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다음(www.daum.net)에서 운영하고 있는 ‘아고라 네티즌 청원’의 동성애 허용법안 관련 내용이 지나치게 찬성 쪽에 치우친 운영으로 의도가 있거나 압력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고 있다. 다음은 그간 종교토론방에 넘쳐나는 안티기독교인들의 글을 일방적으로 여과없이 아고라 메인화면에 내보내는 등 편향적 모습을 보여왔다.

다음에서 운영중인 토론광장 아고라의 ‘청원’ 코너는 네티즌들이 국가에 청원하고 싶은 내용을 올리고, 이에 동의하는 네티즌들이 참여해 자발적으로 서명하는 방식이다. 이 코너는 실제로 법무부가 청원 내용을 참고하고 있고, 서명에 참여한 사람들을 실제로 법안 의견접수에 반영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달 22일 ‘동성애 차별금지법안에 반대합니다’라는 청원을 올린 아이디 ‘sheep’이라는 네티즌에 따르면 “열심히 활동해서 서명자 수가 3천명을 넘어섰고, 매일 몇 시간씩 상주하면서 활동을 했는데도 잘 보이지도 않는 ‘화제의 성원’ 한 곳에만 베스트로 올라왔다”고 밝혔다.

이 네티즌은 “동성애 법안에 찬성하는 측 서명은 몇백 명 되지도 않는데 주말처럼 접속자가 많은 시간대에 아고라 메인화면, 네티즌 청원, 세상을 바꾸는 청원, 아고라 베스트 등 네 군데에나 올라가 있었다”며 “접근성은 내가 올린 것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접속만 하면 무조건 다 보게 되는 네 군데에 올려진 것과 잘 찾아봐야 보이는 한 군데에 올라간 것과는 같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측의 이러한 홍보 결과 동성애 법안 지지 서명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반대 서명보다 5일 늦게 시작됐는데도 1일 오후 8시 현재 5천6백명이 넘게 서명했다.

이 네티즌은 다음 측을 향해 “지금 법이 아직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국민 여론만 봐도 법안에 반대하는 측이 훨씬 많은데도 ‘세상을 바꾸는 청원’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서 밀고 계시는 저의가 궁금하다”며 “‘삼겹살 원산지 붙이자’, ‘교복 위에 윗옷 입자’ 같은 몇백 명 되지도 않는 것은 메인으로 밀어주면서 내 청원은 서명자 2천명 모았을 때 리스트 저 뒤로 밀려나서 홍보를 하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게 됐다”고 말했다.

이 네티즌은 또 최근 출간됐다 네티즌들의 거센 반발로 4일만에 중단된 도서 <아프간의 밀알>과 관련, “누구를 대상으로 청원해야 하는지 확실치도 않고, ‘출판의 자유’라는 헌법에도 위배되는 청원은 몇백 명 되지 않을 때부터 베스트로 띄웠다”며 “이런 식으로 나가면 서명이 완료됐을 때 다음 아고라 측에서 법무부에 서명을 제대로 전달해 주실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 네티즌과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동성애허용법안반대 국민연합 등에서 지난달 31일 항의 방문과 피켓시위 등을 실시한 결과 이 네티즌의 동성애 법안 반대 청원이 메인화면에 노출됐고, 2천여표 차이가 나던 찬성 청원과의 차이는 1일 오후 8시 현재 불과 150여표 차이로 줄어든 상태다.

이 네티즌은 “일주일 동안 열심히 한 사람으로서 실망스럽기도 하고, 화도 난다”면서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정말 아고라가 국민 여론을 특정 목적으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 여론을 그대로 반영하는 신뢰있는 창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네티즌은 또 “다음 측의 판단만으로 한쪽 편을 일방적으로 민다면, 누가 아고라에서 서명운동을 추진하고 싶겠는가?”라며 “균형을 잃으면 청원사이트로서의 의미도 잃을 것이고, 아무도 아고라에서 청원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동성애허용법안반대 국민연합은 이같은 내용의 전단을 만들어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집회가 있을 때마다 공무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다음은 최근 랭키닷컴 사이트 방문자수 집계순위에서 네이트를 제치고 2위를 탈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