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리디머 교회 강철홍 목사 '나 찾기 신학'을 연재합니다.


이제 세계는 다양성이라는 말에 친숙해져 있다. 티브이(TV)에서 여러 개성 있는 삶의 현장과 인생관을 보며 "아! 저런 삶도 있구나!" "맞아! 저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다. 과거 20세기의 현대주의(modernism)에서는 인간의 이성이 진리 판단의 최고의 기준이었다. 그러나 다양성이 사회전반에서 받아 들였던 시대는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하나의 절대 진리를 추구한다는 열정이 있었다.

다양성은 20세기 말에 일어나 이 시대를 장악하고 있는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의 주된 특성이다. 그러나 사실 이 시대가 가장 매력적으로 보는 개성과 다양성은 하나님에게서 나왔다. 솜씨 있으신 하나님께서는 식물들, 동물들과 온갖 피조물들을 각각 개성 있게 만드셨다. 멋있는 하나님께서는 개성과 다양성을 좋아하시는 것이 틀림이 없다! 소나무 하나를 봐도 똑같이 생긴 소나무는 하나도 없다!

현 시대의 포스트모더니즘은 사람에게서만 아니라 진리에서도 다양성을 찾는다. 진리는 많아야 한다. 오직 하나의 절대 진리는 이 시대에 매력적이지 않다. 개성 있는 "나"를 통해 보는 세계관을 추구하는 것이 이 시대의 특징이다. 요즘 나 찾기에 대한 관심, 개성 있는 나 만들기, 나의 개발은 당연한 현상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왔는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 나는 왜 사는가? 나는 무슨 재능이 있는가?

그러면 "나 찾기"는 어디서 시작해야 하나?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의 진화론도 "나 찾기"에 한 몫을 했다. 진화론을 따르는 사람들은 "나"의 뿌리를 동물들에게서 찾게 된다. 이 이론에 길들어 지면 내 행동에 동물적 근성이 있는 것 같아 보인다. 마음속에 갑자기 "나와 동물의 차이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의심이 확 밀려 들어온다. 이렇게 발견된 내 동물적인 인간성이 나에게 '회의'라는 새로운 친구를 소개해 준다. "아니, 나보다 동물들이 세상에서 더 조화를 이루며 잘 적응하고 사는 것이 아닌가?" 이와 같은 의심이 고귀한 인간성이라는 아주 오래된 친구를 내몰아 버리게 된다. 이렇게 진화론의 이론은 나의 행동을 동물들의 그것으로 전락시켜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이 진화론의 영향으로 내 행동과 동물들의 행동이 비교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누가복음 19장에 삭개오 같이 나를 찾는 일에 고심한 많은 개성파 사람들을 성경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물론 각각 사는 환경과 찾는 방법도 다르다. 우리는 삭개오가 어떤 사상에 영향을 받고 살았는지 알 수 없으나, 그는 여러 가지 갈등을 이겨낸 사람임을 알 수 있다. 먼저 삭개오는 키가 작은 사람이었다. 그는 "나는 왜 키가 작지?"로 "나"를 찾는 고민을 시작했을 가능성이 많다. 또 이웃 사이에서 인기도 없고, 세금 징수로 부를 모은 사람이기에 싫어하는 사람도 꽤 있었을 것이다.

그 동안 참 "나"를 찾는 일에 실패했던 삭개오는 놀랍게도 "나"를 참 인간으로 회복시켜 주실 예수님을 만날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나 용기가 필요했다. 예수님께 나가려면 "키가 작다!"는 변명과 세리장이라는 계급장을 다 떼어 버려야만 했다. 삭개오는 용기를 내어 "나"라는 개성의 옷을 확 벗어 버리고 일어나서 뽕나무로 올라갔다. 결국 삭개오는 예수님을 만나 참 "나"를 찾는 일에 성공한다. 예수님의 품이라는 고향에 돌아온 것이다. 자기를 만드신 예수님의 품에 안긴 것이다. 창조주의 품에 안기니 참 내가 보였고 개성은 더 살아났다. 삭개오의 용기 있는 행동은 영원한 보상을 받았다.

삭개오 이야기는 세상이나 진화론과 같은 곳에서 나를 찾으려는 이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참 "나"를 찾으려는 사람은, "키 작은 내 이론들"을 뒤로 하고 "내 뽕나무"를 올라가는 용기를 내야 한다! 내 생각과 이론의 벽들을 깨어 버리고 내 뽕나무에 올라가면, 참 "나"를 찾아 주실 창조주이시요 구원주이신 예수님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 품에 안기면 내 안에 "참 인간"이 회복되기 때문이다.

삭개오 이야기에서 "나 찾기"는 나의 이론과 생각을 넘어서 하나님께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 이유는 하나님이 나를 만드셨고 하나님의 형상으로부터 내가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자기에게 나오는 우리 모습을 한가지로 만들지 않으셨다. 개성과 다양성을 소중히 여기시는 하나님께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을 각기 개성과 다양성을 갖춘 독특하고 특별한 존재로 만드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수님 품에 안기면 우리의 다양한 개성도 더 살아나게 된다.

강철홍 목사는....

강철홍 목사는 미국 펜실바니아 주에 소재한 리디머교회를 개척하여 현재 이 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한 강 목사는 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 M.Div (신학석사) 및 Th.M. (Systematic Theology 조직신학)
미국 Lutheran Theological Seminary: S.T.M. (Systematic Theology, 조직신학), 남아공 스텔렌보쉬대학 박사(조직신학) 과정을 밟았다.

저서로 'Justification- The Imputation of Christ's Righteousness from Reformation Theology to the American Great Awakening and the Korean Revivals'가 있다.

강 목사는 또한 지난 2007년 가을학기부터 메릴랜드에 있는 Chesapeake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 (췌사픽 신학대학원)에서 조직신학 교수로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