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이슬람 전략은 뭘까. 왜 이슬람은 ‘평화, 사랑, 용서’ 종교라고 하면서 테러와 납치 행위를 계속할까. 김선일 씨 피살사건이 있은 지 3년 만에 일어난 아프간 한국인 피랍사건은 우리에게 ‘이슬람의 무엇을 알고 있나’에 대한 점검을 요구한다. 나아가 ‘이슬람에 어떻게 대응하나’에 대한 원칙과 판단까지도 요구하고 있다.

이슬람과 이슬람 세계를 다루는 수많은 서적이 있지만 대개 친이슬람 혹은 친서방 노선에서 접근, 이슬람을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더구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이슬람 성장 전략을 알기 쉽게 체계화한 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 남침례교 부총회장으로 30여 년간 이슬람 세계를 연구해 온 윌리엄 와그너 박사 저서 ‘이슬람의 세계 변화 전략’은 이슬람 성장 전략을 다루며 이제껏 다뤄지지 않은 이슬람 또 다른 모습을 심도있고 객관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슬람 전략을 ‘마크로’(전 세계와 가치관 변화 사역), ‘메타’(큰 그룹과 기관 사역), ‘마이크로’(개인과 지역그룹 사역)로 구분하는 반면 저자는 이 책에서 이슬람 핵심 전략을 최초로 ‘다와’(포교), ‘지하드’(성전), ‘모스크’(사원)라고 정의한다. 기독교 ‘선교’와 같은 의미인 ‘다와’는 이슬람 포교자인 ‘다이’ 사역을 비롯해 이슬람 교육, 무슬림 공동체 세우기, 교도소 사역, 소수민족 사역 등 폭넓은 포교 활동을 뜻하는 무슬림 가장 중요한 의무다. 이 ‘다와’는 ‘가는’ 것을 중시하는 기독교 선교와 달리 ‘오는’ 것을 강조하고 포교를 위해 무력 사용도 유용하다고 보는 것이 기독교 선교와 큰 차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또 코란에 따르면 ‘지하드’는 큰 의미 지하드와 작은 의미 지하드가 있다. 전자는 자기 죄와 싸움과 알라 가르침에 대항하는 모든 것에 대한 전쟁을 뜻하며 후자는 이슬람 확장을 위한 성전(聖戰)을 의미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 지하드가 큰 의미 지하드, 곧 ‘내적 투쟁’이라고 보는 것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 이유를 저자는 코란과 이슬람 교리로 설명한다. 코란은 시기에 따라 메카와 메디나 두 도시에서 기록됐다. 이슬람 지지기반이 약했던 메카에서 쓰여진 코란은 사랑과 평화, 용서를 강조한 반면 메디나에서 쓰여진 코란은 폭력과 전쟁을 앞세우며 비무슬림에 대한 성전을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이슬람 교리는 가장 최근 계시만 유효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먼저 기록된 계시는 ‘폐기’된다는 뜻이다. 이에 이슬람 영향력이 강한 국가에서 지하드는 메디나 코란에 따라 매우 폭력적인 개념으로 해석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는 세계 주요 도시에 활발하게 건축되고 있다. 영국 런던에는 1960년까지 1개 모스크밖에 없었으나 지금은 6백 개 이상이 생겼다. 미국에도 총 1천2백여 개 모스크 중 5분의 4는 대도시 인근에 세워졌다. 이슬람은 호전적인 민족성으로 고대 유럽을 정복했던 켈트족 선교 방식처럼 주로 길가에 모스크를 세우는데 나이지리아 북부에서는 주요도로를 따라 1마일마다 모스크를 세우고 있다. 모스크 건축과 유지에 필요한 엄청난 재정은 오일달러로 부를 쌓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과 서구 무슬림이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이민’을 4번째 전략으로 추가할 수 있다고 말한 저자는 이민정책이 가장 성공한 곳이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 국가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이슬람은 특히 서구 기독교 국가에서 경이로울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 1989년부터 1999년까지 이슬람 인구는 유럽에서 100% 이상 증가하고 미국에서 25%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5년간 모스크 예배인원이 75% 이상 늘어났다. 이슬람은 단지 그 수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군사력도 증강하고 있다. 막강한 경제력과 종교 열정으로 전 세계 이슬람 선교 운동을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 경우 무력을 통한 개혁을 주장하는 와하비(Wahabi) 운동 신봉자라고 저자는 밝혔다.

그는 이슬람이 지금처럼 계속 확장된다면 사무엘 헌팅턴 말처럼 기독교 중심 서구 사회와 이슬람 세계 사이에 대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고 암시하고 있다. 2001년 9·11테러, 2003년 이라크 전쟁이 이를 확증해 준 축소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지금도 종교 단체 간 대결, 신학적 대결, 영적 현상 및 회심 대결 등에서 양 종교는 팽팽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테러와 대 테러 전, 종교 박해와 같은 형태로도 능력 대결은 계속되고 있다. 저자는 이 대결이 더욱 격렬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한편 저자는 샤리아(이슬람법)에 의한 신정정치가 가져온 가난과 공포 정치, 음성적 문화 양성 문제를 고발하고 상황에 따라 폭력과 살인을 신성시하고 장려하기까지 하는 이슬람 사회를 지적하기도 한다.

저자는 책 말미에 이슬람의 성공과 실패를 각각 12가지로 단순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 중 몇 가지만 소개하자면 △국제 무역 △유학생 선교사 파송 △서구에 맞는 이슬람 신학 설명 △협박과 테러로 인한 공포감 조성 △이슬람 이미지 개선 △이슬람의 단순성 부각 등을 성공 요소로, △강요나 출산에 의한 성장의 한계 △세계적 지배문화로 자리매김 못함 △지하드와 테러로 인한 ‘평화의 종교’ 인식 실패 △모스크 수용인원 확보 못함 △민주적 무슬림 국가 건설 실패 △청년 교육 시스템 제공 실패 등을 실패 요소로 들 수 있다. 그러고 나서 저자는 이슬람의 확장 앞에서 전혀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다만 기독교인들은 더욱 참된 신앙을 실천하고 예수 그리스도 진리를 전하는 데 적극적이 될 것을 요청한다.

‘이슬람은 어떤 종교인가’에 대해 한번쯤 궁금증을 가져 본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이슬람에 대한 수많은 객관적 통계자료와 다양한 질문에 대한 시원한 해답을 얻을 것이다. 특히 이슬람 성장 전략을 알아가면서 이슬람 본질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생긴다는 특징이 있다. 또 책 구석구석에서 기독교와 이슬람을 비교 분석하며 소신껏 자신의 이해와 입장을 펼쳐나가는 저자를 만나면서 이슬람에 대해 아직도 혼란스러워 하는 기독교인이라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