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중 필자가 사역하는 월드미션 대학교(World Mission University)에서 올해 졸업생들을 위한 벵큇과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학생처장으로서 벵큇을 준비하고 진행을 하며 졸업생들에게 권면하고 싶은 것을 생각하던 중 ”뿌리를 기억하자“ 라는 것을 마음에 담고 학교의 뿌리와 정신을 졸업생들에게 나누게 되었습니다.
학교의 뿌리는 지난 2016년 소천 되신 임동선 초대 총장께서 예수님의 삼대 사역 (가르치심, 복음을 전파하심, 섬기심, 마9:35절)을 본받아 선교, 교육 봉사를 실천 목표로 삼았고, 이에 교육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지난 1989년에 학교를 설립하게 된 것입니다. 학교의 정신은 학생들로 하여금 철저히 그리스도의 제자화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배우고 실천하게 하여 그리스도의 지상 명령을 준행하는 목회자, 각 전공 분야의 평신도 지도자들을 양성하기 위해 학교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이 정신과 뿌리로 시작한 월드미션대학교는 오늘날 미국 내 한인 신학대학 중 앞서가는 학교로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비록 미국 내 주요 신학대학들과 비교할 때는 좀 규모가 작지만7개의 전공 분야에서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들을 양성하는 작지만 강한 학교로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지난주가 교회력으로 성령감림주일 이었습니다. 이때는 기독교의 삼대 절기 중 중요한 하나의 절기입니다. 그리스도의 탄생으로 복음이 시작된 크리스마스 절기, 복음의 완성을 이루게 된 그리스도의 부활을 축하하는 부활절 절기, 그리고 그 복음이 세상으로 전파가 시작되는 오순절 성령강림절 절기입니다. 이때가 비로소 공 교회가 시작이 된, 즉 교회의 뿌리가 바로 이 시점이란 말입니다.
오순절은 구약의 유월절과 무교절 후에 오는 초실절로부터 50일째 되는 날인 칠칠 절(출34:22, 신16:10)이 변역되어 오순절로 정착되었습니다. 이때는 원래 유대인들이 출애굽 후 이스라엘 백성들이 약속의 땅 가나안에 정착하여 처음 수확한 농산물을 가지고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감사절이었습니다. 이 구약의 절기와 성령강림을 합하여 기독교에서 오순절 성령강림 절기가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 직전 사도들과 무리 앞에서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하나님의 선물을 기다리라고 말씀하십니다. (행 1;4) 이에 예수님의 명령을 따라 마가의 다락방에서 그들이 그 약속을 실천하고 모습을 확연히 보게 됩니다. 결국 예수님의 약속대로 하나님의 선물인 성령이 그들에게 임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행2:1-4). 성령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음을 약속의 성령으로 인칭 받게 해주고(엡1:13), 우리로 하여금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하나님의 자녀답게 정결하게 살라고 양심을 정화하며 훈계하고 돌보십니다. (벧전1;7)
한국 교회음악가인 김기영작곡가가 “성령님 내게 임하옵소서”라는 제목으로 성령 강림 안템을 만들었습니다. 이 곡은 사도행전 2장에 나타난 마가의 다락방의 그 극적인 현장을 음악으로 생생하게 담아놓은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게 합니다.
전체 두 개의 절과 후렴구를 가지고 전개한 작품으로 첫 번째 절에서 차분하지만, 강한 의지로 주님의 약속을 기다리는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처음 시작에서 여성의 유니슨으로 그리고 남성이 분위를 비추기 위해 ”우“ 로 기본 코드를 전개하며 조화를 이루어 그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주님의 약속을 기다리는 부분에서 여성과 남성이 함께 펼치다 후렴을 맞이합니다. 호모포닉한 화성을 가지고 성령이 임하시옵기를 잔잔히 호소합니다. 이어 2절에서는 예상과 다르게 조성을 3도 낮추어(Ab-F) 분위기를 어둡게, 하지만 강렬한 분위기로 남녀의 유니슨으로 갈급한 심령을 아뢰는 선율이 흐릅니다. 그리고 반음을 올려(F-Gb) 후렴을 전개합니다. 이어 두번의 조성을 더 상승 (A, Bb) 시켜가며 후렴을 반복하면서 마가의 다락방에 나타난 뜨거운 성령의 임재를 표현 하며 종결을하게 됩니다.
C.S. 루이스(Clive Staples Lewis,1898-1963)는 그가 쓴 책 “순전한 기독교”를 종결하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자신을 포기하십시오. 그러면 진정한 자아를 발견할 것입니다. 자기 생명을 버리십시오. 그러면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죽음을 받아들이십시오. 매일의 야망과, 이루고 싶은 바람들의 죽음을, 그리고 언젠가 찾아 올 몸의 죽음을 받아들이십시오. 온몸과 온 마음으로 받아들이십시오. 그러면 영원한 생명을 발견할 것입니다.”
당시 마가의 다락방에 있던 12명의 사도와 무리의 정신을 C.S. 루이스가 바로 표현한 것 같습니다. 당시 그들은 단순히 주님의 약속만 의지한 채 내가 아니라 주님이십니다 라는 정신을 갖고 그 약속만 믿고 기다렸던 그리스도의 펜이 아닌 진정한 제자들이었습니다. 결국 그들로부터 시작된 초대교회의 공교회가 오늘날까지 복음의 확산을 이루게 한 교회가 된 것입니다. 오순절 성령강림 절기를 보내며 뿌리를 기억하고 진리의 단순함. 그가운데 참 자유로움을 얻는 보화를 깨닫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