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형제교회 권준 목사
(Photo : 기독일보) 시애틀 형제교회 권준 목사

2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시애틀의 겨울이 거의 끝나가는 것 같습니다. 봄소식과 더불어 "선교 30일"을 다음 주일부터 시작합니다. 사랑하는 형제와 함께 선교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을 다시 확인하고 우리가 어떤 마음과 자세를 가지고 선교에 임해야 하는가를 다시 생각하는 이번 30일이 되기를 기도하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한국에 집회로 방문했던 교회에서 한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그분은 부목사님으로 섬기고 있었는데 탈북자라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저를 위해 운전을 하던 분이어서 오고 가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어서 어떻게 목사가 되었는가를 묻게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그분은 어린 시절 친구로부터 전도를 받아 복음을 들었다고 하였습니다.

많은 분의 생각 속에 북한에 있는 기독교인들은 가짜일 것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 복음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여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과연 그 땅에 복음이 전달되고 믿음이 이어질지 하는 질문은 있었습니다. 워낙 철저한 통제와 감시가 있는 사회이기 때문에 물질적인 도움을 받기 위한 위장 크리스천 이외에 진정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을까에 대한 확신은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목사님이 친구로부터 어린 시절에 복음을 들었고, 그 복음에 대한 목마름 때문에 탈북하고, 선교사님을 찾아가 성경공부를 하고, 지금은 신학교를 나와 목회자가 되고, 교회를 섬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분 안에 있는 복음은 우리보다 더 선명한 복음일 것입니다.

요나는 니느웨성에 있는 사람들이 구원받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민족의 원수였고, 망하는 것이 모든 사람이 원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들의 마음에도 북한이 구원받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복을 누리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혹시 예수님을 믿고 우리보다 더 잘살게 되면 어쩌나 하는 마음도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어렵게 살아야 하고, 굶어야 하고, 복음은 들어봐야 믿지 않고, 혹시 믿어도 사는 것이 어려워 곧 배신하고 말아야 하는 것이 맞다고 여길 것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은 어떨까요? 니느웨 성에 하나님께서 지으신 사람들이 멸망하고 있는 것에 가슴 아파하셨고, 요나를 보내셨습니다. 요나는 거부하고 반대 방향으로 갔으나 결국 그 땅에 갔고, 그 땅에 회개의 역사를 이루어 내었습니다. 요나가 바라던 바는 아니었으나 하나님이 원하던 일이었습니다.

선교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이 편안해지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이 시원케 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때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은 우리의 신념과 정치 성향과 그동안 받았던 교육에 반대되는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하고 나서도 기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요나가 그랬습니다. 니느웨 성이 구원받은 것을 보고 기뻐한 분은 하나님뿐이었습니다.

형제와 제가 지금 뿌리고 있는 복음의 씨앗들, 그리고 우리가 후원하는 선교사님들이 뿌리는 씨앗들이 훗날 어떻게 우리에게 열매로 돌아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지금 당장 돌아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탈북자 목사님께 복음을 전한 친구도 자신이 전한 복음의 결과가 지금의 목사를 만들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형제는 우리가 마음이 편한 곳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이 있는 곳에 복음을 전하고 그 땅과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후원하는 미션의 용사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