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 여성들을 위한 치유와 회복을 위해 지난 20여 년간 활동해 온 '국제결혼가정선교 전국연합회(이하 국제선, 회장 유정예)'가 29일 '평화의 집' 기공식을 가졌다. 이날 시카고 손성환 총영사 및 지역 교계 관계자, 국제선 임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고, 주일 오후부터는 평화의 집 건축기금 마련을 위한 성가제가 열렸다.

‘평화의 집’ 건립은 1991년 겨울 시카고에서 국제결혼에 실패한 한 여성이 소금을 뿌리던 트럭에 치어 죽은 사건을 계기로 이들을 위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주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성가제를 전후로 만난 김민지 목사(건축위원장, 샘물연합감리교회 담임)는 "먼저는 교회건물을 짓게 된다. 약 200여 명이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예배실과 합숙소 및 공동식당 등이 들어서며 국제선에서 돌보고 있는 환자들이 우선적으로 기거하게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선교센터와 교육관을 설립하고 한국의 문화와 풍습을 보전한 미주한인민속촌 등을 조성해 2세들을 위한 교육의 장을 마련하였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김 목사는 교회 권사로 있을 당시, 국제결혼에 실패한 이들의 어려움을 목격했다. 이들과 함께 기도하던 가운데 소명을 받아 목회를 결심했고 연합감리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이후 국제선과 자연스레 연결되었다.

김 목사가 교회에서 제공받은 사택을 국제결혼한 이들의 보금자리로 내어주자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이들을 모두 수용하기 위해서 새 보금자리가 절실했다. 한동안은 지금의 평화의 집 자리에 있던 한 허름한 집을 임시로 사용했던 적도 있었다.

"당시 이 집을 관리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제가 온다는 소리를 듣고 추울까봐 난로를 피웠다는데 근처에 도착하니 소방차들이 몰려와 불을 끄고 있는 겁니다. 집은 그렇게 전소되었는데 참 다행히 보험이 있어 25만불을 보상받게 되었고 그 돈으로 부족했던 평화의 땅 부지 구입비를 모두 갚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도움의 손길이 순간순간 개입했다고. 이제 평화의 집까지 연결된 입구쪽 길을 소방도로로 만드는 일이 선결과제다. 총 50만불 정도가 필요한 상태로 우선 일대 지대를 높이고 아스팔트를 포장하고 파킹장 등을 조성해야 평화의 집 공사가 시작될 수 있다.

"교회 말고는 갈 곳 없는 이들을 위한 쉼터을 만들고 미국에 제2의 한국을 심는 민속촌을 건립한다는 '평화의 마을' 조성 계획은 한인커뮤니티 전체의 협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각 지역 기관장들과 교회로부터 시작해 동포 사회 전체가 함께 이 일에 동참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6월에는 미전역의 국제선 관계자들이 모여 전국 수련회를 갖는다. 국제결혼의 뿌리가 한국전쟁이기에 6월 25일 전후 모이는 것으로, 관심있는 누구나 참석해 국제선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알리고 싶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