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교교회는 이민 초창기인 1973년, LA 한인타운에 뿌리를 내린 교회로 올해로 정확히 50주년을 맞았다. 규모가 큰 교회는 아니지만 오랜 역사동안 많은 한인들의 신앙의 요람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쳐왔고 교회 안팎으로도 항상 은혜가 있는 교회, 사랑이 넘치는 교회로 칭찬받아 왔다.

현재 담임인 김창섭 목사는 항상 은혜가 있고 따뜻함이 있는 교회를 담임하게 된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특히 임기 중에 뜻깊은 교회창립 50주년을 맞게 된 것에 더욱 감사가 넘쳤다. 새로운 50년은 예수님의 따뜻한 품에 안기는 교회, 더욱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를 품어 안는 교회로, 그리하여 항상 위로와 사랑이 넘치는 교회로 함께 만들어가자고 성도들에게 푯대를 제시하고 있다. 다음은 김창섭 목사와의 일문일답이다.

-세계선교교회하면 LA한인타운에서는 누구나 이름을 알고 있다. 47주년 즈음에 담임에 취임해서 50주년을 맞았는데 그간 목회에 대한 소감을 말한다면.

세계선교교회는 LA에서 2번째로 세워진 교회다. 상당히 놀라는 부분은 한인타운에 다니다보면 많은 분들이 우리교회 출신이라는 점이다. 비록 큰 교회는 아니지만 LA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신앙의 요람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느낀다. 이런 중요한 위치에 있는 교회를 맡게 하신 것에 감사하며 목회하고 있다.

-새로운 50주년을 더욱 따뜻한 교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는데 신앙의 요람 역할과도 관련돼 있는 목표인가.

지금까지 한인타운에 50년을 있었으니 그야말로 동네교회처럼 누구나 편하게 생각하는 교회가 바로 우리교회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을 해주고 계셨고, 또 우리교회에서의 좋은 추억들을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다. 마치 그루터기 같이 언제든 생각나면 올 수 있도록 항상 그 자리를 지키는 교회이고자 한다. 그 자리에 머물러서 계속 말씀을 바르게 전하고 건강하게 사람을 양육하는 그런 교회가 되기를 원한다.

제가 장기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2세들을 위해서도 그루터기 같은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동안 2세들이 영어권 교회를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추세가 있는데 그것이 팬데믹 때문에 끊어져 버렸다. 그 2세 친구들이 대부분 온라인 교회를 다니고 있는데 그 친구들도 때가 되면 어머니교회가 생각날 것이다. 그들이 왔을 때 있을 만한 자리를 미리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 누구에게나 그루터기 같은 교회, 오면 안아주고 만일 가야할 일이 있다면 축복하며 떠나보내는 그런 교회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양적 성장과 부흥에 대한 목표도 있는가.

제 목회의 소신은 큰 교회보다는 바른 교회가 되는 것이다.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이민교회 같은 경우 예전 같은 양적부흥은 기대하기 힘든 시대가 됐다. 바른 교회, 본이 되는 교회를 위해 소신있게 목회를 하고자 한다.

-작은교회를 돕는 위브릿지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특별히 이웃교회를 돕는데 대한 소신을 가지고 있었나.

위브릿지 운동 같이 서로 연합해서 나누는 일이 우리 교회들이 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일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힘든 팬데믹을 겪었던 이민교회로서는 더욱 그래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위브릿지교회 위로의 밤을 우리교회에서 한다고 할 때 저나 성도들은 모두 크게 환영했다. 현재 위브릿지 운동을 위해 교회에서 선교비를 책정해 지원하고 있다. 언제라도 위브릿지 행사가 있다면 교회를 오픈할 것이다. 개척교회를 더 섬기고 싶고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교회에서는 선교 예산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 세계선교교회 이름값을 해야 한다는 선한 부담감이 있다.

-이름에 걸맞는 선교를 위한 목표가 있는가.

꿈처럼 그리는 것이 있다. 1년에 선교사 한가정을 해외에 파송하는 것이다. 7년이면 일곱 가정을 파송하게 된다. 이후에도 새로운 선교사를 매년 파송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고 있는 목표다. 우리교회는 다른 것은 몰라도 선교헌금은 항상 강조하고 있다. 재정이 일반재정, 경상재정, 선교재정이 각각 따로 있다. 9월말에 항상 선교사님들을 초청해 선교부흥회를 하는데 3일간의 부흥회를 통해 선교의 열망을 성도들에게 심고 있다. 유명한 사람을 부르는 부흥회는 이제 트렌드가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정말 현지의 생생한 간증을 전할 수 있는 선교사님들을 모시고 부흥회를 진행하고 있다.

-바른교회, 건강한교회를 세우는 것이 목회비전이라고 했는데 이런 마음을 언제 갖게 되었나.

요즘 교회들을 보면서 교회들이 점점 YMCA같은 친목단체가 되어 가는 경향을 느꼈다. 교회는 열심히 오는데 미워하는 사람은 그대로 미워하고, 용서하기 싫은 사람은 끝까지 대화하지 않고 대화할 사람만 대화하는 그런 것이 교회 안에 있는 것을 보게 됐다. 교회는 계속 오는데 정말 예수님이 좋아서 오는 것이 아니라 같이 이야기하고 밥먹는 것이 좋아서 오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는 것을 느꼈다. 진짜 예수님을 믿고 있는가 하는 물음이 생겨나게 됐다.

정말 예수님의 제자로, 바른 신앙을 하는 성도로 이끌어야 한다는 책무를 느끼고 담임을 2년 반정도 했고, 지금은 어떠한 확신이 생겼다. 성도들과의 관계에서 신뢰가 정말 중요하다는 점이다. 좋은 말, 화려한 문장, 그럴듯한 분위기로는 은혜를 주지 못하고 또 사람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좋은 신뢰관계를 맺는 것만이 교인들을 진정 바른 길로 이끌어 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는 성도들이 잘못한 것이 있다면 기분 나빠 할 수 있어도 교인에게 따끔하게 한 마디 하고 있다. 그리고 성도들도 목회자에게 언제든 잘못이 있으면 똑같이 따끔한 충고를 하도록 하고 있다. 이것은 상호간의 신뢰관계가 형성되어야 가능하다. 먼저 제가 하나님 앞에 바르게 서 있어야 하고, 성도들과 좋은 신뢰관계를 맺는다면 건강한 교회로 세워갈 수 있다고 믿는다. 새로운 50년은 이런 신뢰관계 토대 위에 펼쳐지게 될 것이다.

-그동안 목회하면서 성도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있는가.

교회에 와서 보니 성도들이 정말 사랑이 많다. 교인들이 교회를 아름답게 만들어가고자 하는 소망이 있다. 그런 마음이 성도들 안에 확실하게 있으니까 제가 좋은 의견을 제시하면 바로 수용할 수 있는 것이다. 성도들의 마음이 정말로 착하다. 거꾸로 생각하면 교인들이 착하기 때문에 교회가 여러 위기를 극복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성도들이 선하지 않았으면 이렇게 교회가 50주년을 맞기 힘들었을 것이다. 선한 성도들을 허락하심에 감사드리고, 이런 성도들과 함께 따뜻한 교회를 만들어 누구든지 오면 보듬어 안고 품어주는 교회로 세워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