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제일장로교회 이민규 목사
(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제일장로교회 이민규 목사

휴가 기간에 새벽기도를 못 드리다가 복귀해서 새벽예배를 드리니 너무나 좋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앉아서 하나님께 기도하는 시간이 제 영혼의 기쁨입니다. 물론 몸은 좀 피곤하지만, 영혼이 살아나는 것을 경험하기 때문에 멈출 수가 없습니다. 

2주간 휴가 동안 몸은 좀 편했지만, 영혼은 불편해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디 가도 주님 만나는 것만큼 마음 깊은 기쁨을 주는 곳은 없습니다. 

예전에 교회를 개척하고 작년까지 무릎을 꿇고 기도를 했습니다. 무릎을 꿇는 것과 안 꿇는 것에는 마음 자세가 다르기 때문에 기도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그때는 무릎을 꿇는 정도가 아니라 꿇고 엉덩이를 들었다 놨다 하며 간절하게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자세가 무릎 관절에 아주 치명적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고통이 요즘 들어와서 관절 통증에 시달리다가 최근 보호대를 착용하면서 조금 좋아졌습니다. 일종의 직업병인데요, 이제 무릎을 꿇고 기도하지 못하니 너무나 마음이 안타깝습니다. 

그러고 보면 기도도 건강할 때 잘할 수 있습니다. 몸이 아프면 몸을 쉬어 줘야 하므로 기도하기 어렵습니다. 고개를 숙이기도, 무릎을 꿇기도, 두 손을 모으기도 어렵습니다. 부르짖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건강이 있을 때 깊은 기도를 경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겠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 자취하며 영혼에 갈급함이 심해서, 어느 날 밤 동네 언덕 중턱에 있는 교회를 혼자 찾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너무 기도가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거룩한 삶을 살았던 대단한 사람도 아니었고, 그냥 마음이 허하니까 하나님이 너무 만나고 싶었습니다. 

100명 남짓 들어가는 본당에 혼자 삐그덕거리는 문을 열고 맨 앞의 나무 의자에 앉아 침묵 속에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저를 만나 달라고요. 처음에는 문에서 삐걱거리는 소리에 놀라고, 귀신이 내 뒤에서 장난치는 것 같고, 별의별 생각에 집중이 안 되다가 한번 기도 줄이 잡히니까 하늘의 문이 열리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어찌 하나님이 은혜를 많이 주셨던지, 나무 장의자를 눈물로 흠뻑 적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들어올 때는 근심으로 들어왔으나, 나갈 때는 환한 웃음과 기쁨으로 자리를 떴습니다. 기도하면 행복합니다. 영혼이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