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전역에 흩어져 있는 한인교회 연합체가 미주 한인교회의 목소리를 대변할 대표 연합체를 구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연합체는 남가주, 뉴욕·뉴저지, 워싱턴DC, 북가주, 아틀란타 등 각 지역 교회협의회(교협)가 동등한 회원권과 발언권을 가진 연합체 형식으로 구성되고 각 교협 회장 및 임원이 참여하는 형식이며 중재 기능은 갖지만 상위 의결기구는 아니다.

과거부터 미주 한인교회가 미국 내에 한인교회 여론을 표명하거나 한국교회와 교류하기 위해서는 지역 차원의 교협을 아우르는 상위 연합체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다. 그러나 각 지역 특성과 지리적 거리감으로 인해 추진될 뿐 현실화 되지는 못했다.

현재는 1천2백개 교회가 가입된 남가주교회협의회, 3백개 교회가 가입된 워싱턴지역한인교회협의회가 주도적으로 이 일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버지니아 공대 참사 때 한인교회의 성금을 함께 전달한 이 단체는 미주 전역의 한인교회 여론을 반영할 수 있는 창구의 필요성에 동감했고 최대한 빠른 시일에 남가주에서 전국 한인교회 연합체 대표가 만나는 컨퍼런스를 개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일을 주도하고 있는 남가주교협 박종대 직전회장(현 고문)는 "한인 교회의 여론을 주도하고 사안별로 협의할 수 있는 연합체를 오는 3월 구성할 계획이며 한국 교회, 정부와 이 일을 논의하기 위해 2월에 방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교협 김양일 회장은 "이 연합체 지역 회장단은 무엇보다도 미주 동포사회 복음화에 초점을 맞춰 전략을 짜고 한국교회의 대표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협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특히 "뉴올리언즈 재난처럼 미국 사회 내에 한인의 손길이 필요한 일에도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연합체가 구성되기까지는 여러 난관이 예상된다. 먼저는 또 하나의 정치 단체가 구성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다. 각 지역마다 특성있게 운영되고 있는 교협을 하나의 목표 아래 묶는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은 데다 실질적 사업이 아닌 정치만을 위한 정치 단체로 전락해 버릴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북가주교회협의회 홍영수 직전회장은 "교협 전국 총회를 한다면 한국과 미국 기독교의 선교문제, 2세 교육 문제 등 생산적 문제를 논의해야 할 것이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교회가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전국 한인교회 대표가 모여서 이런 일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틀란타교회협의회 황영호 회장은 "무슨 이슈를 갖고 모이고 협력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모임이 되면 좋겠다. 모이자는 의도나 목표가 분명하지 않다면 미주 전역 교협의 호응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대뉴욕지구한인교회협의회 황동익 회장은 "연합사역에 대한 뚜렷한 사명이나 사역이 주어진다면 적극 참여하겠으나 명예나 감투를 위한 것이라면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재 각 지역별로 연합사역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정치적 모임에 대한 비판인 셈이다.

게다가 현재 10년 가까이 사역해 온 미주한인기독교총연합회와 마찰도 예상된다. 그간 미주한기총은 미주한인의 날 선포를 위해 2만명 서명운동을 하는 등 활동해 왔지만 미주 한인교계에서 영향력이 미약한 실정이다. 그러나 교협 회장으로 구성된 연합체가 발족할 시 이를 좋게 볼 리 만무하다. 현재 미주 한기총은 김원삼 회장 등이 한국을 방문 중이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기독일보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