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6일 오후1시에 우리 교회와 겟세마니선교교회가 서브리스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겟세마니교회는 창립한 지 12년 된 오순절계통(The Assembly of God)의 히스패닉교회입니다. 총16명의 교역자가 봉사하고 있으며, 성도 수는 대략 250명 가량 됩니다. 건물 사정으로 최근까지 파킹랏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연일 100도가 넘는 더위에 아이들과 함께 길바닥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말입니다.

한국교회 한 곳이 우리 예배당을 둘러 보고 간 다음 날이었습니다. 히스패닉 여성으로 부터 한 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다급한 목소리였고, 간절한 느낌이었습니다. '예배드릴 장소를 찾고 있습니다, 꼭 도와 주십시오.....'

저의 마음에 큰 감동이 왔습니다. 마치 저의 모습을 보는 듯 했습니다. 보스톤에서 개척했을 때, 눈길을 달리며 발길 닫는 데로 두드렸던 15개의 교회로 부터 모두 거절 당했던 때가 떠 올랐습니다. 비참하다 못해, 처참하기까지 했었습니다. 스스로에게 말했습니다. '내 죄가 있다면, 교회를 부흥시킨 것 밖에 없다. 아니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 세우신 교회인데, 그 백성들이 그 분을 경배할 장소가 없다는 것이 말이되나!' 참으로 받아들여 지지 않는 현실과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도 하나님께서는 전혀 예상치 못했고, 그 지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예배당을 우리에게 허락하셨습니다.

그날 저녁 박전도사님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박전도사! 만약 우리가 두 교회중에 한 곳을 선택해야 한다면, 히스패닉교회를 받자. 이것은 부족한 우리 재정을 채우는 '돈 문제'가 아니라 '신앙 문제'이니, 비록 히스패닉교회가 한국교회보다 적은 임대료를 낸다손 치더라도, 나는 히스패닉교회에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일단, 한국교회가 먼저 왔으니 그분들의 결정을 기다리자.'

가족휴양회에서 돌아오자 마자, 한국교회와 연락을 취했습니다. 내용은 한국교회가 현재의 리스계약 파기가 어려워 함께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복잡했던 문제가 일순간에 해결되었습니다. 그 즉시 겟세마네선교교회로 전화했고, 다음 날 교회 건물을 보여 주었습니다. 목사님과 교회비서인 마리아의 기뻐하는 표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원래 우리가 한국교회에게 제시했던 임대료와 동일한 액수를 자신들도 지불할 수 있다고 말해왔습니다.

놀라웠습니다. '우연이 없으신 하나님의 섭리가 이런 것인가? 그렇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도 들으시지만, 우리의 불평과 불만도 동일한 크기로 들으시는 분이시다. 하나님은 우리가 어려운 상황속에서 불평하지 않고, 더욱 담대히 하나님의 때와 손길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었던 것, 그리고 입 버릇처럼 '잘 될 것입니다. 분명히 더 좋은 일이 생길 것입니다.'라고 말했던 우리의 기도를 들으신 것이다.'

전 이번 서브리스계약의 진행과정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분명히 그리고 확실하게 당신의 백성으로 훈련시켜 가시고 계신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월 $6,000의 임대료를 $4,000로 분할 납부할 수 있게 된 일, 그리고 그 다음 날 분할 납부 액수와 동일한 금액을 서브리스로 충당할 수 있게 된 일...... 그 뿐만 아니라, 겟세마네 가족들이 기뻐하는 모습, 부족한 저희들이 최소한 1.3에이커의 버려졌던 공간을 하나님의 공간으로 돌려 드렸고, 하나님은 프라미스랜드에게 최소한 300여명의 당신 자녀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큰 영광을 허락하셨습니다. 제가 믿는 하나님은 저를 잊지 않고 계셨던 것입니다.

지난 개척 8개월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저의 집 리빙룸에서 첫 예배를 드리고, 한 주 한 주 성장을 거듭했고, 간신히 찾았던 교회 지하공간의 실내 공사중 돌연 계약이 파기 된 일, 약속했던 교회로부터 이전 직전에 거절 당한 일, 그리고 지금의 교회건물을 찾기 위해 다운타운부터 세리토스까지 헤메고 다녔던 일들 ......

힘들때 마다 제 자신에게 격려했습니다. '이 세상 그 누구도 나를 돕지 않는다 해도, 난 하나님 한 분이면 족하다. 어차피 내가 지역교회를 개척하겠다고 나선 것도 하나나님과 나와의 문제 때문이지 다른 사람 때문이 아니지 않는가! 견디어 낼 것이다. 나에게 목회는 분명코 나와의 싸움이다. 하나님 한 분이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다. 그 분만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모든 문제는 그 분과 풀어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것이, 쉽지 않고 힘들고 어려울 적이 많지만, 그래도 난 단 한번도 그분의 응답하심을 의심해 본적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 응답의 때까지 견딜 수 있는 담대함과 용기를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우리 공동체를 세우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이 인도하시니 하나님이 공급하십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상황이 아니라, 우리의 태도였습니다. 아! 하나님은 우리를 잊지 않고 계셨습니다. 아니 역시 저의 고백대로, 저의 확신대로 그 분은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고 저희 공동체에 가장 알맞은 것, 최적의 것을 찾아 주셨습니다.

우리에겐 기적이지만 하나님께는 일상이었습니다. 우리에겐 태평양이 하나님껜 그저 한 방울의 물에 불과했습니다. 우리에겐 넘지 못할 태산이, 하나님껜 한 줌의 흙에 불과했습니다. 우리에겐 감당하지 못할 어마어마한 경제규모이지만, 하나님껜 천국 곳간의 쌀 한톨에 불과했습니다. 하나님이 하십니다. 하나님의 세계입니다. 그 하나님이 우리를 지으셨습니다. 감격입니다. 감사입니다. 진리입니다.

이번 일들을 통해 단순하지만 깊은 깨달음을 주신 하나님께 이 모든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