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형제교회 권준 목사
(Photo : 기독일보) 시애틀 형제교회 권준 목사

집으로 돌아와 보내는 한 주가 마음과 몸을 편안하게 하는 기간이었습니다. 지금도 시차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어렵고 자는 중간에 깨었을 때 내가 지금 어느 도시에 와 있는가 다시 생각해야 하는 기간이지만 집에 와 있다는 것을 확인할 때마다 감사함이 넘칩니다. 이 세상에 있는 집에 돌아온 것도 이렇게 좋은 데 하나님 나라의 집으로 돌아 가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여 봅니다. 그날이 오기까지, 이 땅에서 사명을 열심히 감당하다가 그날 맞이하기를 기도하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이번 주 형제와 나눌 말씀은 기름을 준비한 슬기로운 다섯 처녀의 이야기입니다. 이 비유로 예수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씀하시고, 어떤 삶을 살기 원하시는가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원하며 이 말씀을 나눕니다. 형제의 삶도 오늘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다가올 내일을 미리 준비하며 사는 슬기로운 삶 되기를 기도합니다.

기름을 준비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저에게는 그 의미가 마지막 날을 준비한다는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예수님이 오셔도 허둥거리지 않고 바로 예수님께 나갈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을 말합니다. 열 처녀가 모두 신랑을 기다렸습니다. 그들은 신랑이 오면 횃불을 들고 맞이하며 잔치가 열리는 결혼식장으로 신랑을 인도하는 의무를 진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 중 다섯 명은 여분의 기름을 준비하였고, 나머지 다섯은 자기가 가진 기름이 다 없어지기 전에 신랑이 올 것으로 생각하고 여분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기다리다 지쳐서 모두 잠들게 되었습니다. 잠을 자다가 신랑이 온다는 소리에 횃불을 들고 나가려 보니 기름이 거의 다 타서 남아있지 않은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때 다섯 명의 어리석은 처녀들은 허둥지둥 기름을 나눠 달라고 하기도 하고 거절당하자 급하게 기름을 사러 장에 가게 됩니다. 결국 다섯 명의 어리석은 처녀들은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하지 못하게 되는 불행한 처지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이 세상에 사명을 부여받고 하나님으로부터 보냄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 세상에서의 사명은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분도 있을 것이고, 오늘은 아닐 거라 여기며 준비하지 않고 지내다가 그 사명을 맞이하고 허둥댈 수도 있습니다. 정작 이 세상에 보냄을 받은 이유를 다 이루지 못하고 예수님 앞에 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삶은 성실함입니다. 열 처녀에게 주어진 임무는 신랑이 오는 것을 기다려 맞이하고 결혼식장까지 횃불을 들고 인도하는 것이었습니다. 몹시 어렵고 정교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기다림과 기다리는 시간도 견딜 수 있는 충분한 기름이었습니다. 그 기름을 미리 구하는 것이 어려운 것도 아니었습니다. 성실한 준비보다는 운에 맡겨서 살다 보니 정작 자신이 그 자리에 있었던 이유를 다 실행하지 못하게 되는 불행함이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형제는 무엇을 위해 이 세상에 보냄을 받았습니까? 때로 그 사명, 부르심은 지식이나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단순하고 쉬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성실함이 필요할 뿐일 수도 있습니다. 형제와 저는 오늘 다시 하나님 앞에 우리 자신을 세워 보고 그분의 부르심에 '합당하고 성실한 삶을 살고 있는가?'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되기를 원합니다. 잠시 잠이 들기 전에 넉넉한 기름을 채워 넣는 성실함을 우리에게 달라고 기도합시다. 우리가 이 땅에 온 목적을 확실하게 다 완수하고 하나님 나라에 서게 되는 복을 누리게 되기를 기도하여 봅시다. 그날에 이르기까지 우리 모두 지혜롭고 성실하게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