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와 신앙을 분리하지 않고 균형 잡기란 쉽지 않다. 특히 일터에서 행복한 대인관계 유지와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일은 힘들다. 예수님은 우리를 섬기려고 오셨고 그 섬김이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면 가능하다. 우리는 각자의 재능을 받고 태어났기에 다른 사람의 길에 기웃거릴 필요가 없다. 인간의 본성은 이익을 위해 일하는 존재다. 생계나 가족 부양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 출세와 성공을 위하는 사람, 일을 안 하면 무엇을 할지 모르기에 일을 해야 하는 사람, 일 자체를 즐겁게 여기는 사람 등으로 구분된다.
일이란 강조하는 맥락에 따라 몇 가지 용어로 사용된다. 첫째, 오큐페이션(occupation)ㆍ잡(job)은 생계유지나 경제적 보수를 얻기 위해 일을 할 때 사용된다. 둘째는 프로페션(profession)은 사회적 위상이나 지위가 담겨 있는 전문직을 의미한다. 서양에서 유래한 전문직 개념은'신앙을 고백(profess)한다'라는 종교적인 색체가 담겨있다. 종교의 영향력이 커서 대중 앞에(pro) 스스로 헌신하겠다고 고백한(fess) 성직자를 전문직으로 여겼다. 셋째는 보케이션(vocation)ㆍ콜링(calling)은 신으로부터 부여된 소명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생계를 위한 일은 잡(Job), 자신의 성장을 위한 일은 전문가(profession), 정체성을 지닌 일은 소명이라고 할 수 있다.
소명은 인간이 추구해야 할 의지나 목표가 아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들어야 할 내면의 부름이다. 내가 원하고 이루고 싶은 것을 구하기 전에 내가 어떤 존재인지? 내 인생의 가치가 무엇인지? 를 하나님께 귀 기울여 응답을 받아야 한다. 소명은 세상이 알려주는 처세술이나 삶의 기술이 아닌 믿음의 선물이다.
직(職)의 시대는 저물고 업(業)의 시대로
4차산업혁명의 핵심은 초지능과 초연결의 차세대 과학혁명이다. 대부분의 직업은 인공지능·로봇에 의한 대체되거나 소멸할 것이다. 고정된 직(職·job)이 사라지고 한 명이 여러 종류의 업(業·vocation)을 수행하는 시대가 도래 했다. 여기서 직은 주어지는 직무로 타이틀 명함에 있는 내용이다. 업은 하늘이 주신 엄숙한 사명, 목숨이 걸린 일의 기초다.
부자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가는 길이 돈을 버는 직업이 아닌 소명의 일로 바꾼 천직의 사람들이다. 업을 찾는 것은'내 마음의 보물찾기'처럼 어렵지만 극복해야 할 과제다.
요즘 청춘들에게 업을 찾기는커녕 직도 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젊음 이들의 직장 선호 1위는 연봉이고 그다음은 안정성, 소질이다. 모 취업사이트에서 설문조사가 있었다. "삼성전자 입사와 7급 공무원 되는 것"중에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의 물음에 대부분이 공무원을 선택한다. 그 이유는 안정성으로'길고 가늘게'가기 위함이다. 혁신과 희망을 잃어버린 미래는 암울하다. 인생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다.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업을 찾는 것이 행복이며 보람이다. 업으로 가면 직을 찾지만, 직으로 가면 업을 잃는다.
크리스천으로서 업과 소명을 갖는 방안을 찾아보자.
첫째,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재능과 능력을 개인적 이득에 앞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자아에 집중하고 다른 누구와도 비교하지 말고 주신 은혜에 감사한다. '베스트 보다 유일한 '일을 찾아 집중력과 상상력을 발휘한다.
성경은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한다. 노동은 하나님이 인류를 위해 창조하신 낙원에도 있었다. 예수님도 이 땅에 오실 때 목수로 오셨고 제자들도 모두 직업이 있었다. 일을 하지 않으면 존재의 중요성 일부를 포기하는 것이다. 일이란 필요악이 아닌 선의 증거이다.
둘째, 부르심이 선행되어야 한다.
16세기 종교 개혁자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는 당시의 금욕적인 이상과 세속적인 직업에 대한 비판에 반대했다. 세속적인 직업들도 충분한 영적 중요성이 있다. 소명은 성직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어떤 일에도 적용될 수 있다. 자신의 일을 열심히 수행하고 신을 기쁘게 하며 인류의 복지 향상에 기여하는 소명이 될 수 있다. 루터는 구원을 일차적 부르심으로, 직업을 이차적 부르심으로 간주한다. 루터는 헬라어 성경을 독일어 성경으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일이란 단어를 당시 독일어에 없던 '부르심(Befuf)'으로 새롭게 만들어서 사용했다.
셋째, 인격적 만남과 삶으로 실천하기
하나님은 내게 모세와 같은 지도자가 되지 못했다고 꾸짖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삼손과 같은 장수로 살기를 원하지 않으신다. 우리가 저지른 수많은 실수도 용납하신다. 다만 거짓 입술과 행하지 않는 믿음을 꾸짖습니다.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살후 3:10) "거짓 입술은 여호와께 미움을 받아도 진실하게 행하는 자는 그의 기뻐하심을 받느니라"(잠12:22)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엡6:4)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야 한다. 만나는 것은 삶의 변화를 의미한다. 믿음으로 의롭게 되며 믿음으로 구원받는다. 믿음의 증표는 자신의 삶에 대한 회개와 크리스천의 소명을 드러내게 된다. 극단적인 도덕주의자들의 계율과 고행으로 믿음을 가질 수 없다. 이성과 규범의 교훈으로 남의 인생을 살려는 의지도 소용없다. 인간은 죄성을 가진 약한 갈대에 불과하다. 소명을 갖고 살 때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뒤집어지고, 삶의 우선순위가 바뀐다. 물질이 아니라 하나님이 먼저 보인다. 성공의 관점이 아닌 그분의 말씀으로 살아간다. 세상을 보는 방식과 방향이 이전과는 다르다. 예수님의 말씀을 삶에 적용하며'예수님이시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예수님을 전폭적으로 신뢰한다. "스스로에게 한 일만이 내 세상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 '나에게 이익을 주는 일인가, 아닌가?' 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인지?'로 관점을 바꿔라. 어리석은 사람에서 세상을 이기는 선한 종이 되기를 기도한다.
김진혁 박사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한국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 감사, 행정학 박사)
저서 '죽기 전에 크리스천이 꼭 해야 할 66,77,88가지', '성화와 함께 읽는 365일 성경', '기회', '품격인생'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