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에 보아도 중국 윈난(Yunnan)성(省)은 경건한 무슬림이 가야할 장소는 아니다. 중국 남서쪽에 위치한 이 지역은 중국 당국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약과 매춘이 번창하여 에이즈가 만연해 있다. 게다가 중국은 무슬림을 포함한 모든 종교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나라로 꼽힌다. 중국 서부 지역인 신지앙(Xinjiang)성(省)에서는 종교 자유를 위해 종교인이 무기를 들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과 접해 있는 미얀마(Myanmar) 무슬림은 윈난성으로 몰려오고 있다. 징홍(Jinghong)과 리우쿠(Liuku)와 같은 윈난성 도시에서는 미얀마에서 넘어온 무슬림이 아랍식 문양과 메카 사진이 장식돼 있는 미얀마 보석을 팔고 있다. 미얀마에서 6년 동안 살았던 징홍 한 보석 판매상은, 미얀마에서는 불교도가 무슬림을 괴롭히고 일도 하지 못하게 한다고 밝혔다. 미얀마 정부는 무슬림에게 까다롭게 대하는 반면 중국에서는 평화롭게 일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윈난성에 얼마나 많은 미얀마인이 사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들 중 상당수가 불법으로 중국에 들어온 사람이기 때문이다. 4천7백만 미얀마 인구 중 무슬림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로 추정되지만 이 수치는 분명히 과소평가된 것이다. 미얀마 군사 정권은 무슬림을 차별해 왔는데, 특히 아라칸(Arakan)주(州)에 있는 25만 명이 넘는 로힝야(Rohingya) 부족민이 지난 1990년대 초 인근 방글라데시로 피난을 간 역사가 있다.

미얀마에 있는 이슬람 사원과 무슬림 학교는 일방적으로 폐쇄되었으며, 많은 무슬림은 고액의 뇌물을 지불하던지 아니면 이동 제한을 받으며 살아왔다. 어떤 무슬림은 불교도와 충돌로 인해 구금돼 괴로운 나날을 보내기도 하였다. 아웅산 수키(Aung San Suu Kyi)여사가 이끄는 민주화 세력에 무슬림이 동조하고 있지만, 미얀마 무슬림 사정은 나이지지 않고 있다.

반면 중국에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한 무슬림의 이슬람 신앙은 문제되지 않는다. 미얀마 무슬림이 피난을 간 방글라데시 같은 나라와 비교했을 때, 중국은 비교적 안전하다. 미국도 기대보다 매력적인 곳은 아니다. 미얀마에서 무슬림이 보석상을 할 경우 감옥에 갈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하지만 중국에서 사업은 붐을 이루고 있는데 미얀마 무슬림 보석상은 매달 30,000위안(3,900달러)이라는 거금을 벌어들이고 있다.

윈난성 주민은 미얀마 무슬림 존재에 뒤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얀마에 가족을 두고 온 대부분 무슬림은 이웃 주민에게 친절하다. 미얀마 사람은 윈난성에 거주하는 회(回)족(Hui-중국에 약 1천만 명 이상이 살고 있으며, 거의 대부분이 무슬림이다, 역주) 여인은 애인이나 아내로 두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러나 다른 중국 지역과 같이, 윈난성은 엄청난 소득격차가 사회문제로 대두괴고 있다. 부유한 무슬림 보석상은 어렵게 생계를 이어나가는 중국인 농부 옆에 거주한다. 어떤 농부는 미얀마에서 넘어온 부유하고 교육 받은 무슬림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품고 있다. 게다가 미얀마인가 총과 마약을 밀매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얀마 무슬림에 대한 중국인의 인종적 감정이 저변에 흐르고 있다.

만약 이러한 중국인의 인종 감정이 분출돼 폭력사태로 이어진다면, 윈난성 회족은 아마도 미얀마 무슬림 편에 설 것이다. 미얀마 마약과 에이즈 문제는 더 이상 내부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미얀마 군사 정권을 지지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미얀마 무슬림 중국으로 월경 행렬을 지켜만 보고 있다.


출처:The Economist, 한국선교연구원(krim.org) 파발마 인쇄판 19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