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미션대학교 윤임상 교수
(Photo : 기독일보) 월드미션대학교 윤임상 교수

어느 교회에 슈타인웨이 그랜드 피아노(Steinway Grand Piano)를 드려놓게 되었습니다. 설치하는 과정에서 당시 예배 담당 장로님이 본당 오른쪽 코너에 설치를 하려 하자 이를 본 담임 목사님이 왼쪽 코너에 설치하기를 원했습니다.

오른쪽으로 설치하려는 그 장로님의 주장은 우리 교회가 그동안 피아노를 항상 오른쪽에 설치해 놓았던 전통이 있었기에 그 전례를 따르려 함이라고 주장했고, 왼쪽으로 설치하려고 한 담임 목사님은 교회의 예배를 보며 예배의 역동성을 고려하고 음악의 효율성을 생각할 때 왼쪽의 위치가 더 맞을 것으로 생각해서 펼치는 주장이었습니다. 이것이 쟁점이 되어 서로의 입장을 양보하지 못하고 급기야는 당회의 회의 안건으로까지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교회의 역사적 사건들 속에 나타난 예배의 전통들, 그리고 성경의 내용을 빗대어까지 확대해 논쟁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위 예화는 어느 교회에서 이와 유사한 일을 듣고 필자가 직접 구성한 내용입니다. 사실 피아노가 오른쪽에 있든 왼쪽에 있든 그 자체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교회에 예배드림에 있어 가장 바람직한, 그리고 하나님께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 수 있는 기준에서 얼마든지 수정 보완할 수 있는 것입니다.

교회는 교회력(Church Year)이 있습니다. 성경에 직접 언급된 교회력도 있지만, 직접 언급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그중 사순절, 성령강림절, 삼위일체 주일, 대림절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이러한 절기를 지키라는 규정은 없지만(Adiaphora) 그 절기들은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이것을 통해 성도들의 성화 되는 삶을 확인하게 합니다. 한 일 년을 지내며 사십 일 동안은 특히 복음의 결정체 되신 그리스도의 수난을 40일 동안 특별히 기억하고 묵상하며 절제된 삶을 살게 하는 사순절(Lent), 주님이 승천하시며 약속하신 선물, 즉 성령 하나님을 우리에게 보내주신 성령강림 주일(Pentecost Sunday), 메시아 되신 그리스도의 오심을 고대하며 성탄절 전 4주 동안 지키는 대림절(Advent), 그리고 삼위일체 주일(Trinity Sunday)이 있습니다. 삼위일체 주일의 전통은 서방교회에는 성럼강림 일주일 후 그리고 동방 교회는 성령강림 주일로 지키며 10세기경 비숍 스테판 리에지 (Bishop Stephen of Liège (850-920)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이때는 성 삼위 하나님을 기억 하며 예배하고 찬양을 드리게 됩니다. 올해 삼위일체 주일은 6월 두 번째 주일이었습니다.

성경에 나타난 삼위일체에 대한 말씀 중 사도바울이 고린도 교회에 보낸 편지의 마지막 부분에 모든 말씀을 종결하며 삼위 하나님의 이름으로 축복하는 장면이 나타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교통하심이 너희 무리와 함께 있을지어다. 고후 13:13” 사도바울이 고린도 교회의 분쟁을 좌시하지 않고 복음의 절대성을 그리고 성도의 바른 삶을 표현하기 위해 고린도전후서를 기록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편지의 가장 마지막 권면으로 삼위일체의 명확성을 표현하고 삼위의 이름으로 축복하며 편지를 마무리하는 모습을 봅니다. 존 칼빈(John Calvin)은 이 구절에서 “하나님이 삼위일체로 존재하심을 나타내며, 구원의 모든 과정에 각 위격이 함께 일하심을 보여준다. ” 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의 찬송 가운데 “성도여 다 함께( Come Christian join to sing)” 가 있습니다. 이 찬송가는 크리스천 헨리 베이트먼( C. H. Bateman, 1819-1883)이 작사했습니다. 그는 원래 스코틀랜드에서 모라비안 목사로 안수를 받았습니다. 그러다가 30세에 회중교회로 교단을 옮겼고, 마침내 56세에 영국 국교회에서 안수를 받았습니다. 그가 이 찬송가를 쓴 것은 1843년 회중교회 신자일 때였습니다.

이 찬송을 윤창호 작곡가가 편곡해서 찬송 안템을 만들었습니다. 전체적으로 3절을 활용하여 변주해 가며 조성을 3번 상승시키며(G, Ab, A) 분위기를 고조시킵니다. 리듬은 오스티나토 기법을 활용하여 단순함 가운데 가사를 강조하려 하였습니다. 마지막 코다는 1절을 다시 반복하여 강조하며 종결합니다. 가사는 주 하나님을 삼위로 변화시켜 삼위일체 찬양으로 필자가 재구성하여 가사를 만들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 교회 혼돈의 핵심인 복음의 변질, 그리고 삼위에 대한 절대성이 희박해지는 그 고린도 지방 크리스천들에게 바른 복음, 그리고 삼위 하나님의 진리를 세우기 위해 그 편지를 써서 그들을 계몽하려 하였습니다. 초기 기독교 교회 핍박이 종식된 이후 일차 니케아 종교회의에서 대두되었던 가장 핵심 이슈는 교회의 오랫동안 교회의 핍박 가운데 변질되어 버린 삼위일체론에 대한 정당성을 바르게 세우는 일이었습니다 (아리우스, 아타나시우스 논쟁). 그렇기에 초기 기독교 5세기까지는 예배자들이 삼위일체에 대한 찬양을 그들의 예배에서 중요한 핵심으로 예배에서 찬양을 통해 지속적으로 고백했던 역사를 기억합니다.

오늘날 교회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소위 이단 (heresy) 이라고 하는 단체들은 이 삼위일체론을 모호하게 받아들이고 해석하거나 부정하는 데서부터 시작 됩니다. 이러한 일들을 주지할 때, 예배에 있어서 삼위일체 되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예배의 주 내용이 되고 찬양하는 것은 중요한 것입니다. 이에 삼위일체 주일은 특별히 이 일을 기억하고 확인하며 찬양을 드리면서 삼위 하나님을 높여 드리는 주일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분명 삼위되신 하나님을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