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이들이 찾는 뉴욕은 복된 소식을 전하는 사역자들에게도 매력적인 도시다. 구지 여러 나라를 가지 않아도 다양한 인종들이 살아가기에 다민족 사역을 하기에 적격이기 때문이다. 14년 반동안 뉴욕한인침례교회에서 1세를 중심으로 사역했던 최창섭 목사(56)와 다민족 목회 중심으로 사역을 펼쳤던 에벤에셀선교교회 이재홍 목사(39)가 교회를 통합한 지 일 년이 지났다.

1세 목회자와 다민족 사역자의 통합으로 뉴욕교계는 이들 교회를 주목했었다. 통합 후 에벤에셀선교교회라는 이름으로 가며, 원로목사-담임목사 형식이 아닌 공동목회 형식으로 최창섭 목사가 1세들을 담당하고, 이재홍 목사가 다민족권을 담당함으로 보다 전문적인 목회를 펼치고 있다. 본지는 1년이 지난 뒤 어벤에셀선교교회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지 두 목회자를 만나보았다. -편집자 주-


-둘 다 미국 남침례교 소속으로 같은 시기에 학교를 다니며 서로 오랫동안 사역의 방향을 봐왔던 터라 통합하는 과정이 수월했겠지만, 1년 동안 함께 사역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최창섭 목사: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된 이들도 있었지만 이제는 차츰 뿌리를 내리는 중이다. 적응이 안 된 이들이 있었던 것은 비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인 것 같다. 영어권은 대학생들과 청년들이 많다. 이에 두 목사의 생활적인 부분은 한어권에서 책임지고 있으며, 생활비도 똑같이 받는다. 1년이 지났지만 문제가 전혀 없다. 이는 서로를 신뢰하기 때문이다. 이 신뢰가 분명했기에 어떤 말이 나온다고 해도, '섭섭하다 기분 나쁘다'는 그런 감정은 없었다. 이제는 교회가 뿌리를 내리는 단계이기에 더욱 사역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본다. 이재홍 목사도 셀 그룹 사역과 선교 마인드가 강하기에 많은 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에벤에셀선교교회의 사역에 희망적인 부분이 많다. 사단의 역사들은 계속 있지만, 서로를 신뢰하며 모범적인 팀사역을 하는 교회로 가고자 한다.

이재홍 목사: 예전에는 한어권과 영어권, 양쪽으로 뛰어야 한다는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통합하니 너무 좋다. 주의 일을 힘들게 혼자 할 필요가 없다. 최 목사님의 사역이 잘되길 바라며, 서로의 사역을 위해 관심을 가지고 기도하고 있다. 또한 서로 사역을 위해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교회의 문제가 있으면 우리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하나 돼 가고 있다.

-두 언어권 사이의 교류는 많이 진행되는가? 언어뿐 아니라 인종과 문화가 다른 상태이기에 거리감이 있지 않을까?

최: 교류는 많이 하지는 못했다. 오전에 한어권 예배가 드려지며, 오후 1시에 영어 예배가 드려진다. 그 시간 한어권은 식사를 한 뒤 영어권 예배가 끝날 때까지 각종 세미나와 사역 훈련이 이어져왔다. 한어권이 돌아간 뒤 영어권들은 식사와 셀 그룹 모임을 실시한다. 부활절 예배, 창립기념예배, 성탄절 예배나 2번의 야유예배 등 5차례 함께 예배드린다. 함께하는 행사는 많지 않지만, 대신 청소년들의 도미니카공화국 단기선교는 1년 전부터 준비해 한어권에서 많이 지원하고 있다. 재정적인 부분뿐 아니라, 학생들과 한어권 성도들을 1:1 기도 파트너로 연결하고 있다.

이: 작은 스케일에 있어서는 많이 교제를 하고 있다. 한 교회서 만나기에 서로 마주하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한어권 성도들이 '우리 교회는 선교하는 교회다'는 인식이 있기에, 다민족 사역에 대해 예수를 믿지 않았던 영혼들을 하나님께 이끄는 복음사역으로 지원하며 협력해주셔서 감사하다. 또한 한어권이 다민족권을 컨트롤 하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관계로 대해주시기에 더욱 아름답게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선교에 갈 때도 한어권에서 희생적으로 돕고 계신다. 다민족 예배에서 10%가 한어권이고 70%가 중국계이며, 20%는 다민족인데, 이들 역시 한 교회라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한어권과 다민족 사역에 있어 각각 어떤 사역을 펼쳤는지.

최창섭 목사: 창립 당시, 수평이동에서 생겨나는 여러 문제점들을 막고 교인들이 담임목사와 같은 신앙적인 노선을 걷게 하기 위해, 타교회에서 장로나 집사 같은 직분자였을지라도 교회에 새로 오게 되면 반드시 새가족반과 바나바반(성경공부)을 수료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었다. 이에 지난 1년간 한어권 사역의 중점은 26주의 훈련과정이었다.

또한 인격세미나를 통해 각 사람들의 인격 스타일을 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신앙에 있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사실, 신앙은 있지만 기질적 약점으로 교회를 파괴시키는 일이 더욱 많다. 교인들이 서로의 성격을 파악함으로 장·단점을 알게 되면 서로를 수용하는 것이 커진다. 목회자가 교인들의 성격을 파악하면 성도들을 대할 때 더 마음을 넓혀 받아들일 수 있다. 4주정도의 성격 검사 세미나와 청지기 세미나 그리고 성도들의 은사를 파악하여 은사에 따라 사역을 배치하려고 힘써왔다.

새신자 전도와 셀그룹 사역에도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교회의 나아갈 방향은 건강한 교회를 세워가는 것이다. 이 훈련에 25명의 앞으로 세워질 리더들이 참여해 꾸준히 주일 오후에 사역들을 진행 중이다. 건강한 교회는 성도들을 많이 받는 교회가 아니라 성도들 한 명 한 명이 바로 서, 큰 나무의 역할을 감당하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예수님이 12제자를 양육해서 그 제자들이 전 세계에 복음을 전하는데 앞장섰던 것처럼 그런 제자들을 키워내는 건강한 교회로 나가는데 주력할 것이다. 건강한 교회를 위해 기도로 하나님 앞에 엎드리고자 한다.

올해 한어권의 표어는 '전도하고 가르치고 치유하는 교회'다. 영어권에도 믿지 않았던 이들 중에 예수를 믿는 경우가 많은데, 예수님에 대해 모르는 이들을 가르쳐 일꾼으로 배출하려고 한다. 전에는 평신도들이 목회자의 사역을 협조하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그들이 직접 사역을 하도록 해야 한다. 또 성도들이 정신적으로 병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기도와 상담을 통해 치유하는 역할을 교회가 맡아야 한다. 본질에 충실한 교회가 되겠다. 교회의 수적 성장보다도 교회의 본질에 충실한 교회가 되고 싶다.

이재홍 목사: 제자훈련과 셀 그룹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주의 종을 배출시키고 그들의 사역을 돕는 것이 내 사역이다. 그들에게 사역의 장을 열어줘 섬김의 사역을 하는 것이다. 다민족이지만, 교회를 사랑하고 집처럼 생각하고 가족 같은 분위기가 강하다. 서로 사랑하고 서로를 아낄때 건강한 교회가 된다. 행사 위주보다 관계를 중요시하며 삶을 나눌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역하고 있으며, 영혼들을 돌볼 수 있는 셀 리더들을 세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주일뿐 아니라 금요일 저녁에도 예배를 드리며 따로 리더 훈련을 하고 있다. 구성원들이 열정적으로 모여 교회가 더욱 살아있는 느낌이다. (이때 최 목사가 '일꾼이 많이 키워졌기에 그들이 교회의 기둥이 돼 견고하게 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교회 중심으로 학교를 선택하려고 한다'며 덧붙여 설명했다.)

섬김을 받는 것보다 섬김을 위한 훈련을 한다. 금요일 모임에서는 직접 그들이 청소를 하고, 음식을 준비한다. 어리지만, 성숙한 신앙인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중국계 젊은이들 중에 집에서 핍박받으며 나오는 이들이 많다. 부모의 반대로 쫓겨나 교회서 잘 때도 있다. 단기선교를 갈 때도 집의 지원보다도 대부분 저축해서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교회에 오는 것을 좋아하고 교회를 사랑한다. 영어 예배의 경우 부모를 따라 나오는 이들보다는 관계를 맺어 친척이나 가족들을 전도하는 경우가 많다.

뉴욕은 다민족들이 살아가는 굉장한 선교지로 이곳이 땅 끝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어권도 중요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인만으로 사역하기 힘들어 진다. 교회들이 협력해 사역하면 아름다울 것이다. 교회들이 이렇게 사역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다민족들을 위해 그들만의 커뮤니티 예배를 만들 계획은 없는가?

이: 더 많은 이들로 확장돼 필요하다면 각자의 언어로 된 예배도 신설될 것이다. 아직은 영어가 편한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중국어가 편한 부모들이 올 때가 있는데, 이들은 중국인교회로 보내고 있다.

또한 영어보다 한국말이 더 편한 젊은이들을 위해 따로 성경공부를 진행하고 있다. 교회서 한국말과 영어를 하는 1.5세대들 리더들을 많이 배출해 이들이 양 커뮤니티에서 다리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교회들이 통합했다가 더 큰 아픔만 남긴 채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 앞서 통합에 있어 '신뢰'했기에 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는데, 함께 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최: 두 목회자 간의 신뢰다. 그리고 모든 것을 똑같이 해야 한다. 한인들이 잘 안 되는 부분이 협력사역인데, 두 목회자나 교회가 만났을 때 공존하기 보다는 우위를 차지하려는 생각이 커 문제가 생긴다. 자기를 죽이는 것이 쉽지 않지만, 자기를 낮추고 상대방을 배려해야 한다. 이 목사와 나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신학교부터 10여 년간같이 지냈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또한 인격이나 신앙적인 면이 서로 비슷하다. 하나님 중심의 교회라는 미션 마인드가 같다.

-다민족 사역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다민족 사역을 하며 문화적인 차이는 별로 느끼지 못한다. 그들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대하면 다른 민족임에도 문화와 인종을 넘어 내 형제와 같이 느껴진다. 선교사가 그 나라 사람들을 더 사랑한다고 하는데, 이 사역을 하며 주안에서 하나다는 마음이 든다. 다르다는 것은 장점으로 차별화가 될 수 있다. 다른 이들이 모였기에 다른 점을 사용해 다양한 사역이 되고 있다. 우리교회를 멀리서도 찾아온다는 것은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난 목회자이기보다 그들과 친구와 같은 관계다. 담이 없는 상담자가 되고 있다.

다민족 사역에 있어 첫 번째로 다민족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민족 우월성을 버리고, 그들이 한국말을 못 알아듣겠지라고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

두 번째로 선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교회가 선교지가 돼 적극적으로 선교해야 한다. 그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선교 마인드를 가지고 가야 한다. 초창기때 교회의 비전을 형성하며 한인교회로 가느냐 다민족 교회냐는 의문을 가진 이들이 있었다. 그때 우리는 '선교하는 교회'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곳에서도 선교하지 못하고 어디로 가겠는가? 선교는 멀리 있는 곳에서만 하는 것은 아니다.

세 번째로 다민족 사역을 교회의 하나의 부서로 생각하면 안 된다. EM도 부서로 생각해 컨트롤 하는 교회들이 많다. 그들을 교회다운 교회가 될 수 있도록 배려해줘야 한다. 부서가 되면 교회가 되지 못한다. 그들이 모아진 헌금으로 선교도 하고 싶은데, 부서로 취급받으면 교회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한 발버둥을 치게 된다. 많은 교회들에서 영어권의 젊은이들이 떠나가는데, 한인교회는 본인의 교회라는 의식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이 직접적으로 교회에 운영에 관여할 수도 없으며, 부모님의 교회이지 내 교회가 아닌 것이다. 그렇기에 내 교회를 찾아 미국교회로 가는 것이다.

네 번째로 협력관계가 돼야 한다. 주의 종들이 하나 돼 서로를 신뢰하고 존중해야 성도들도 동화돼 잘 갈 수 있다.

최:1세 목회자와 1.5세대 목회자의 선교 비전이 같아야 한다. 이 두 사람의 비전이 다르면 문제가 된다. 또한 이 목사가 지적한 것처럼 EM이나 다문화예배를 한 부서로 생각하면 독립적으로 세워지기 힘들어진다. 교인 중에 한어권을 더 확장시켜야지 왜 영어권에 더 신경을 쓰냐는 말을 하는 이들이 있다. 이는 선교에 대한 이해의 차이다.

또한 1세들은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열매를 당장 거둘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투자해야 한다. 다민족교회뿐 아니라 한인교회가 교회의 존재 가치를 피부 깊숙이 느끼고 희생해야 한다.

세 번째로 성령의 특별한 역사하심을 위해 많은 기도가 필요하다. 목회자들이 기도할 때 장벽들을 넘을 수 있을 것이다. 선교하는 교회는 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