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청년이 물었다. ‘기독교 영성은 분명히 성경을 근거로 하는 것으로 아는데, 성경에 영성이라는 말이 있나요? 성경적 근거가 무엇인가요?’ 여러분 같으면 무엇이라고 대답하겠는가? 어떻게 보면 무지한 질문인 것 같으면서도 당연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질문을 받고 정말 성경에 ‘영성’이라는 단어가 있는지 궁금해 졌다. ‘영성’이라는 단어를 2곳에서 발견을 했지만(대상16:19, 시105:12), 여기서 사용된 ‘영성’이라는 단어는 ‘매우 적다, 매우 작다’는 뜻으로서,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뜻은 아니었다.

우리는 과연 ‘영성’이라는 말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가? 성경 구약과 신약 원어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라틴어에서>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영성’이라는 말은 라틴어 ‘스피리투알리타스’(spiritualitas) 번역이다. 이 단어는 영어, 불어, 독일어, 등 현대 서구어에서 거의 비슷한 형태로 내려오면서 사용되고 있다. 이 단어 어원은 ‘스피리투스'(spiritus) 이다. 그 뜻은 ‘숨, 호흡, 입김’이나 ‘대기 중에 있는 공기, 연한 바람’, 등을 뜻한다. 이 단어는 동시에 ‘신(神)의 입김’이란 뜻인 ‘영감'(inspiration) 뜻으로 사용된다. 때문에 이 단어에서 파생된 형용사인 ‘스피리투알리스’(spiritualis)는 ‘영으로 채워진’, ‘영적인’ 등의 뜻이 있고, 이 단어 명사형이 우리가 말하는 ‘스피리투알리타스’, 즉 ‘영성’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라틴어 성경에는 ‘스피리투알리스’(spiritualis), 즉 ‘영성’이라는 단어가 없다. 그러나 이 단어 뿌리인 ‘스피리투스’와 형용사 형인 ‘스피리투알리스’는 많이 사용되고 있다. 때문에 신구약에서 이 두 단어에 해당하는 단어를 살펴보면, ‘영성’에 대한 성경적 배경을 알 수 있다.

<구약성경에서>
구약에서 ‘영성’에 해당하는 단어는 ‘루아흐’와 ‘네페쉬’이다. 이 단어는 ‘영’이나 혼, 또는 ‘영혼’으로 번역 되었는데, 라틴어 ‘스피리투스’로 번역돼 있는 단어이다. 단어 상으로 ‘루아흐’ 뜻은 ‘호흡, 생명, 바람, 정신, 공기, 영혼’ 등 뜻을 가지고 있고, ‘네페쉬’는 ‘욕심, 생명체, 인간’을 의미한다. 이 두 단어는 영적인 것이나, 정신적인 것을 나타낼 때 혼합적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네페쉬’는 ‘육신’을 말하는 히브리 단어 ‘바사르’ 반대 개념이다. 때문에 ‘네페쉬’는 정신, 영혼, 마음, 등 뜻으로서, 개인적이고 구체적인 것에 생명을 주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루아흐’는 인간에게 생명을 부여하는 ‘하나님의 숨’이다. 곧 만물을 살리는 힘, 또는 하나님 영으로 이해돼야 한다.

이렇게 이해할 때, 원래 우리가 사용하는 ‘영성’이라는 단어 원형인 ‘스피리투알리스’(spiritualis) 또는 ‘스피리투스’가 ‘호흡’, 또는 ‘신의 입김’을 뜻한다는 것과 의미가 같은 것임을 알 수 있다. 때문에 구약에서 ‘영성’이라는 단어는 ‘네페쉬’보다는 ‘루아흐’와 같은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신약성경에서>
구약이 그리스어로 번역될 때 ‘루아흐’는 에 해당하는 단어는 ‘프뉘마’이다. 그런데 이 ‘프뉘마’ 역시 ‘바람, 호흡, 생명, 영혼, 영’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사도바울에게서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고전2:14, 롬8:5, 갈5:16, 등등). 이 때 ‘영적’, ‘성령’등 단어가 나타나는데, 여기에 바로 ‘프뉘마’가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라틴어와 구약과 신약에 나타난 ‘영성’에 해당하는 단어를 보면서 나름대로 결론을 내려 본다. 1)우리가 사용하는 ‘영성’이라는 단어는 성경에 나오는 ‘루아흐’와 ‘프뉘마’라는 것으로서, 분명히 성경적이다. 2)‘영성’이라는 의미의 ‘루아흐’와 ‘프뉘마’는 ‘공기, 숨, 생명’이라는 뜻 외에, 어떤 무엇인가를 살게 하며 그것에 영향을 끼치는 실체적 존재를 의미한다.

때문에 우리가 사용하는 ‘영성’이라는 단어는 우리 노력이나, 나 자신에 의해 길러지고 이뤄지며 터득되는 것이 아니라, 외적인 어떤 근원에 의해 이뤄지는 것임을 알게 된다. ‘영성’은 그 단어 의미 상, 인간이나 어떤 생명체를 살게 하는 근원인 것이다.

<기독교 영성 정의>
이러한 배경을 가지고 ‘기독교 영성’ 정의를 조심스럽게 내려본다(물론 개인 입장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기독교 영성이란 ‘우리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을 체험하고, 그 하나님과 교제하며 사는 삶’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성령의 함께 하심으로, 예수 그리스도(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교훈과 가르침과 삶을 따라가는 것이 기독교 영성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기독교 영성은 성령을 떠나서 생각할 수 없고, 예수 그리스도를 떠나서는 결코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분명 우리 노력이나 힘이나 능력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다음에는 구체적인 기독교 영성에 대해 알아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