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한국 교회교육, 세대 분절돼
자기 부서와 세대만 열심히 교육
오히려 다음 세대 교회 떠나게 돼
모든 세대 한 몸으로 유기적 연결
함께 성장해야 다음 세대도 성장
영적 양분 공급받고 건강한 원리
한국복음주의협의회 5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가정의 달을 맞아 '세대와 성별이 조화를 이루는 가정'이라는 주제로 9일 오전 서울 광진구 한국중앙교회(담임 임석순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사회위원장 곽혜원 교수(21세기교회와신학포럼 대표) 사회로 배준완 목사(서문교회)가 '세대가 어우러지는 교회'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배준완 목사는 "유학 후 현장에서 마주한 청년들은 이전과 전혀 다른 '종족'이었다. 성경을 너무 모르고, 삶의 기준이나 윤리적 뼈대 자체가 없는 낯선 세대였다"며 "열심히 세워놓으면 무너지고, 또 세우면 무너지는 모래성을 쌓는 기분이었다.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 사역을 성찰하면서 떠오른 답은 '연결'이었다"고 운을 뗐다.
배준완 목사는 "많은 청년들이 부모 세대와의 관계가 '단절'되고 공동체에서 '고립'돼 있었다. 교회 안에서 청년 사역은 '외딴 섬'처럼 그들만의 리그가 됐다"며 "그래서 이런 단절과 고립을 다시 '연결'하는 일부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배 목사는 "청년들을 위한 학부모기도회를 만들고, 교회 안 어른들에게 청년들을 직접 섬기도록 요청하고, 어른 세대와 함께할 수 있는 봉사, 선교, 예배 등을 만들자 청년들의 눈빛이 되살아났고, 교회 안에 활력이 넘치기 시작했다"며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일은 교회 전체에 열정을 불어넣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핵심"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 교회교육은 주일학교 중심의 '분절된 교육'이었다. 영·유아부부터 청년부까지 모든 부서가 오직 '자기 부서'만 보고, '자기 세대'만 열심히 교육하면 되는 것처럼 생각했다"며 "하지만 10년 이상 교회가 다음 세대를 강조하고 그들에게 투자했지만, 우리가 공들인 그 세대는 교회에서 멀어지고 신앙에서 이탈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다음 세대를 강조하다 중년과 노년은 관심 밖에 있게 됐다. 그러나 교회는 모든 세대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한 몸'이라는 원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모든 세대가 함께 성장해야 다음 세대도 그 안에서 영적 양분을 공급받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는 원리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세대가 함께하는 광주청사교회의 마룻바닥 기도회(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광주청사교회
교회, 세대 연결에서 희망 찾아야
1. 전 세대 통으로 보는 연결 교육
2. 노년 재교육 필요
3. 모든 세대 서로 보듬고 위로
4. 부모공경 계명 근본에서 교육
5. 윗세대, 아랫세대 위해 기도를
'세대 연결' 구체적 원리로는 첫째로 "세대별로 분절된 교육에서 전 세대를 통으로 보고 전체적으로 접근하는 세대 연결 교육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성도의 성장은 평생에 걸친 지속적 과정이다. 윗세대가 계속 성장하고 성숙해야 그 영향이 아랫세대로 흘러간다. 아랫세대 역시 윗세대를 바라보면서 닮고 싶은 신앙의 롤모델을 찾고 자기 삶의 문제를 헤쳐갈 지혜를 얻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둘째로 "노년 재교육이 필요하다. 과거 '노인대학' 수준과는 차별화된 교육이 요구된다"며 "노년은 더 이상 배움이 필요 없는 시기가 아니라, 끝까지 성장하고 활력 넘치는 삶을 약속받은 세대이다(시 92:12-15). 이것이 세상이 줄 수 없는 하늘의 축복이고, 복음의 약속임을 교회가 분명히 말해야 한다. 사회에서 공적 역할은 은퇴했지만, 하나님께서 맡기신 소명은 여전히 있다는 소명 의식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했다.
셋째로 "모든 세대가 서로를 보듬어 주고 위로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삶의 실패와 좌절을 이미 경험하고 성찰한 노년들이 청년들을 위로해 준다면, 청년들은 더 용기를 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들이 윗세대의 짐과 수고를 이해한다면, 자신의 삶에 대한 불평과 불만보다 공급하고 지지하시는 부모의 변함없는 사랑에 감사하며 힘을 얻게 될 것이다. 교회는 이런 세대 간의 연결과 위로가 가능하도록 양 세대 간 다양한 만남과 활동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넷째로 "세대 연결의 중심축이 되는 '부모공경' 계명을 근본에서 가르쳐야 한다"며 "유교의 효 개념과 별개로, 성경의 부모공경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연결하는 징검다리 계명으로서 여전히 중요함에도, 그 가치가 제대로 전수되지 않았다. 피상적 효도가 아니라,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연결하고 세대와 세대를 연결해 교회를 세우는 핵심 계명으로 가르치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섯째로 "윗세대가 축복하는 자로서 아랫세대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교회학교에서 부모와 조부모님들을 초대해 정기적으로 함께 기도하고 서로 축복하는 시간을 가지라"며 "별도의 온세대 기도회를 시행하거나, 금요 철야기도회 같은 공적 기도시간을 활용해도 좋다. 기도에 헌신된 윗세대들이 아랫세대의 부흥을 위해 먼저 나와 뜨겁게 기도하고 부르짖으면, 아랫세대는 자연스럽게 윗세대의 신앙과 기도를 보고 배우게 된다"고 했다.
끝으로 "젊은 세대는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지만, 아직 판단력과 통찰력은 충분히 성숙하지 못하다. 반면 어른들은 신체적 활력과 힘이 점점 쇠약해지지만, 삶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이 계속 성숙해 가는 시기"라며 "삶의 원숙한 이해에 이른 지혜로운 어른들이 '주장하는 자세'가 아닌 '아름다운 모범'을 보여준다면, 교회는 어떤 도전도 헤쳐갈 강력한 힘을 가질 것이다.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교회'는 하나의 목회 전략이 아니라, 신앙 세대 전승이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정리했다.
이후 서지현 사무총장(가정의힘)은 '세대가 어우러지는 가정'을 발제했다. 이날 발표회는 임석순 목사의 회장 인사, 명예회장 최이우 목사(종교교회 원로)의 축도, 총무 이옥기 목사(전 UBF 대표)의 광고 등으로 마무리됐다.
앞선 기도회에서는 청년대학생위원장 김동춘 목사(서울제일교회) 사회로 중앙위원 원성웅 목사(옥토교회)가 말씀을 전했고, 교회갱신위원장 박명수 교수(서울신대 명예)가 '한국교회를 위하여', 신학위원장 김윤태 교수(백석대)가 '우리나라를 위하여' 각각 기도를 인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