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를 지나면서 비교적 많은 분들이 제게 연락을 주셨습니다. 지금 세상이 어찌 돌아가고 있고, 어떤 말들이 돌아다니고 있고, 또 본인은 어찌 지내시고 있는지...를 전해주시면서 마지막엔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씀들을 하셨습니다. "목사님 힘내세요. 곧 지나가겠지요..."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위로가 되었습니다.
지난 화요일 오후, 교역자들과 함께 교회에서 점심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식당 테이블마다 꽂혀 있는 노란 꽃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창립 29주년이라고, 권사님들이 주일 친교를 위해 테이블마다 꽂아 놓으신 봄 꽃들이었습니다. 참 예뻤습니다. 꽃병 하나를 마주하고 앉아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우리 교인들이 너희들을 보지 못했구나..." 이 지역 코로나19 바이러스 상황때문에 지난 주일엔 결석자들이 유난히 많았을 뿐 아니라, 또 점심 식사도 To Go 도시락으로 대체했기 때문입니다. 고개를 숙인 채 벌써 시들어가고 있는 예쁜 꽃들이 꼭 지난 주 우리 교회 모습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주는 교회 창립 29주년 기념 주일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우리 교회 생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토요일 오전부터 적지 않은 교인들이 함께 모여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또 교회학교 학부모회에 속한 몇몇 교우들은 아이들을 위해 2층 예배실과 트레일러 예배실을 대청소하기도 했습니다.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그렇게 주일을 예쁘게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토요일 밤이 되면서 교인 가운데 확진자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상황이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분이 한국을 다녀오신 후, 스스로 조심하시는 차원으로 교회엘 전혀 오시지 않았고, 또 교우들을 만나신 적이 없다고 광고를 했는데도 이런 저런 루머가 퍼지면서 결국 적지 않은 분들이 주일예배를 빠지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아팠던 것은, 여기 저기 보이는 빈 자리 때문만이 아니었습니다. 막연한 두려움때문에 확인도 안 된 말들을 남발하고 있는 세상과, 또 그런 말들에 휩쓸려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소위 '그리스도인'들, 그리고 '소문'이라는 이름의 비수에 찔려 힘들어 하고 있는 교우들을 보면서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예수께서 하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 주님께서 이 재앙을 통해 지금 이 말씀을 하시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주간 동안, 이 말씀이 제 마음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이런 질문들이 계속 마음을 맴돌았습니다. "말세, 말세, 말은 하면서 우리는 정말 그 '말세'라는 시간에 준비가 된 것일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기가 그리스도라고 말하는 시대를 지나고 있는데, 정말 난리와 난리의 소문을 듣는 시절을 지나고 있는데, 정말 우리는 믿음으로 이 '말세'를 지나고 있는가...라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 때에 사람들이 너희를 환난에 넘겨 주겠으며 너희를 죽이리니 너희가 내 이름 때문에 모든 민족에게 미움을 받으리라 그 때에 많은 사람이 실족하게 되어 서로 잡아 주고 서로 미워하겠으며...많은 사람의 사랑이 식어지리라."(마 24:9-12)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마지막 때입니다. 서로 사랑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서로를 지켜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마지막 시대를 함께 지나는 성도들이 서로 간에 지켜야 할 믿음의 신의라고 저는 믿습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