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100주년을 맞아 재일대한기독교회 총회를 앞두고 지난 14일(금) 오전 10시께 오사카에서 목회중인 정연원 목사를 만났다. 100주년 맞이 총회와 교회 관계 행사 관계로 교직자들과 회의를 하던 중에 만난 그는 당일 날짜와 오전이라는 약속만을 한 채 불쑥 찾아온 기자를 여느때처럼 반겨주어 오히려 감사했다.

창립 8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오사카교회의 담임 정연원 목사는 사실 일본내 한인 목회자 중 누구에게 물어도 인정과 증거를 받고 있는 목회자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교회의 역사와 크기나 총회의 직분 때문은 아니리라’ 생각해오던 기자는 무더운 날씨로 손에 벗어든 윗옷을 “우리 집에 왔는데 편안하게 하자. 예수님도 편안하게 사셨다”며 손수 옷걸이에 걸어주는 그의 모습에서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평소 온화한 인품과 겸손으로 교회와 성도를 섬기고 이끌어 온 바로 그 모습이 이유였던 것이다. 정연원 목사에 대한 주변 목회자들의 증거는 분명 겸손으로 허리를 동인 그가 ‘일본 선교를 위한 지도자’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라 생각된다.

한국 예장 통합 파송선교사인 정 목사와의 대화는 최근 예장 통합 총회 참석에 관한 대화에 이어 내달 8일(월)부터 열리는 재일대한기독교회 총회로 자연스레 이어졌다. 다음은 오사카교회에서 재일동포 선교에 힘을 쏟고 있는 정연원 목사와의 대화를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 다음 달이면 100주년을 맞이하는 총회가 개최됩니다. 어떤 의미가 담겨 있습니까.
“재일대한기독교회 총회는 다양성이 있다. 총회때마다 느끼는 것은 우리가 신학적인 배경 신앙적인 배경은 조금 달라도 재일대한기독교회 총회라는 교단을 중심으로 잘 참석하시는 목사님들이나 장로님들이 참 고맙다.

또 재일대한기독교회는 작은 총회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예장 통합·합동이 큰 교단인데 그곳과 대외교단적인 관계는 일대일이다. 세계 교회안에서 작지만 일대일의 교단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으니까 이것은 힘든 부분이기도 하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기회이기도 하다. 에큐메니컬하고 세계교회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재일대한기독교회가 그래서 일본안에서 재일교포 선교를 감당해 올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서 재일대한기독교회 총회가 재일 동포들의 삶과 격리된 것이 아니었다. 인권적인 문제나 어려움을 당할 때 우리의 문제로 생각하고 교회가 앞장서 왔다. 지문거부운동을 비롯해 지금까지 재일동포의 생존권과 관계된 부분들을 우리 총회가 우리의 문제로 교회의 문제로 선교의 문제로 생각해 지금까지 잘 감당해 왔다고 생각을 한다.”

- 교단내에서 신학적·신앙적인 배경이 달라서 충돌하는 부분은 없습니까.
“당연히 있다. 예를 들어 선교사님들 같은 경우는 재일대한기독교회 총회가 가지고 있는 교회 신조와 같이 개혁교회, 프로테스탄트교회의 기본적인 공통점도 있다. 하지만 극단적으로 감리교 배경을 가진 분들이 재일대한기독교회 총회에서 일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감리교회는 한국에서 (교단의)정치적인 배경이 다르다. 그래도 재일대한기독교회의 정치에 따라 오니 그런 면에서는 재일대한기독교회 총회가 가지고 있는 다양성이 장점이 될 수 있다. 다양성 가운데서도 일치성을 모색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그러다보면 소외 그룹이 생겨 염려가 된다. 그것이 총회의 과제인 것 같다.”

- 작년 2006년에 통과된 외국인 입국지문체취법이 오는 11월부터 실시하게 되었는데 총회내에 이에 대한 움직임이 있습니까.
“본인도 조심스럽다. 예를 들자면 그 법(입국지문체취법)을 만들고 나서 처음으로 미국에 갔을 때 마침 아시아에서 비행기들이 같이 도착하는 시간대였다. 그래서 (입국심사장소에)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1시간 30여 분을 기다렸다.

일본 젊은 친구들도 있었는데 ‘자신들도 여러 차례 미국에 왔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줄을 서 있으면서 1시간동안 있으니 서로 이웃이 되었다. 그래서 “내가 사실 재일한국인데 사실 여러분들, 일본에 들어가는 외국인들도 이 정도로 힘들다. 여러분은 여러분 나라에 들어가니까 간단히 체크하고 들어가지만 여행하러 오는 사람들뿐만이 아니고, 우리 같은 거주자는 간단히 들어가지만 꽤 까다롭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이런 것도 인권하고 관계가 있는 것이다”이라고 했더니 “아. 그렇군요“라고 반응을 한 적이 있다.

일본 정부는 현재 특별영주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뭐라고 하냐면 ‘우리가 당신네들을 여기서 살으라고 해서 있는 것이 아니고 그냥 당신들이 여기서 사는 것을 인정하는 것 밖에 없다’는 식의 발언을 함으로 우리뿐만이 아니고 일본기독교단을 비롯해 그런 운동을 하는 쪽에서는 상당히 격화되기도 했다.

교회는 지금 일본이 우경화 되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인권문제와도 관계가 있다. (2000년도에)일본이 지문체취하는 것을 겨우 막았는데 이번에 재활시키는 것이다. 그런 면에 있어서 성명서가 나올지 모르지만 우리 총회가 그런 시대적인 문제에 대해서 입다물고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을 한다. 이번 총회를 계기로 해서 그런 문제들도 나왔으면 하는 개인적 바램은 있다.”

- 10월에 개최되는 재일대한기독교회 총회 이슈라면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내년(2008년)에는 총회가 100주년을 맞이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총회는 정말 중요한 총회이다. 결국 100주년을 맞이하는 총회의 선교적인 방향과 또 하나 중요한 것은 100주년 기념 행사를 치루는 것이다.

행사중에도 하드적인 부분으로 선교센터와 신학교를 건립하는 것이다. 그리고 100주년 행사로 2008년 10월 13일에 재일대한기독교회 100주년 기념식이 있다. 소프트적인 부분은 ‘일본사회속에서 정말 우리가 선교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느냐’ 하는 것에 관해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면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총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을 하지 않으면 일본사회속에서나 재일동포사회속에서 재일대한기독교 총회가 어떤 의미에선 존재의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

- 재일대한기독교회의 새로운 100년도 재일동포 중심의 선교가 되는 것입니까.
“예를 들어 일본기독교단과 일본기독교회와의 협약을 재일대한기독교회 총회의 형성 과정에서 보면 역시 우리는 제일 동포가 중심이다. 교회를 세우고 인정하는 과정에서 일본인들을 오지 말라고 할 이유도 없지만 우리의 선교 과제는 재일동포에게 있다는 정체성을 우리 스스로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최근에 오시는 선교사들도 얼마든지 재일대한기독교회에 들어와서 편안하게 같이 선교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물론 앞으로 선교의 방향성 같은 것을 정해야하고 크게 100년은 힘들더라도 10년 단위로 잘라서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최근 한국에서는 아프간 사태로 여론이 분분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설교에서도 한 두차례 다룬 적이 있지만 그것이 걱정이다. 교회의 사명은 선교임이 분명한데 방법이라던지 아프간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또 반대로 교회가 사회에서 교회의 역할을 잘 감당해 왔다면 이런 비판은 안 받을 것이다. 사회적인 분위기가 좋지 못했던 것은 오히려 하나님이 이런 때를 통해서 한국교회가 다시 반성하고 선교의 방법을 생각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정말 우리의 과제는 땅끝까지 복음의 증인의 삶을 사는 것이다. 그 일은 계속해야 한다. 배 목사님 같은 경우는 젋은 목사님이 그런 일을 당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것이 (아프간에)좋은 밀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