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부정 시비로 촉발된 케냐 유혈사태가 일주일째 계속되는 가운데, 야당이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를 것을 요구하는 등 여야 대립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라일라 오딩가 후보가 이끄는 야당 오렌지민주운동(ODM) 아냥 은용고 사무총장은 4일 “케냐는 새로운 대통령 선거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살림 로네 대변인은 이날 “도둑 맞은 선거가 불러온 위기에 대한 확실한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므와이 키바키 대통령 쪽과 협상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정부는 야당 재선거 실시 요구가 협박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를 거부했다. 알프레드 무투아 정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는 절대로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은 협박 수단으로 폭력을 사용하는 일을 멈춰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3일 키바키 대통령은 텔레비전 연설에서 “대선으로 인한 폭동사태가 가라앉고 생산적인 일을 할 만큼 정치적 열기가 가라앉는다면, 관련 정당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 역시 “계속 법을 위반하는 사람에게는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여전히 유혈사태 책임을 야당에게 돌렸다. 이날 아모스 와코 케냐 법무장관도 “대선 결과가 조작됐다는 주장이 있기 때문에 이를 확인할 독립기구가 필요하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야당은 이 제안이 정부쪽 시간벌기일 따름이라고 깎아내렸다. 야당은 4일 수도 나이로비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일부 빈민가에서 소규모 시위가 있었을 뿐, 대규모 집회는 열리지 않았다. 케냐 동부 해안도시 몸바사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 경찰이 1500명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해산시켰지만,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한편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데즈먼드 투투 주교는 3일 케냐를 방문해 오딩가 후보를 비롯한 야당 지도자를 만났다. 미국 국무부도 젠데이 프레이저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를 급파하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출처 prayer 24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