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일 낮 12시 정각(한국시간) 평양 모란봉구역의 4.25문화회관 광장. 또 한편의 영화같은 만남이 일어났다.

노무현대통령과 김영남 북측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나란히 무개차에 탄 채 20분 정도 평양 시내를 퍼레이드를 한 후 광장에 들어섰다.

이 광장에는 먼저 도착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기다리고 있었고, 노 대통령은 천천히 차에서 내린 후 김 위원장에게 다가가 뜨거운 악수를 나눴다.

7년전의 뜨거운 포옹이나 환한 웃음은 없었고 만남의 중요성을 인식한 긴장된 표정였지만 만남 그 자체 만으로 벅찬 감격을 느끼게 하는 순간이였다.

이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권 여사와 가볍게 악수를 나눴고 노 대통령과 권 여사는 북한 인민군 의장대 사열을 받았다.

회관앞에는 수천명의 평양시민들이 붉은색·분홍색 꽃술을 흔들며 ‘북한식 환영인사’로 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했다.

노 대통령은 환호하는 북한 시민들에게 답례인사를 한 뒤 권 여사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백화원 초대소로 향했다.

이날 오후에는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만수대 의사당에서 공식 면담을 가지며, 남북 간 경제협력 강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전반적인 남북관계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후 저녁에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오전 9시 5분(한국시간) 분단 이후 군통수권자로는 처음으로 도보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녘땅을 밟았으며 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기 직전 권 여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한 뒤 ‘평화메시지’를 담은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저의 이번 걸음이 금단의 벽을 허물고 민족의 고통을 해소하고 그동안 당해왔던 우리민족의 그 많은 고통들을 넘어서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