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프로 스포츠 팀들은 각기 한 도시를 거점으로 활동합니다. 또한 이들은 도시나 지역 이름 뒤에 독특한 별명이나 동물이름, 도시의 특징을 소개하는 명칭을 붙입니다. 뉴욕 양키즈, 마이애미 돌핀스, 애나하임 애인절스, 시카고 불즈, 클리블랜드 인디안즈, 달라스 카우보이즈 등 수없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22년간의 미국 생활 속에서도 그 의미를 알지 못했던 프로 스포츠 팀 이름이 하나 있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49ers란 미식 축구팀입니다. 미국에서 학교를 다닌 아들에게 물어보았으면 금방 알 수 있었으련만 최근까지 단지 궁금하게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창조과학 탐사의 일환으로 데스밸리 (Death Valley)에 다녀오면서 22년 묵은 궁금증을 해소할 단서를 발견했습니다. 데스밸리 국립공원내의 작은 박물관을 둘러볼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안의 전시관을 살피다가 ‘잃어버린 포티나이너즈 (Lost 49ers)’란 작은 전시물이 눈에 확 빨려 들어왔습니다. 1849년 데스밸리로 들어와 고생했던 사람들에 관한 짧은 이야기였습니다. 이 작은 전시물을 보고 49ers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1848년 1월 캘리포니아 주 중부에 있는 새크라멘토에서 동쪽으로 한 시간쯤 떨어져 있는 콜로마 밸리(Coloma)에서 역사적인 사건이 생겼습니다. 스위스 이민자인 요한 서더(Johann Sutter)가 세운 제재소 근처에서 금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일은 캘리포니아와 온 미국을 바꾼 커다란 사건이 되었습니다. 금을 발견했다는 소식은 더 나은 생활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을 서부로 오게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개척자들의 대규모 인구 유입이 서부에 1849년에 크게 시작되었기에 보통 그 사람들을 가르쳐 49ers라 부릅니다.

금이 발견된 후 6-7년 동안 당시 캘리포니아 거주 인구의 약 3배에 달하는 약 30 만 명의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몰려들었다고 합니다. 1850년대 초에 금광촌의 소식을 동부에 전했던 한 여인의 편지에 의하면 같은 시간에 불란서 말, 이태리어, 독일어, 인디안 말, 스패니쉬, 영어를 들을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여 49ers에 대한 궁금증을 풀었습니다. 그런데 ‘잃어버린 포티나이너즈’는 49ers에 대한 궁금증만 풀어준 것뿐만 아니라 데스밸리와 관련된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이런 금광 열풍을 따라 캘리포니아로 이주하던 한 그룹이 1849년 유타주의 솔트레이크 시(Salt Lake City)에서 출발했습니다. 마차가 120여대 되는 큰 무리였습니다. 사람들이 보통 동부에서 솔트레이크시를 거쳐 시에라 산맥(High Sierra Mountains: 캘리포니아 남북으로 400마일에 걸쳐 있는 산맥. 시에라란 말 자체가 스패니쉬로 ‘눈이 많다’란 뜻이다)을 넘어 금을 찾아 서부로 갔습니다. 그러나 이 팀은 솔트레이크시를 10월에 출발하게 되자 겨울에 눈이 많은 시에라 산맥을 넘어 금광을 찾아 가기에는 너무 위험하여 남쪽으로 돌아 안전한 길로 가기로 하였습니다. 인솔자를 따라 캘리포니아로 향하다가 생각지 않은 내분이 생겼습니다. 어느 사람이 지름길이 그려졌다는 지도를 제시했던 겁니다. 확인되지 않았던 길이었지만 그 길로 가면 500마일을 덜 가도 된다는 달콤한(?) 제안이었습니다. 7대의 마차를 제외하곤 모두 이 잘 모르는 지름길을 택해서 떠났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지름길로 얼마 가지 않아 커다란 협곡을 만났습니다. 이에 20대의 마차를 제외하곤 모두 멀지만 돌아가는 길로 다시 갔다는 겁니다. 그러나, 지름길이라 생각되는 길로 계속 가기로 작정한 20여대의 마차들은 계속 가다가 바로 이 데스밸리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이 붙인 이름이 데스 밸리였습니다 이곳에서 두 달을 방황하면서 먹을 물과 식량이 없어 심한 고생을 했습니다. 나중에는 마차를 끄는 소들까지 잡아먹어야 했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불행 중 다행히도 일행 중 사망자는 한 명으로 그쳤습니다. 그러나, 여덟 살짜리 남자아이가 데스밸리를 빠져나올 때쯤에는 3살짜리 몸무게를 가졌다고 하니 그 고생을 가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지름길로 빨리 가서 일확천금의 기회를 누리고 싶어 했을 겁니다. 그러나, 지름길을 택했던 그들은 도리어 시간이 더 걸렸고 죽음을 넘나드는 고생을 해야 했습니다. 확인되지 않는 지도가 그들을 사망의 골짜기로 인도하는 것임을 알지 못했습니다. 빠르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닙니다. 느리지만 생명의 길이 있고 빠르게 보이지만 사망의 길도 많습니다. 어떤 지도로 인생의 길을 결정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지도를 가지고 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