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사고 싶은 물건이 있어 잠시 구글링을 한 적이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물건에 대해 잊어버렸는데 나의 페이스북에는 그 물건과 관련된 온갖 광고 영상들이 한동안 계속 떠올랐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분명히 다른 회사인데 어떻게 나에 대한 정보가 서로 공유가 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소위 빅테크 컴퍼니(Big Tech-Company)라고 불리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서로 소비자 개인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마저 들었다.
이제 이러한 첨단 기술을 가진 회사들은 자신들의 제품을 소비자인 우리에게 광고하고 판매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생활습관, 심지어 우리의 정치적인 성향이나 종교심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이들의 영향력에 대해 정말 깜짝 놀랐던 일은 얼마 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자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개정을 영구 삭제해 버린 사건이다.
기본적으로 자유민주주의란 사상의 자유 시장에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 물론 특정인에 대한 명예훼손이나 음란물 등을 유포하면 제재를 받게 되어 있지만, 그것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법적 시스템을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권력을 가졌다고 믿었던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자신들의 기준에 비추어 적절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에서 모두 지워 버렸다. 다시는 이 사람이 트위터라는 플랫폼에서 존재하지 못하도록 말이다. 이 사건은 이 땅에서 거대 기업들이 아무런 권력도 없는 민초들에게 '너희쯤이야 언제든 이 세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만들어 버릴 수 있어. 우리의 뜻에 맞지 않으면 너를 유령처럼 만들어 버릴 거야'라고 위협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이 외에도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세계 최대 기업의 반열에 오른 아마존은 자신들의 기준에 맞지 않는 책을 플랫폼에서 삭제하여 판매를 원천 차단해 버린 경우도 있다. 그 책 중에는 전통 있는 미국 보수주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라이언 T. 앤더슨 박사가 젠더 이데올로기와 트렌스젠더의 실체에 대해 오랜 연구 끝에 내놓은 'When Harry became Sally(해리가 샐리가 되었을 때)'라는 책도 있다. 물론 사람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다시 판매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 아마존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세상에 나올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요즘은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모두 성소수자 운동을 지지하고 있고, 이에 반대의견을 표명하는 보수주의자들이나 기독교인들을 혐오와 차별 세력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보니 성소수자들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의 콘텐츠들은 점점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역시 미국의 유명한 'Prager U(프레이거 유)'라는 채널의 내용이 가짜뉴스이자 혐오와 차별을 조장한다며 자의적으로 없애버리는 바람에 법적인 다툼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프레이거 유'는 유대-기독교적 전통에 따른 보수주의적인 시각으로 시사를 다루는 품격 있는 채널이다.
세계적인 빅테크 컴퍼니들에는 음란물보다 기독교적 콘텐츠가 오히려 더 악하다. 음란물은 사람들에게 쾌락을 주고 즐거움을 주지만 기독교적 메시지는 사람들을 정죄하고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독교만이 진리라고 주장하니 이런 배타적인 내용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 도대체 한 개인은, 특히 기독교인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빅테크 컴퍼니가 원하는 내용만 받아들이며 살아야 하고, 그들과 반대되는 목소리를 내었다가는 어느새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이러한 세상에서 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제 하나님의 사람들이 움직여야 할 때인 것 같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같은 플랫폼도 지혜롭게 잘 선용하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세상의 플랫폼이 아닌 하나님의 사람들이 세우는 멋진 글로벌 플랫폼이 나왔으면 한다.
우리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이 세상의 악한 메시지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전해줌으로써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킬 수 있는 그런 플랫폼 말이다. 이 일에 준비되고 있는 젊은 사람들이 곳곳에서 세워지고 이들이 함께 네트워크를 이루고 협력하는 아름다운 미래를 꿈꿔본다.
정소영(미국변호사, 세인트폴 세계관 아카데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