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속주의 이슬람을 표방해온 터키에 친이슬람 정권이 들어서면서 ‘히잡’ 착용을 둘러싸고 정부와 국민 간의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히잡은 이슬람 여성이 머리에 쓰는 스카프로 터키는 그 동안 정치와 종교를 분리한다는 세속주의 원칙에 따라 히잡 착용을 금지해 왔다. 그러나 친 이슬람 성향의 현 터키 정부가 이것이 개인의 종교적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공공장소에서 히잡 착용을 허용하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반발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일 수도 앙카라에서는 히잡 착용 금지법을 개정하려는 친이슬람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며 법 개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터키 군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시위에 12만 6500여 명 시민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는 수도 앙카라에서 터키 초대 대통령 무스타파 케말 아타투르크 묘소로 행진하며 반대 시위를 벌였다. 아타투르크는 세속주의 이슬람의 상징적 인물이다. 이 시위를 조직한 터키공화국 여성협회의 세날 사루한 대표는 "정부가 종교를 부당하게 이용하고 있다" 고 비난했다.

또 이날 오전에는 터키 의회 앞에서는 1천여 명의 군중이 개정안 반대 시위를 하려다 경찰의 제지를 당했다.

친이슬람의 여당 정의개발당(AKP)과 극우 야당인 국민행동당(MHP)은 논의를 거쳐 개정안에 합의하고 공공장소에서 히잡 착용을 금지한 법안을 수정해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개정된 법안은 내주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