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와 성도가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가능한가?'
이 질문은 목회자와 성도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일 것이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해 헤어지기도 하고, 서로 성숙하게 문제를 해결해 더 큰 부흥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렇다면 교회에서 일어나는 갈등은 목회자가 목회를 잘못했기 때문인가? 이에 대해 뉴욕동부교회 황영태 목사는 "좋은 목사와 좋은 성도 사이에는 반드시 갈등이 존재한다. 갈등은 성장을 위한 발전이기 때문이다. 갈등은 함께 성장하기 위한 기회다"고 강조하며 "그 기회는 하나님이 주셨는데, 잘못하면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고 밝혔다.

도널드 위니코트(Donald Winnicott 1897~1971) 대상관계이론(object relation theory)에 의하면, 성장을 위해서는 '안전'과 '대상'이라는 2가지 기본 조건이 필요하다. 위니코트는 아동심리치료를 하며 인간 성장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연구한 학자로, 아이들 성장에는 '안전'(안전하지 못해 심리적으로 위축되면 육체적 성장이 느려진다)과 '대상'(어머니, 아버지)이 필요하며, 부모는 자신에게 안전을 제공해주는 존재다고 밝혔다.

아이 성장에 있어 4가지 단계가 있는데, 1)어머니와 관계를 맺는 것 2)어머니라는 대상을 인식하는 단계 3)엄마와 분리하는 단계(이 단계에서는 엄마 아기 모두 괴로워한다. 아이는 계속 울기만 하고, 엄마는 아기에게 등을 돌리고 싶다. 아기도 엄마를 밀어내고 싶어 한다) 4)환경 붙들기 단계(그러나 엄마는 아이를 사랑하기에 아기를 안고 운다. 엄마도 아기도 어쩔 수 없는 환경에 처한다. 그러나 아기는 이 단계 통해 심리적으로 성장하며 환경을 수용하며 새로운 곳을 향해 꿈을 꾼다)다.

황 목사는 "교회 영적 성장, 인격성장도 마찬가지다. 교회 안에서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불안해하기에 성장이 불가능해진다. 불안하면 화를 내거나, 숨거나, 도망가거나, 숨죽이고 죽은 척 하는 자기보호반응이 나타난다"며 "편안하고 안정 될 때 성장하게 되는데, 교회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기구가 노회다. 교회내 갈등이 생길 때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기관이 노회다"고 설명했다. 또한 "하나님이 지켜 주시고 함께 하신다는 믿음을 가질 때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상에 설명하며 황영태 목사는 "성장 4단계는 일생동안 반복되며, 인격 발달과정이다. 아이에게 엄마가 있듯이, 교회에서는 목사가 그 대상이 된다"며 "권위를 가진 목사는 교인 필요를 충족해야 한다. 교인에게 우리 목사님은 못할 것 없는 최고의 대상이 된다. 다른 이는 못 믿어도 목사님은 믿는다. 그런데 그 이미지가 깨지면, 성도에게는 굉장한 고통이 되는 것이다. 교인 마음에 목회자를 싫어하고 밀어내려고 하는데, 이것은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교회 피할 수 없는 갈등이 생겼을 때 싸움과 대립으로 파국을 맞이하거나, 성장과 이해를 통해 친밀감을 돈독히 할 수도 있게 된다. 황 목사는 "교회 안에서 대립이 생겼을 때 싸우면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기에 목회자가 죽은 척 할 때가 있다. 마음에는 두렵고 내밀고 싶지만 봐도 못 본 척 하고 입을 다물면 결국 파국으로 맞이하게 된다"며 "목회자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크게 마음먹고 성도가 전화했는데, 피곤한 목회자는 '바쁜 일입니까?'한다. 휴가를 통해 목회자가 내면을 돌아보고 쉼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또한 갈등 없이 절대 친밀감을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위니코트 이론을 교회 환경에 적용한 것이 돌탕모임(돌아온 탕자들의 모임)이다. 이 주제로 듀크 신학대 박사논문까지 제출했던 황 목사는 "전 교인이 100% 참석하고 있다"며 "하나님이 우리 진정한 대상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 목사님이 최고다라는 황홀한 꿈은 깨져야 한다. 목사가 진정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언급한다.

그는 뒤섞임(Fusion)과 개별화(Differentiation)에 대해 설명하며 "자기가 교회인지, 교회가 나인지 구별하지 못하면 안 된다. 건강한 교회는 뒤섞여 있는 게 아니라 개별화가 돼야 한다. 건강한 대화는 있는 그대로 들어주는 것이다. 목사가 평신도 교육은 할 수 있지만, 컨트롤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개별화는 그들 스스로 선택하도록, 열어놓는 것이다"고 설명하며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 양을 먹이는 존재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