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상황이 좀처럼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는 나라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여전히 재확산의 불씨가 남아있는 것입니다. 한국만 보아도, 확진자가 나오질 않는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얼마 전 전환했지만, 채 며칠이 지나지 않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비단 한국에만 국한될 일이 아닐 터이기에, 정말 온 세계 사람들이 함께 마음을 모을 때가 아닐 수 없습니다.
현재 워싱턴주는 6개 카운티를 제외한 대부분의 카운티에서 제한적으로 나마 교회당 예배를 드릴 수 있습니다. 지난 주부터는 타코마에서도 50명까지 교회당 예배가 허락되었습니다. 하지만 참석률이 그리 좋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모이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입니다. 온라인으로 예배하는 것에 익숙해진 것입니다. 예, 연세가 많은 분들이나 기존 질병이 있는 분들은 좀 더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재확산의 통로가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좀 더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모이는 직장에 출근도 하고, 마트에 가서 장도 보면서 하나님께 예배 드리러 오는 것을 주저한다면, 그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정말 내게 믿음이 있는가...살펴봐야 하는 것입니다. 반복해 말씀드리지만, 바이러스는 분명 조심해야 하지만, 두려워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진 작가 김동신 씨가 쓴 '기도하는 섬, 소록도'란 책이 있습니다. 그는 한센인들의 감동적인 신앙을 소개하기 위해 어느 날 소록도 소재 중앙교회의 새벽기도회를 참석했다가 충격을 받습니다. 새벽 3시, 아직도 캄캄하기만 한 시간인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모여 기도를 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겨울비가 내리는 차가운 아침 공기를 무릅쓰고 모인 것입니다. 그중 저자의 눈에 들어온 한 사람... 맨 앞줄에 앉아 찬양과 기도를 멈추지 않고 있던 그는, 팔과 다리가 없는 한 할아버지였습니다. 밖에는 비마저 내리고 있는데, 저런 분이 어떻게 이 새벽에 이곳까지 오셨을까...라며 의아해하던 저자는, 기도회를 마치고 그 할아버지를 따라가기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는 꼬물꼬물~ 혼자서 예배당 문까지 기어가셨습니다. 그리고는 그리 높지 않은 문턱을 힘겹게 넘으시더니, 빗물이 흥건히 고인 차가운 시멘트 바닥을 향해 다시 꼬물꼬물 기어가기 시작하셨습니다.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렇게 비를 맞으며 하염없이 길바닥을 기고 계시던 할아버지가 찬송을 부르고 계셨다는 사실입니다.
여수 순천 반란 사건으로 두 아들을 잃은 손양원 목사님이 장례식 장에서 10가지 감사의 제목을 나누신 적이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미국 유학 가려고 준비하던 내 아들, 미국보다 더 좋은 천국에 갔으니 감사..."입니다. 여러분들은 이 감사가 이해가 되십니까? 길바닥을 기며 찬송을 부르시던 그 할아버지의 찬송이 이해가 되십니까? 세상은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찬송이요, 감사입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당연하고도 마땅한 찬송이요 감사일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영원한 기업을 받으셨습니까? 그렇다면, 고난을 무릅쓰고라도 예배할 이유가 우리에게 있는 줄 믿습니다. 모든 것을 뛰어넘는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실 수 있는 우리 모두 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