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2월 5일- 3월 27일, 생명의 전화 상담 봉사원 훈련 세미나를 마친 박다윗 목사를 31일 생명의 전화 상담센터에서 만났다.

박 목사는 먼저 사건, 사고가 많은 4월이 시작되기에 두려운 마음이 먼저 든다고 토로했다.

생명의 전화는 간단히 말해 자살사건 예방센터이다.
이민사회에 살며 여러 갈등으로 힘들어 하는 한인들을 상담해 이들을 위로하며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생명의 전화가 하고 있는 주된 활동이다.

매일 오후 7시부터 이튿날 새벽 5시까지 연중무휴로 전화 상담을 받고 있으며 상담 봉사원 훈련 세미나 등을 통해 잘 훈련 받은 상담가들이 자원봉사를 담당하고 있다.

생명의 전화의 장점 중 하나는 익명성에 있다. 그렇기에 박 목사는 힘들어 하는 이들이 어렵더라도 익명성이 보장되는 생명의 전화로 상담해 주길 부탁한다.

"여러 가지 숨막힐듯한 상황이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전화 상담이라도 해보면 나만 어려운 것이 아니고 어려운 일들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위로를 받게 됩니다. 마귀가 주는 부정적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힘듬을 익명성이 보장되는 전화를 통해 고백한다면 맘이 한결 가벼워질 것입니다."

박 목사는 생명의 전화의 상담 방법으로 먼저 들어 주고 그 사람의 맘을 같이 공감해 주는게 첫째라고 말한다. 자살을 맘 먹은 사람들이 생명의 전화로 상담해 왔을 때 "자살하지 말라"라는 직접적인 해결책 제시보다 이들의 맘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힘들어 하는 이들의 상황을 다른 사람이 공감해 주고 이해해 주면 그들은 '이 세상에 날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구나'라는 안도의 맘을 갖게 되고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것이죠."

현재 생명의 전화를 통해 상담해 온 일순위 상담 내용을 보면 고독이 첫번째이고 이어 부부간의 갈등이 두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박 목사는 이에 대해 "이민사회를 살며 겪게 되는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맘을 나눌 수 있는 이들이 없는 점"이라며 "고독, 우울증에 빠진 한인이 많고 또 이러한 고독, 우울증, 부부간의 갈등 등 여러 갈등이 심해지면 자살과 같은 막다른 행동을 취하게 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 목사는 교회를 비롯 여러 기관들이 힘을 합쳐야 함을 강조했다. 사실 교회가 많지만 자살 사건 등을 막는데 어려움이 있고 오히려 자살 사건을 일으키는 이들이 크리스천이었던 적이 많았음을 지적했다.

박 목사는 "목사님, 교회 교역자들과 상담하기 힘들고 주저될 때 생명의 전화를 기억해 상담하길 부탁한다"며 "상담을 통해 비극적 사건을 막을 수 있었을텐데 아직도 생명의 전화를 모르는 한인이 많다"며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이어 박 목사는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먼저 쉼호흡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것을 당부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는데 혼자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또 365일 도움을 주기 위해 밤을 지키고 있는 생명의 전화와 같은 상담원들도 있습니다. 닫힌 마음보다 하늘을 우러러 보고 쉼호흡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 보길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