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례교 목사인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지난 3일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하며 급부상하자 미 과학계 일부에서 창조론자 대통령이 선출되는 데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강력한 보수주의자인 허커비 전 주지사는 작년 5월 열린 한 토론회에서 창조론을 믿는다고 답했으며, 학교에서 창조론 교육을 지지한다고 답한 바 있다.

미국 과학 언론에 따르면 아이오와 코커스 다음날인 4일, 국립과학아카데미(NAS)가 펴낸 진화론 옹호 서적 ‘과학, 진화, 창조(Science, Evolution and Creationism)’의 출판 행사에 참석한 과학자는 창조론자 대통령이 선출돼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시간대학교 길버트 오멘(Omenn) 교수는 “진화론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흡연이 몸에 해롭다거나 에너지 정책이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과 같다”며 “진화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대통령이라면 다른 문제에서도 같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나라를 멸망으로 이끌어 갈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오멘 교수는 이어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의 선두를 빼앗기 위해 많은 나라들이 도전해 오고 있는 지금 비이성적으로 행동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과학, 진화, 창조(Science, Evolution and Creationism)’는 진화론 교육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내용의 책이다. 미국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재선 이후 일부 주 공립학교에서 창조론(지적설계론)과 진화론을 함께 가르치는 것이 허용됐다.

캘리포니아대학교 프랜시스코 아얄라(Ayala) 교수는 “천문학 대신 점성술을 가르치지 않고 약학 대신 마법을 가르치지 않는 것처럼 진화론 대신 창조론을 가르쳐서는 안된다”며 창조론을 비과학적인 것으로 단정 짓고, 창조론자 대통령이 당선될 시 학교에서 창조론 교육이 이어지는 것을 우려했다.

한편 지난해 실시된 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3분의 2는 창조론을 믿는다고 답했으며, 창조론과 진화론 둘 다 믿는다고 답한 미국인도 전체의 4분의 1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