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한 커플을 만났다. 결혼한지 벌써 10년이 된 커플이었다. 그런데 이 커플은 아이를 갖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들은 지금 삶에 만족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들 부부 얼굴 속에 무언가 지울 수 없는 두려움을 찾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단지 당신 삶을 즐기기 위해서 아이를 갖지 않는 것입니까?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까?” 그 커플이 조용히 대답했다. “이 시대가 얼마나 악합니까? 우리 주위에 마약과 폭력과 강간…얼마나 끔찍한 일이 많이 벌어집니까? 우리가 낳은 아이가 이렇게 변할지 누가 장담하겠습니까? 나는 그런 위험을 감당하기 싫어요.” 나는 이 말을 들으면서 측은한 마음과 동시에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십대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모두가 이런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내 아이가 갑자기 흉측한 괴물(?)로 변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스러운 마음이다. 그래서 많은 부모가, 그저 자녀가 무사히(?) 사춘기를 지나가기만 손꼽아 기다리며 기도한다. 어떤 부부는 아예 아이를 가지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부모가 아이를 키울 때 여러 가지 어려움을 만나게 된다. 내 아이가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질러서 우리를 속상하게 하기도 한다. 때로는 학교에서 낙제점수를 받아오거나, 누군가와 싸워서 퇴학을 조치를 받기도 한다.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서 술, 담배, 심지어 마약에 까지 손을 대기도 한다. 너무나 변해버린 아들을 보면서,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절망을 경험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럴 때, 우리 부모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가? 이러한 “두려움”이 크리스천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고 자녀 인생에 대해 마땅히 가져야 하는 관점인가? 우리는 단지 아이가 어서 크기만을 바라면서 살아야 하는가?

목사이면서 상담자인 나는 단호하게 이야기 하고 싶다. 우리 부모는 자녀에 관련한 모든 “비관주의”를 거부해야 한다. 자녀 때문에 한숨 쉬고 앉아서 아이가 어서 빨리 크기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자녀를 키우는 것이 부모 삶을 소모하고, 갈등으로 가득 찬 시간이라는 모든 부정적인 생각을 버려야 한다.

특별히 흉악무도한(?) 십대를 키우고 있는 부모에게 말하고 싶다. 지금 자녀가 지나고 있는 사춘기 기간이 부모 자신에게 위기와 고통의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기회” 기간이다. 이 기간은 부모가 갖게 되는 자녀 양육 황금기이다. 바로 이 시기는 우리가 그토록 오래 뿌렸던 영적인, 정서적인 씨앗을 거두는 시기이다. 우리의 자녀가 하나님 진리를 마음속 깊이 품고, 한 사람의 어엿한 성인으로 하나님 중심으로 섬기는 의미 있는 삶을 준비하게 하는 시간인 것이다. 이 기간에 부모가 “날마다” 하나님 사역을 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우리 자녀를 키우는 시간은 부모가 단순히 무사히 넘어가야 하는 기간이 아니라, 소망과 사명감을 가지고 다가가야 하는 것이다. 이 기간은 하나님께서 우리 부모를 사용하시는 시간이다. 하나님은 이 시기를 위해서, 너무나 철 없는 아이 옆에 우리 부모를 두신 것이다. 이것이 우리 부모가 이 땅에서 이뤄야 하는 너무나도 소중한 사역이다. 비록 힘이 들고 어려워도 이것보다 기쁘고 보람되는 사역은 없을 것이다.

크리스천 부모는 아이를 키우면서 우리 가정을 영적인 훈련 현장으로, 기회 현장으로, 아이를 얻는 현장이 되게 해야 한다. 우리 가정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너무나도 평범해 보이고, 일상이 어쩌면 우리 아이가 임신, 약물중독, 폭력 같은 심각한 일이 생길 때보다 더 중요한 시간이 될 수 있다. 우리 부모가 이 일상적인 시간을 놓치게 될 때, 더 큰 문제가 생겨난다는 것을 왜 모르는 것일까?

가정은 바로 이런 곳이어야 한다. 마지막 한 개 남은 초콜릿을 가지고 형제가 싸울 때, 학교 가기 10분 전에도 입을 옷이 없다고 울부짖을 때, 빨려고 가져 간 옷 속에서 구겨진 성적표를 발견할 때, 친구들과 캠핑 가는 계획을 허락해 주지 않는다고 부모에게 마구 대들 때, 한 주에 두 번이나 지각했다고 학교에서 전화가 올 때, 한 달 동안 자동차 범퍼를 2번이나 찌그러트려 놓았을 때, “엄마, 아빠가 나에게 해 준 것이 뭐 있어” 이렇게 말하면서 부모 마음을 아프게 할 때, “차라리 아빠가 죽어 버렸으면 좋겠어” 이렇게 소리 지를 때…..우리 부모는 이 모든 순간이 삶을 지긋지긋하게 만드는 원인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바로 이 순간을 위해 하나님은 부모를 예비했다. 바로 이 순간이 아이에게 마음 속에 무엇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간이다. 당신은 그 순간 하나님 일군이 되고 있다. 이것은 지극히 높은 부르심이다. 하나님 나라의 온전한 백성이 되는 여행 안내를 당신이 맡은 것이다. 이것은 어떠한 것보다, 어떠한 성공보다 가치 있는 것이다.

부모에게 고한다. 부모여, 사람이 나에게 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라. “나는 골치거리 아이를 둔 부모입니다. 부모로서 자녀를 양육하는 일은 내게 그 어떤 다른 일보다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내가 했던 일 중에 가장 기대 되는 일입니다. 매일매일 놀라운 기회로 가득 차 있습니다. 매일같이 나의 역할이 요구됩니다. 나는 어떤 것과도 이 일을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