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제니스 로서 앨런의 기고글인 '세계에서 기독교인이 살기 가장 어려운 곳에서도 희망은 있다'(In one of world's most difficult places to be Christian, there's hope)를 8일 게재했다.
제니스 로서 앨런은 2008년부터 International Cooperating MinistriesI(ICM)의 CEO 겸 집행위원장으로, 1986년부터 활동하고 있다. 2020년에는 CEO로서의 역할 외에도 ICM의 사장으로서 추가적인 책임을 맡게 되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인구가 거의 9천만 명에 달하는 이 나라에서, 98% 이상이 무슬림이며 기독교인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기독교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979년 혁명 이후, 이란의 연이은 정부들은 이슬람에 대한 급진적인 해석을 강요해 왔다. 공식 국교인 열두 이맘파 자아파리 시아 이슬람을 완벽히 따르지 않으면, 서구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 엄격한 해석은 다른 종교를 불법화하고, 그 신자들이 사형에 처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슬람 율법의 사소한 일탈이나 다른 해석조차도 가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에게 살해당한 지나 '마흐사' 아미니의 비극적 죽음은 전국적인 시위를 촉발했다. 그 결과, 약 2만 명이 체포됐고 일부는 사형을 선고받았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기독교 국가 중 하나인 이곳에서 정권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은 감히 상상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신앙을 공개적으로 실천하기 가장 어려운 이곳에서도 희망의 빛이 보이고 있다.
현재 이란에는 100만 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숨어 살고 있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독교 인구다.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이 수치는 이란 국민 사이에서 복음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자들이 단순하지만 강력하게 모여 예배하고, 기도하며, 성찬에 참여하는 15명 이하의 가정교회가 증가하고 있다. 성찬은 초대 제자들이 떡과 포도주를 나누며 시작된 기독교 예배의 핵심이다.
믿음의 대가 배우기
매일같이 뉴스에서 이란 소식을 접하지만, 그리스도인 이란인들의 실제 삶은 대체로 오해되거나, 그들이 복음을 위해 치르는 극도의 희생을 외면하기 일쑤다. 그들의 끈질긴 신앙은 예수께서 성경에서 말씀하신,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믿음을 반영한다. 신앙이 발각될 경우, 사랑하는 이들이 처벌을 받을까 두렵고, 본인이나 가족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 속에 산다. 차와 전화는 도청되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일자리를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감옥은 정권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 기독교인과 다른 소수 종교인들로 가득하다. 예수님의 제자로 살기 위해서는 매 순간이 두려움과 조심스러움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하나의 몸, 하나의 세계 교회다. 하나님께서 세상의 가장 어두운 곳에서 역사하실 때, 우리는 그곳의 형제자매들이 가르쳐주는 것을 귀 기울여야 한다. 그들의 놀라운 용기는 우리에게 생명을 내어놓는 믿음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서구에서 누리는 자유는 감사할 일이지만, 동시에 우리를 나태하게 만들기도 한다. 주일 아침, 우리는 최고의 설교와 가장 화려한 찬양, 그리고 나와 비슷한 사람들로 채워진 편안한 공동체를 찾는다. 그러나 이란의 기독교인들은 오늘 하루 더 사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 그들의 믿음은 더 견고해지고 있다. 극심한 압박 속의 돌이 다이아몬드로 변하듯, 고난 속의 믿음은 더 깊고 단단해진다.
아잠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녀는 이란의 작은 마을 출신으로,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하자마자 사회에서 버림받았다. 명예를 중시하는 이란 문화, 즉 수치 기반 사회에서 그녀는 철저히 외면당했다. 가족도 등을 돌렸고, 아버지는 아기를 이맘 레자 사원에 버리라고까지 요구했다. 그러나 아잠은 절망하지 않고 희망을 찾기 시작했다. 그녀는 2천 년 전, 문화로부터 외면받았던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를 떠올렸다. 그러던 중 한 기독교 여성을 만나 예수님을 알게 되었다. 수치를 대신 지고 생명을 주시는 그분을 말이다.
이란의 신자들은 기독교가 건물이나 시스템이 아닌, 역경 속에서 피어나는 믿음임을 보여준다. 그들은 교회 건물에 다닐 수 없지만, 바로 그들이 교회다. 그들이 두려움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그만큼 가치 있는 분이시기에 모든 것을 걸고 복음을 따른다.
서구 기독교인들에게 중요한 질문은 그들의 고통을 따라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그들의 분명한 목적의식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가이다. 그들의 본은 우리로 하여금 모든 군더더기를 벗어버리고 믿음의 본질로 돌아가게 한다. 보여주기식 예배가 아닌 순수한 예배, 프로그램이 아닌 제자훈련, 조건 없는 사랑. 우리가 가진 자유 속에서도 그들처럼 집중력과 긴박감을 가지고 산다면 어떨까?
지하 교회와 연결되기
아잠과 같은 전 세계의 신자들을 돕기 위해 우리는 움직여야 한다. ICM은 전 세계 모든 사람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교회를 세우는 사역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란도 예외가 아니다. 숨어 있는 지하 교회는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다. 현지 파트너들은 마이크로 SD 카드에 페르시아어 성경을 담아 배포하는 '페르시아 비밀 교회 프로그램'을 통해 안전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그들을 섬기고 있다.
우리의 참여가 생명을 위협받는 수준은 아닐지라도, 우리는 기도하고, 배우고, 그들의 이야기를 널리 전함으로써 그들과 동참할 수 있다.
이란의 핍박받는 교회는 단순히 살아남는 것을 넘어서, 세계 교회를 이끌고 있다. 성령께서 그들을 통해 말씀하시는 것을 들을 수 있는 귀와, 그 말씀에 순종할 용기를 갖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