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러 코리안센터(KSC)가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한국적 상황에서의 영성 형성의 미래"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 기독교 영성의 이론과 실천을 논의하고 교회와 선교사 및 기독교 단체 사역에 통찰력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과 미국에서 활동하는 학자들이 강사로 나선 심포지엄은 한국 기독교의 영성 형성 과정과 방향을 신학적 관점을 비롯해 성경적, 심리학적, 사회학적 관점에서 점검하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심포지엄은 주제강의를 비롯해 사례발표, 전체 토론 등으로 진행됐으며, 지역교회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이 학문적 이론과 목회 현장의 경험을 교류하는 유익한 자리도 마련됐다. 

풀러 코리안센터 김창환 박사는 "한국 기독교의 특징 중 하나는 설립 초기부터 영성 형성을 강조하고 성경 연구에 전념했다는 점으로, 성경공부 모임인 사경회에서 시작된 한국 개신교의 일련의 부흥운동은 20세기 초 국가적 위기에 대한 독특한 영적, 문화적 대응이었다"고 고찰했다.

그는 "그동안 영성 형성은 데이비드 베빙턴의 복음주의의 네 가지 특징인 성서주의, 십자가 중심주의, 회심주의, 행동주의와 함께 한국 복음주의 기독교의 일부로 여겨져 왔다"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영성에 대한 전통적 실천과 이해를 돌아보고 현대적 상황에 맞는 재검토와 수정에 대해 논의하는 유익한 시간이 됐다"고 호평했다. 

주강사로는 유해룡 박사(모세골공동체교회), 샹양 탄 교수 (풀러신학대학원 임상심리학과), 김지선 교수(미국 얼햄종교대학원 신학), 데니스 오크홈 교수 (아주사 퍼시픽 대학 신학과)가 나섰으며, 톰 슈완다 교수(휘튼칼리지), 조의완 교수(풀러신학대학원), 김영옥 교수(풀러신학대학),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이강학 교수(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김에녹 교수(풀러신학대학원), 다니엘 리 교수(풀러신학대학원)가 주제별 선택 강의를 맡았다.

심포지엄은 한국 기독교 설립 초기부터 시작된 성령 운동을 조명했다. 또 일제로부터의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태동한 오순절 성령운동 등 민족의 수난과 고통을 함께 나누며 성장한 한국 기독교 영성 형성 과정을 짚었다.

유해룡 박사는 "1907년을 전후한 영적 대각성 운동이 조선 땅에 한국교회라는 새 포도주와 같은 교회를 탄생케 했고, 한국교회는 민족의 수난과 함께하는 교회로 자라왔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어두운 그림자도 오늘의 교회 안에 남았다''며 "이제는 비본질을 추구하는 신앙적 분주함을 내려놓고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본질적 영성으로 현재적이고 가시적인 하나님 나라를 이뤄가야 하다"고 강조했다.

유 박사는"목회자의 직분을 설교와 심방, 사람들을 관리한 기능적인 측면에서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성직자라는 존재론적 측면을 무게를 두고 개인의 영성 형성을 이뤄가야 한다"며 "영성 목회가 아니면 목회는 소진하게 된다. 목회자 개인의 영성 형성이 되지 않으면, 목회자의 직분은 기술자와 다름없다. 성직자는 기도하는 사람으로서 삶을 일정하게 통제하면서 영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AI의 등장과 목회적 대체에 대해서는 "AI는 수단에 불과한 것으로 기독교의 본질이 AI로 채워질 수 없다"며 "변화하는 시대에 AI가 방법론적으로는 대체할 수 있지만, 시대와 상관없이 본질을 붙들고자 하는 기독교 영성은 대체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이강학 교수는 "사람이 인식한 궁극적 가치가인생의 목표가 되는데, 기독교 영성에서 하나님이 궁극적 가치이고 하나님을 먼저 인식하는 경험이 중요하다"며 "하나님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 인생의 목표를 정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을 살도록 인도한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이어 "하나님과 대면하는 골방에서 침묵과 고독을 경험하면서, 하나님과의 충분한 교제를 통해 영성 형성과 영적 성숙의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