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오래 전 감당하기 힘들었던 실망감이 내게 유익으로 찾아온 일을 경험하는 복된 한 주 였습니다. 이민 사회에 있어 가장 민감한 문제는 신분문제 일 것입니다. 여기 목회자라고 예외 일 수 없습니다. 아니 요즘은 과거 일부의 목회자들이 뿌려놓은 잘못된 행태 때문에 정말 사역하며 신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주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어려운 시기 입니다.

그래서 인지 종교비자를 받는 일도 어려워 졌고, 종교 영주권을 받는 일이란 정말 하늘에 별 따기처럼 어려워 졌습니다. 저도 물론 수 년 차 이 신분문제의 해결을 놓고 기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던 중에 지난 주 ‘이민국 에이젼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그리고 여러 질문 중에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왜 오래 전에 일하던 교회에서 파티션이 나왔는데 그것으로 진행하지 않고 새로 시작했느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질문에는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아픔이 묻어 나옵니다. 누구인들 속히 ‘영주권’을 손에 쥐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피치 못 할 속사정으로 교회를 사임하고 나와야 하는 상황은 내게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었고, 그때는 모든 것이 원망스럽기만 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가 너무 한심하고 실망스럽기까지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교회를 사임했으면 당연히 그리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대답을 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이민국 직원 하는 소리가 ‘자신이 그 동안 이 일을 하면서 이런 사람은 처음 본다’는 것이 없습니다. 자기도 교회를 다니지만 교회건 아니건 영주권을 받기 위해 없는 직장도 만들고, 다니다 그만둔 직장도 계속 다니고 있다고 속이면서 영주권 수속을 진행하는데, 이런 일이 너무 많아, 자기가 그걸 찾아 내는 일을 하는데 이런 모습을 보니 너무 귀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이런 사람은 더 이상 어떤 조사도 필요치 않다고 반응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난 지금 나의 자랑을 늘어 놓으려는 것이 아닙니다. 이 신분 문제로 인한 일은 목사인 내게도 아주 심각한 일이었고, 잠을 설칠 일 이었습니다. 그것을 포기 했을 때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때의 실망감이 지금 내게 영광으로 우리 주님이 바꾸어 주셨습니다.
아니, 오히려 예나 지금이나 신분 문제로 불안해 하는 나에게 칭찬과 격려로 다가오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다 보면 크고 작든, 그것이 환경에서 오는 것이든, 내 주변의 가장 아끼던 사람에게 오는 것이든 실망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아니 그것이 너무 커서 ‘대인기피증’까지 올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럴 때 오히려 그 실망을 안겨주는 환경이나 사람을 바라보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얻을 것이 그것이 다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때 실망감이 내 인생에 온전한 계획을 가지고 계신 하나님의 일에 유익이 되고, 때로는 영광으로 돌려주시는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 여러분에게도 열심히 신앙생활하고 내 생각에는 빈틈없이 삶을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실망감이 찾아오고 그걸 넘어 절망의 늪 앞에 선 경험이 있으십니까?
그 일로 인해 하나님을 찬양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실망감이 곧 ‘친히 모든 사람을 아시고, 그 사람 속에 있는 것을 아시는 주님(요2:24,25), 누구의 도움이나 정보를 얻지 아니하셔도 내 인생을 온전히 다듬으시고 내가 기대하는 나의 모습보다, 더 멋진 모습으로 나를 만들 계획을 가지신 그 주님의 손짓이며, 약속을 이루어 가시는 기회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시면서 말입니다.

글/손기성 목사 은혜장로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