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남과 북 정상이 7년만에 만난 남북정상회담은 여러 아쉬움을 남기며 마무리 됐다.

회담 기간 내 주목을 끈 것은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4일(한국시간) 낮 1시 '남북정상선언문'을 발표했다는 점이다.

우선 남북 정상 회담 뒤 공동선언 내용은 북한에 구체적 이익을 주는 부분은 명시돼 있는 반면 남한이 북한으로 받는 이익은 추후 논의 등 추상적으로 규정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종전선언을 위해 3자 또는 4자 정상회담 추진한다는 부분 역시 북한 핵문제와 직결된 문제이기에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납북자, 국군포로송환문제, 인권문제 등 심각한 현안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 북한지도부가 직면한 인권문제, 경제문제, 핵문제 등 각종 잘못을 면책 시켜주는 '이벤트 행사'로 전락하지 않느냐는 우려를 낳게 했다.

이미 LA에서는 지난 2일 LA교육 문화원에서 남북정상회담 국군포로 문제 건의 특별 강연회가 열려 “남북정상회담에서 모든 국군포로와 6.25 전쟁납북자 문제를 정직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그 어떤 화해와 평화의 퍼포먼스도 거짓”이라고 목소리 높힌 바 있다.

이뿐 아니라 탈북자를 돕다 중국 감옥에까지 수감됐던 미국 국적 한국인, 윤요한 목사 역시 27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반드시 탈북자 인권 문제가 논의돼야 한다며 탈북자 목소리를 대변한 바 있다.

물론 미주 지역에 있는 탈북자는 역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북한인권에 대해 한국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북한에 강력하게 항의해야 한다고 밝혀 왔다.

남북정상회담이 실질적으로 꺼내야 할 문제를 언급 없이 북한 측의 입장을 반영한 회담으로 끝남에 따라 결국 만남 그 자체 외엔 '빛좋은 개살구'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3일에 두 차례 정상회담 중 첫번째 회담을 마치고 노 대통령은 "논쟁은 없었지만 벽도 느꼈다"며 호락호락하지 않은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남북 간에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