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의 원리에 나타난 21세기의 희망

인류의 번영과 행복을 향한 21세기의 행보가 시작된 지 8년이 지나고 있지만 세계의 경제, 정치, 문화, 국가와 민족 간의 분쟁, 종교간의 갈등 등으로 파국으로 가고있는 세상의 현실은 그런 희망과는 다른 방향으로 치닫고 있는 듯 하다. 한국기독교연구소 김준우 교수에 의하면 세계인구 가운데 상위 20%가 세계 소득 총액의 86%를 움켜잡고 있는 반면에, 나머지 80%의 인구는 나머지 14%를 나눠먹기 위해 아귀다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세계 곡식 총생산량의 47%를 가축의 사료로 사용하여 고단백 육류로 배를 채우고 있는 반면에, 다섯 살 미만의 굶주리는 어린이만 해도 2억명이나 되며, 매일 4만여 명의 어린이들이 굶주림으로 죽어 가는 현실에 처한 것이 21세기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21세기를 인류의 생존과 평화와 번영과 행복을 위한 전환의 기회로 삼지 않으면 21세기에 인류문명의 파국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21세기의 현상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카오스(Chaos:혼란, 무질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하나님의 백성은 질문해야 한다. '결국 세상은 이렇게 카오스로 상태로 가다가 끝날 것인가? 이런 세상에서 우리의 신앙은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나님의 백성 된 성도와 그들의 공동체인 교회는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물어야 한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인간인 우리에게 있지 않다. 세상을 만드시고 이 세상을 보시면서 "참 좋았다"는 말씀을 7번이나 하셨던 하나님께 답이 있을 뿐이다. 결국 우리는 세상을 만드신 하나님의 창조의 원리를 살펴보면서 이 세상의 카오스를 바로 잡을 해답을 얻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창세기 1장과 2장의 반복적 창조기사에 대한 비판이 있지만 이것은 히브리인들의 문학적 기법을 이해하면 쉽게 해결된다. 즉 그들은 ㅤㄲㅑㅎХ适杵? 기법?(close-up technique)을 즐겨 사용하는데 1장에는 창조의 전반적인 서술 → 땅에 대한 서술 → 2장에는 하나님 나라 백성 인간에 대한 자세한 서술 → 3장에는 하나님 나라 영토의 상징인 에덴동산과 그 곳에서 일어난 일들로 점점 확대하여 집중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로 보면 창세기의 창조기사가 반복적으로 기록된 것처럼 보이는 모순을 해결하게 된다. 우리는 여기에서 창세기 1장에 나타난 창조의 원리를 보고자 한다.

성경에서 말하는 창조의 원리는 유에서 유의 창조를 말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전능성에 의한 무에서 유, 유에서 유의 창조를 증언한다. 그러므로 성경의 창조관은 다음과 같은 2중 구조를 지니고 있다. 첫째는 우주생성의 공간과 기초물질 창조(창1:1-2)인데 (無-有: 빠라창조) 질료창조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둘째는 기초물질을 통한 우주창조와 피조물 창조(창1:3이하)로 (有-有: 아사창조) 질서창조를 말하고 있다.

성경이 증거하는 창조 1단계(준비)인 질료창조의 존재기간은 잘 알지 못하지만 존재모습은 흑암과 혼돈과 공허의 상태였다. 이것을 부연하자면 흑암(호쉐크-모호한, 어두운), 혼돈(토후-공허, 헛된 것, 전혀 형태가 없거나 아무 것도 없는 황량한 상태), 공허(보후-공허한, 아무 것도 갖추어지지 않은 적막한 상태)였다. 한마디로 형태를 못 갖춘 혼돈과 무질서로 가득찬 카오스 상태였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러한 창조의 1단계인 질료상태의 무질서를 기뻐하시지 않고 곧바로 말씀(로고스)으로 창조의 2단계인 질서와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어서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는 평가를 내리셨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창조에서 목적하셨던 것은 카오스(혼란, 무질서)가 아니라 질서와 조화로운 세상이었다. 그리고 에덴에 주셨던 번영과 행복의 세상이었다. 우리는 여기에서 오늘날 세상의 카오스, 즉 세상의 모든 부조리의 문제와 혼돈과 무질서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으로만 하나님이 보시기에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렇게 우리는 비로써 21세기를 시작한 인류의 번영과 행복을 위한 진정한 열쇠를 창조의 원리에서 찾게 되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백성인 성도와 그들의 공동체인 교회는 이 일에 모든 우선순위를 두고 헌신해야 할 것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성도와 교회는 먼저 하나님의 말씀으로 은혜 받고, 받은 말씀의 은혜를 세상과 나누는데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하나님의 말씀만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이 세상의 인류에게 주어진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