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 아담 둘리 박사. ©adamdooley.org
아담 둘리 박사. ©adamdooley.org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아담 둘리 박사의 기고글인 '기독교인은 금식을 해야 하는가?'(Should Christians fast?)를 6일 게재했다.  

둘리 박사는 테네시주 잭슨에 있는 잉글우드 침례교회의 목사이며 작가라도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오늘날 "fast"라는 단어를 들으면 빛의 속도, 치타의 달리기, 혹은 인터넷 연결 속도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음식을 먹지 않는 행위를 떠올리는 경우는 드물다. 리처드 포스터(Richard Foster)는 그의 저서 영적 훈련의 축제(The Celebration of Discipline) 에서 "황금빛 아치(맥도날드)와 피자의 신전으로 가득한 땅에서 단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다소 낯설게 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경은 금식이 주는 영적 유익에 대해 많이 언급하고 있다. 유대인 신자들에게 금식은 매우 익숙한 관습이었으며, 새해 행사, 속죄일, 국가적 비극을 기념하는 날에도 금식을 실천했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개념일 수 있지만, 고대 이스라엘에서는 흔한 일이었다. 실제로 성경에서 금식은 75번 언급되며, 구약에서는 44번, 신약에서는 31번 등장한다. 

성경에는 3일, 7일, 14일, 21일, 40일 동안 지속된 금식 사례가 나오지만,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일출부터 일몰까지의 금식이었다. 모세, 다윗, 다니엘, 에스더, 느헤미야, 에스라 등은 구약 시대에 금식을 실천했으며, 세례 요한, 바울, 바나바 그리고 예수님 또한 율법이 성취된 후에도 금식을 행하셨다. 초대교회 역시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이후에도 이 특별한 방식으로 하나님을 찾았다(사도행전 13:2-3). 

기독교 역사 속에서도 마틴 루터, 조나단 에드워즈, 찰스 스펄전 같은 신앙의 거장들이 금식을 실천해왔다.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미국에 도착한 청교도들은 상륙하기 전 하루 동안 금식하며 기도했다. 흥미롭게도 예수님께서는 단식에 대해 가르치실 때, "만약 너희가 금식할 때..."라고 말씀하지 않으시고, "너희가 금식할 때..."라고 하셨다(마태복음 6:16). 이는 금식이 모든 시대의 신자들에게 지속될 것임을 전제로 하신 말씀이다. 

오늘날 금식의 유익 

첫째, 금식은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TV, 소셜 미디어, 인터넷을 끊는 것이 영적으로 유익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일정 기간 동안 음식을 끊는 것만큼 하나님께 대한 우리의 의존을 강하게 깨닫게 하는 것은 없다. 다윗은 금식을 통해 자신의 영혼을 낮추었다고 말했다. 배고픔은 우리가 기도하며 우리의 짐을 하나님께 맡겨야 함을 상기시켜 준다. 

둘째, 금식은 죄를 회개하고 약함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교만, 탐욕, 악의, 자기 중심적인 마음은 하나님께 집중할 때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요엘서 2장 12절은 통회하며 금식하는 것이 성화(거룩하게 되는 과정)의 강력한 수단임을 보여준다. 니느웨 백성이 국가적 금식을 통해 죄를 회개했던 것처럼, 우리도 단식을 통해 진정한 회개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 

셋째, 금식은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데 유익하다. 사도 바울은 각 도시에서 장로를 세울 때 반드시 금식하며 기도한 후 결정했다(사도행전 14:23).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면 금식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넷째, 금식은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키우고 그분의 임재를 경험하게 한다. 식사를 준비하고 섭취하는 시간 대신 기도와 하나님과의 교제에 집중할 때, 하나님은 특별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신다. 성전에서 아기 예수를 만날 수 있었던 한 과부는 기도뿐만 아니라 금식도 실천하며 하나님을 기다렸다(누가복음 2:37). 하나님을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단식을 통해 그분과 더 깊이 교제할 수 있다. 

올바른 금식 방법 

금식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금식을 행하는 태도다. 예수님께서는 금식을 하면서 위선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셨다(마태복음 6:16). 바리새인들은 낡은 옷을 입고, 머리에 재를 뒤집어쓰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어 남들이 자신이 단식하는 것을 알아보도록 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기 과시는 단식의 본래 목적을 무너뜨린다. 

예수님은 참된 신자들에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하라고 말씀하셨다(마태복음 6:16-17). 즉, 금식을 하더라도 평소와 다름없이 단정한 모습을 유지하라는 것이다. 자신의 의를 드러내기 위해 금식을 자랑하는 사람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순간 이미 보상을 다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금식을 준비하는 방법 

현명하게 금식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기간 금식을 고려하고 있다면 먼저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또한, 로니 플로이드(Ronnie Floyd)의 기도와 금식의 초자연적 능력(The Supernatural Power of Prayer and Fasting) 같은 책들은 금식의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과 유익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금식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단순히 음식을 끊는 것에 그치지 말고 기도와 성경 읽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부터 금식을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