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아브라함의 믿음이 어떤 것이라고 정의하겠습니까?”

한국 설교학의 정상이라 불러지는 이연길 목사(달라스빛내리교회 원로목사, 현 장로교신학대학원 교수)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대성장로교회에서 말씀사경회를 가졌다. 이야기식 설교(Narrative Sermon)로 유명한 이 목사는 ‘하란에서 가나안으로(창 11:31-12:4)’라는 주제로 차분하고도 설득력있는 목소리로 말씀을 전하며 설교 내내 성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믿음은 무엇입니까? 성경은 실제 믿음에 대한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습니다. 다만 인물의 삶을 통해 믿음을 표현하지요”

성경은 마치 시를 쓰는 것과 같아서 저자가 보여주려고 하는 부분만을 담고 있다고 이 목사는 설명했다. 예를 들면 성경에 기록된 아브라함의 모습이 삶의 전체가 아닌 하나님과 연관된 부분이듯 말이다.

‘하란에서 가나안으로’라는 설교를 전한 이 목사는 아브라함이 하나님 사람으로 부름받은 정황과 아브라함의 내면까지 차근 차근 풀어나갔다.

“성경을 살펴보면 아브라함이 처음부터 하나님 부르심을 받은 것이 아닙니다. 갈대아 우르에서 가나안 땅으로 부름을 받은 것은 본래 아브라함의 아버지 ‘데라’였지요. 그러나 가나안으로 가는 도중 ‘하란’의 비옥함과 풍요로움에 정착해 버렸던 아버지 데라 때문에 그의 자녀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대신 받은 것입니다”

왜 하나님께서 택하신 사람을 ‘하란’에서 ‘가나안’으로 부르셨을까? 하란과 가나안은 실제 거리상 7백여 마일 떨어진 곳으로 그리 먼 곳이 아니다. 그런데 왜 가나안이 이토록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하란은 유브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이 만나는 비옥한 땅으로 풍요로운 삶이 보장되는 곳이었다. 반면, 가나안은 유목민으로 떠돌아다녀야 하는 척박한 땅이었기에 두려움이 앞선 것이다. 이 목사는 “하란은 하나님이 없는 자기 중심의 삶, 가나안은 하나님 세계에 들어가 그 분과 함께 누리는 삶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믿음’에 대해 강조하면서 “믿음이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 외에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 즉 하나님 나라에서 이뤄지는 모든 기적이 내 일상 삶에 드러나는 것”이며, “요즘에는 하나님 나라에 실제로 들어오지 못한 채 자신의 만족감으로 신앙을 하는 교인이 많다”고 안타까워 했다.

하나님의 기적이 일상이 되는 체험을 이 목사는 직접 삶을 통해 경험했다고 간증했다. 달라스빛내리교회 목회 당시 이 목사는 갑상선에 문제가 생겨 수술을 급히 수술해야 하는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수술을 하면 후유증으로 목회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서 갈팡 질팡 기로에 서게 된 그에게 담당 의사가 3가지 제안을 해 왔다. “첫째. 수술을 한다, 둘째. 약물치료를 한다, 셋째. 하나님께 기도해 병을 치유한다”

교회를 다니지 않던 의사의 갑작스런 제안때문에 한참을 망설였다는 이 목사는 “무슨 용기 였는 지 ‘세번째 하나님께 기도해 치유한다’를 선택했다”고 했다. ‘나아도 하나님의 뜻, 낫지 않아도 하나님의 뜻’이지만 낫지 않을 경우 믿지 않는 의사에게 하나님을 욕보일까 노심초사, 걱정을 했다는 이 목사는 기적처럼 3개월 후 건강을 회복해 주위를 놀라게 만들었다.

설교 내내 믿음을 강조했던 이 목사는 ‘믿음이란 현재를 바꾸는 힘이자 하나님의 기적이 일상이 되는 체험’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목사는 “자신의 생각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 말씀에 즉각 순종했던 아브라함이 하나님 축복을 받은 것같이 오늘날 크리스천도 하나님 말씀을 듣고 순종한다면 하나님 축복과 기적은 우리 일상의 삶이 될 것”이라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믿음의 삶을 권면하며 설교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