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남씨는 30년 동안 의사생활을 했고, 시부모를 모시고 두 아이를 키우며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던 사람입니다. 그녀는 2001년 2월 마흔세 살의 나이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그렇게 생각했지만 15년간 불치병을 앓으며 깨달은 한 가지가 있었습니다. '그냥 재미있게 살아라.'
"지금껏 살면서 한 가지 후회하는 게 있다면 스스로를 닦달하며 인생을 숙제처럼 살았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작 누려야 할 삶의 즐거움들을 놓쳐 버렸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행히 나는 하고 싶은 게 아직도 참 많다. 지금 이 순간에도 꿈꾸기를 멈추지 않아서인지 사는 게 재미있다."
그녀는 예전에 감사할 게 이렇게 많은 줄 생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파킨슨 병을 통해 그녀는 몇 가지를 배웠습니다.
첫째, 단점을 애써 고치려 하지 말고 그냥 장점에 집중하자.
병에 걸린 후 집을 지고 다니는 달팽이가 된 기분이었다고 합니다. 몸이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른쪽 다리가 먼저 약해지자 튼튼한 왼쪽 다리에 힘을 주면 오른쪽 다리가 쫓아왔다고 합니다. 반대로 약한 쪽에 포커스를 하면 절대로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단점은 그냥 두고 장점에 힘을 쓰기로 했습니다.
둘째, 마이크로 월드(Micro World)를 발견하다.
바쁠 때는 모든 것을 스쳐 지내 보냈습니다. 나뭇잎에 매달려 있는 물방울을 보니 소우주가 담겨 있었고 참 아름다웠습니다. 고통스런 밤이 지나고 새벽이 오는데 해뜨기 직전 하늘이 그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습니다. 금붕어 밥을 주는데 조그만 입을 오물거리는 게 그렇게 예뻤습니다.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게 불행 아닐까요? 주님은 우리의 눈을 뜨게 해주시고, 우리의 감각을 살려주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십니다.
셋째, 겸손을 배우다.
요즘 편안해 보이고 표정도 부드러워졌다는 얘기를 듣는답니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 "내 병이 제 스승이지요."라고 대답한답니다. 예전엔 한계를 모르고 잘난 줄 알았는데, 이제는 겸손해진 것이지요. "제가요 예전엔 돈과 미모밖에 없었거든요. 근데 나이가 드니까 병하고 빚 밖에 안 남았어요."라며 웃는다고 합니다. 항상 기뻐하고 매 순간 기도하며 모든 일에 감사하며 사는 것이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라고 성경은 말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