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21일(수)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버클리한인장로교회(서신일 목사)는 뜨거운 태양볕 아래 터키 및 특별요리와 담요, 양말 등을 무숙자에게 나눠줬다.

오전 10시, 음식과 선물을 나르는 봉사자 손길이 분주해지면서 무숙자도 하나 둘 줄을 서기 시작했다. 음식 배부 전, 영어부 담당(버클리한인장로교회) 김기순(Ernest Kim) 목사는 약 10분 간 짧은 메세지를 전했으며, 음식과 선물을 나눠주는 동안에는 열정적인 찬양을 선사했다.

줄을 서서 기다리던 무숙자 중에는 말씀과 찬양에 ‘아멘!’ 하며 큰소리로 답하는 이들도 볼 수 있었다. 켄 워싱턴이라 자신을 밝힌 한 무숙자는 “원래 교회를 다니고 하나님을 믿는다” 라며, “한국인의 이런 봉사활동이 고맙다. 매우 신실한 신앙단체인 것 같다.” 고 말했다.

서신일 목사 말에 따르면, 참여하는 무숙자 80% 정도가 크리스천이라면서, “현재 세상 욕심보다 천국을 생각하며 하나님을 섬기는 이들 모습을 보면 오히려 이들이 크리스천보다 영적이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무숙자는 “지난 5월,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직장을 그만두고 은둔하며 무숙자 생활을 시작했다.” 고 밝히면서 어디에서 지내냐는 말에 공원 앞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서신일 목사는 “무숙자 중 사회적 적응이 어려워 무숙자가 된 이들도 많다.” 고 말했다.

한편, 서 목사는“정부차원에서 제공하는 무숙자 쉘터도 성폭력, 강탈 등 각종 범죄가 빈번히 일어나 한계가 있다”며, “쉘터에 가는 것 보다 차라리 노숙이 낫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꽤 있는 것 같다.” 고 무숙자의 현상황을 말했다.

“무숙자 사역은 여리고 성 강도 만난 이를 도와준 사마리아인 같은 것이다. 겉모습이나 신앙이 손색없던 제사장이나 레위인은 어려움에 처한 이를 못 본 체 지나갔지만, 사마리아인은 실천적 사랑을 보여줬고, 예수님께 진정한 이웃으로 칭함받았다.” 서 목사는 “해만 끼치지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크리스천이 있지만, 도움을 주지 않는 그 자체가 잘못이다.” 라고 말했다.

현재 13년 째 무숙자 사역을 하는 서신일 목사. 그가 사역을 결심하게 된 것은 1995년 3월 겨울 날, 한 백인이 맨홀에서 올라오는 온기를 조금이라도 쐬어 보려 뚜껑을 끌어안고 자는 것을 목격한 다음부터다.

매달 2번, 둘째 주 넷째 주 토요일에 같은 장소(People's Park)에서 열리는 무숙자를 위한 음식제공사역에 교인 참여도 활발하다. 영어부 담당목사, 전도사 등 사역자 뿐 아니라 교인도 자유롭게 참여한다.

21일(수)에는 현재 LA에서 의과공부를 하고 있는 하영훈 형제도 참석해 찬양했는데, 서 목사는 “그 때 봉사기억을 잊지 못해 LA로 간 후에도 가끔 이렇게 찾아온다.” 고 전했다.

13년 무숙자 사역 결실도 있다. 한 때 무숙자로 동교회 도움을 받았던 흑인계 로버트(Robert)는 한인교회인 버클리장로교회에 5년 째 출석하며, 교인과 교제와 친교를 나눈다. “모두 한인인데도 전혀 어색함 없이 함께 교제하고 사랑을 나누는 것을 보면 천국이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는 서 목사는 뿌듯함을 느끼는 듯 했다.

마지막으로, “미국 절대빈곤자는 9%, 약 3천만 명이다. 이들을 구제하는 데 예수그리스도를 따르는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