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지역에서 ‘단기선교’라는 용어가 효과적이지 못하다. 이것은 이슬람권에서 근 20년을 살아 본 경험을 통해서 하는 말이다. 선교사 신분으로 어찌 이런 황당한 주장을 하느냐고 반문을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누가 뭐래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렇게 말하는 이유를 설명하자면 이렇다.

선교를 하려면 그 지역 문화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문화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언어 문제다. 언어 속에 그들 사상 흐름이나 신앙이나 역사나 풍습이나 모든 것이 다 들어있다. 그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이 단어 의미이다. 똑같은 단어지만 문화권에 따라서 의미가 엄청나게 다르다. 무슬림권에서 선교를 하려면 무슬림이 사용하는 단어 의미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천국이란 단어를 생각해 보자. 기독교인 천국은 태양 대신에 하나님 영광의 빛이 비추며 천군천사가 찬양을 부르며 늘 기쁨과 영광이 충만한 곳을 의미하는데 이슬람에서 말하는 천국은 말할 수 없이 예쁜 선녀(아랍어로 후리:hrui)들이 술잔을 받쳐 들고 침대에 몸을 기대 누워서 눈을 내리깔고 기다리는 곳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예수를 믿으면 천국에 간다”는 말을 현지어로 외워서 그들에게 전했더라도 이것은 복음을 전한 것이 아니다. 우선 천국이라는 단어 의미를 바로 잡아 주지 않으면 듣는 이들이 복음과는 전혀 다른 상상을 하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선교”라는 단어 의미가 기독교와 이슬람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이슬람에서는 전 세계에 약 200만 명 선교사를 파송했다고 한다. 그들의 임무는 이슬람을 전 세계에 퍼뜨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독교 선교사처럼 개인 전도나 노방 전도 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이슬람 선교는 우선은 막대한 오일 자금이나 산유국의 고위 인사를 초대해 대상국가 정부 고위 인사에게 접근해서 정책적으로 제도적으로 국가의 합법적 지원을 받으면서 활동한다. 그들과 친분을 이용해 이슬람 선교에 방해되는 법을 바꾸며 교과서를 바꾸며 매스컴을 장악하는 등 국가 체제를 서서히 전복시키는 방법을 우선한다. 즉 다른 말로 하면 일종 간첩이다. 그래서 장기 선교사는 고정간첩으로 보고 단기 선교사들은 특수 목적 공작원 정도로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단기 봉사단”이라는 이름보다 “단기 선교팀”이 그냥 더 그럴듯하고 듣기가 좋아서 1-2주 다녀오는 것을 “단기 선교”라고 부르지만 그들이 듣기에는 “단기 간첩단” 혹은 단기 공작원 정도로 들리는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혐오스런 명칭을 굳이 사용해야 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사실 이슬람권에서는 1-2주 동안에 그들이 1400년 가까이 대대로 섬기던 종교를 바꾼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냥 그들의 문화를 체험하고 오는 것이다. 그냥 학술 조사 차원에서 통계를 조사하고 사진 몇 장 찍고 돌아오는 것이다. 이것을 굳이 '선교'라는 이름으로 불러 스스로를 미운 물건으로 만들 이유가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슬람지역 모스크라든지 불교권 사원이라든지 하는데 가서 힘차게 찬양을 하거나 통성기도를 하는 행위가 우리는 그들이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알면서도 다 눈감아 주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행위들을 하고 지나가면 그 지역에서 장기 사역을 하는 사람은 얼마나 입장이 난처해지겠는가? 이는 기독교에 대해서 호감을 가지고 있던 사람에게 마저도 외면당하고 스스로 선교 길을 막아 버리는 행위들이다.

생각해 보라. 만일 스님이 장삼을 입고 교회 마당에 앉아서 목탁을 두드리며 나무 관세음 보살... 한다면 성도의 느낌이 어떻겠는가를... 선교는 사람 마음을 바꾸는 것이지 땅을 밟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소리를 무조건 외치고 다니는 것은 하나님에게나 사람에게나 보기에 민망한 일이다. 이슬람권에서는 수십 년을 살면서도 한 사람 열매도 얻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데 한 두 주간 만에 몇명 모아놓고 뭣을 했다고 해서 성급한 열매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슬람 지역에서는 특히 과시형 행사나 한탕주의적 행사를 통해서 효과를 보려는 생각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비용만 많이 들어가면서도 현지인에게 기독교에 대한 혐오감만 증대시키고 그들의 심령을 변화시키는 효과는 거의 없다.

그러므로 이슬람권에서는 단기선교는 없다. 장기 선교사도 선교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데 단기선교가 웬 말인가? 앞으로는 단기 선교라는 말 대신에 단기 조사팀(Short term research Team) 혹은 단기 문화 여행(Short term culture trip) 혹은 서방세계처럼 비젼 트립(Vision trip)등 용어로 대치해야 할 것이다.

[본국 이란인교회 이만석 선교사는 2004년 12월 현지인에게 복음을 전했다는 이유로 강제추방을 당하기 전까지 이란 테헤란 한인교회에서 19년 동안 사역을 감당해 왔다. 이만석 선교사는 강제 추방 이후 본국으로 돌아와 서울광염교회(일명 감자탕 교회. 조현삼 목사) 후원으로 한국이란인교회를 세웠고, 현재도 이란 선교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