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봉주 목사(감사한인교회)
구봉주 목사(감사한인교회)

"믿음이냐? 행함이냐?"라는 신학적인 논란이 오랫동안 있어 왔고, 지금도 있습니다. 로마서 성경은 이 논란을 아주 간단하게 정리해주고 있지만, 사실, 믿음과 행함의 차이, 그리고 서로의 긴밀한 관계를 설명하기에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카톨릭 사제였지만, 죄와 구원의 문제에 있어서, 도무지 해결 받지 못하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마음 속에 있는 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고행도 해보았으나, 죄로부터의 자유를 누리는 은혜는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그러던 중, 로마서 말씀을 묵상하다가 구원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되는 것이며, 오직 믿음으로 받는 것이고, 믿을 때, 죄 용서 뿐만 아니라, 죄로부터의 승리와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된다 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구원의 확신과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 같은 마틴 루터의 복음에 대한 깊이 있는 깨달음의 경험 때문에 "솔라 스크립투라", 오직 성경, "솔라 그라티아", 오직 은혜, "솔라 피데", 오직 믿음, 이 3가지가 종교개혁주의의 근간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행함으로는 어떤 은혜도 누리지 못했던 끔찍했던 경험, 은혜와 믿음이라는 진리를 깨달음으로 경험한 너무나 설렌 기쁨 때문에 마틴 루터는 행함을 도외시하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그는 믿음과 행함이 짝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에 행함이 없는 믿음은 곧, 죽은 믿음이다"라는 메시지를 선포하는 야고보서 말씀을 "지푸라기 서신", 즉 성경 말씀들 가운데 가장 수준 낮은 말씀이라 폄하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마틴 루터가 은혜와 믿음 그리고 행함의 상관관계를 생각지 않고, 각각 따로, 서로 반대되는 것으로 생각하여 생긴 오해입니다. 사실, 은혜, 믿음, 행함은 서로 뗄 수 없는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구원과 신앙 그리고 삶, 모든 것이 하나님 은혜로 됩니다. 즉 하나님의 은혜가 항상 상위에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먼저, 구원의 이유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를 주시지 않았다면, 그 누구도 구원받을 수 없습니다. 믿음의 대상인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과 보혈이 없는데, 믿음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믿음이 대상이신 예수 그리스도, 믿음의 내용인 피 흘리심과 죽으심 부활이라는 복음이 선포되었을 때, 믿는 자의 믿음이 반드시 요구됩니다. 기쁜 소식은 그 소식을 믿는 자에게 실제로 기쁨을 누리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러나, 믿음은 그저 받은 은혜에 대해 반응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믿음도 복음을 주신 하나님 은혜 때문에 생겨날 수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사실은 믿음도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런데, 믿음은 단순히 관념적인 것일 수 없습니다. 행함이라는 결과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면, 하나님 뜻에 순종하고 있어야 하고, 하나님을 믿고 사랑한다면, 하나님을 사랑하는 말과 행동이 따라와야 합니다. 이것은 상식입니다.

믿음의 선배들 가운데, 그저 관념적 지식적 믿음으로 기억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두 믿음의 행함, 믿음의 삶을 살았을 때, 신앙의 롤 모델로 존경하게 됩니다. 2차 세계 대전 때에, 병력 수송선이 전쟁터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 배에는 904명의 군인이 타고 있었고, 4명의 채플린, 군목, 군인 목회자가 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뭍에 도착하기도 전에 어뢰를 맞아 침몰 위기에 있었습니다. 그때, 채플린들은 군인들을 구하기 위해 구명조끼를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런데, 구명조끼가 모자란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들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다른 군인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군인들이 당신은 어떻게 하려고 그러십니까? 물었다고 합니다. 그때, 4명의 채플린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미 구원을 받고 천국에 갈 것이니, 지금 죽어도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꼭 살아남아 예수님을 믿고 구원을 받으세요." 그리고 그 네 사람은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수장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후 이들을 Immortal Chaplain 불멸의 군목이라고 불렀고, 그들을 위한 기념비가 세워졌다고 합니다. 그들에게는 천국을 믿는 믿음이 있었고, 그 믿음 때문에 다른 이에게 목숨과도 같은 구명 조끼를 양보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믿음과 행함은 짝꿍입니다.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믿음으로 행함을 실천하고, 행함을 보고 자신의 믿음을 점검하는 지혜로운 하나님의 자녀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