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하면 다들 피하고 싶은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정신분열병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남들과 다른 것을 겁내는 우리들에게 정신분열병 환자는 너무도 낯설고 무섭게까지 보입니다.엉뚱한 생각을 하고, 이상한 이야기를 하고 , 때로는 외모도 기괴하고...쉬쉬하고 모른 척 하고 넘어가서 그렇지 정신분열병은 평생동안 이 병을 앓을 확률이 1~1.5%에 달하는 꽤 흔한 병입니다.
이제 50대로 접어들고 있는 김씨 아주머니는 깔끔한 겉모습만 봐서는 정신분열병과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지금은 약물 치료를 꾸준히 하면서 정신분열병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이 많이 안정되었기 때문입니다.자신의 신앙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조용히 병원에 다니시던 어느 날, 아주머니는 자신이 살아온 얘기를 하다가 교회 얘기를 꺼내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병이 나던 때는 벌써 10년도 더 전이죠.당시 저는 알코올 중독인 남편 때문에 속이 무던히도 상했기 때문에 매달리다시피 교회에 나가고 있었어요.집사 직분까지 맡아서 나름대로 잘 섬기려 애를 썼죠.새벽기도에 참석했던 어느 날, 강대상 쪽에서 제 이름을 부르면서 제가 은혜를 받았다고, 이제 곧 7년 환난이 다가올 것이니 준비하라는 소리가 들렸어요.깜짝 놀라서 주위를 둘러보니 조용히 기도하는 사람들 외에는 아무도 없더군요.
'아, 이게 소위 말하는 성령 체험인가보다"하고 생각했지요.처음에는 그 '소리'가 교회에 있을 때만 들렸어요.근데 점차로 그 '소리'들이 집에서도 들리고, 시장 보러 나갔을 대도 들리고 그랬어요.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말을 하는 소리, 자기들끼리 싸우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구요.그 가운데 스스로를 '성령님'이라고 하는 소리도 섞여 있고 그렇더군요.
나중엔 그 소리들이 내 일상생활에 일일이 참견을 해서 시끄러워도 도무지 정신을 집중할 수 없었어요.어떤 때에는 잘 아는 사람 목소리로 제가 남편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함께 기도하자고 얘기를 해왔죠.근데 그 사람에게 고맙다고 전화를 해 보면 무슨 엉뚱한 얘기를 하냐는 식이었어요.내가 잘못 들었나 보다 하고 넘어갔지만, 이런 일들이 반복될수록 사람들이 날 바보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화가 나더군요.
그소리들이 7년 환난 준비를 빨리 하라고 다그쳐서 컵라면과 통조림을 사 모았어요.그러면서 소리들과 계속 대화를 나누다 보니, 주부로서 해야 할 일들을 도무지 할 수가 없더군요."
현대 의학이 아무리 발전하였다고 해도 정신분열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정신분열병이 발병할 때에는 꼭 생물학적 원인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고 그 사람의 개인적인 특성과 주변 환경, 그리고 영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합니다.
그렇지만 이 병이 다름 아닌 뇌의 병이라고 하는 증거는 계속 드러나고 있습니다.뇌의 특정 부위가 이상하다든가 뇌 내 신경전달 물질의 구성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든가 하는 것이 그것입니다.정신분열병은 병전에 그 사람이 어떤 배경을 갖고 있었는지에 따라 병의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과거 70-80년대에는 북한에서 자신에게 간첩이 되라고 전파를 보낸다든지 하는 내용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그런 내용보다 인터넷에 자신을 비방하는 말이 떠돌아다닌다든가, TV에서 자기 얘기를 가지고 드라마를 만들어서 출연하는 탤런트마다 자기를 비웃는다는 내용이 많아져서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병에 걸린 사람이 평소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었다거나 기독교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 사람의 병 증상은 기독교와 연결되어 나타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예수님이니 성령이니 하는 것은 믿는 사람에게 익숙한 내용이니까요.김씨 아주머니처럼 성령의 목소리가 들린다 생각할 수도 있고, 자신이 계시를 받았다 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자신 안에 귀신이 들어왔다며 횡설수설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신앙이 병 증상에 반영되는 것은 꼭 기독신앙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어서, 무속적인 바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신에게 들리는 '소리(환청)'가 조상신의 목소리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정신과에서 정신분열병을 진단할 때 사용하는 기준을 살펴보면 망상, 환각(환청이나 환시), 혼란스러운 언어, 혼란스러운 혹은 긴장성의 행동, 음성증상(감정둔마, 무언증, 의욕없음) 등이 포함됩니다.즉 다름 사람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는 것은 정신분열병의 증상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성령의 은사를 받았다고 하면, 그것은 그 순간에 나타나는 모습이 어떤지에 따라서가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삶의 열매가 맺히는지에 따라서 진실 여부가 가려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고 하면서 삶의 다른 부분들이 망가지고 사람 자체가 흐트러져 간다면 그가 받았던 것은 하나님의 음성이나 계시가 아닐 가능성이 높겠지요.어떤 경우에는 우리가 이 땅을 떠나고 본향에 돌아가 주님께 그 은사가 정말이었는지 여쭤 볼 때까지 진위를 모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병 때문에도 무척 힘들었고, 자기 자신을 추스르기도 버걷워하던 남편이 제가 병에 걸리니 올다구나 싶어서 저를 내쫓다시피 했던 것도 힘들었지만, 또 하나 힘들었던 거슨 교회에서의 시각이었습니다.어떤 사람들은 제가 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 귀신에 들렸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제가 "소리"를 듣기 위해 교회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하루 종일 '소리'들과 대화를 나누고 웃기도 하고 하는 모습을 교인들이 보게 되었고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저를 피했어요.만나는 사람마다 절 회피하니 저는 '이 사람들이 단체로 나를 따돌리는데 뭔가 음모를 꾸미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데까지 생각이 이르게 되었지요.이런 생각은 갈수록 더 심해져서 저는 집 밖으로 발도 내디딜 수도 없었고 집에 틀어박혀 '소리'들과 입씨름만 하고 있었죠.
결국 자식들이 눈물로 부탁해 정신과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난 아무 이상이 없고 다만 성령의 음성에 집중한 것뿐인데 정신과 병원 행이라니,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애들은 생각해서 할 수 없이 참고 뎐디었죠.약을 먹고 상담을 하고 억지로 병원 생활에 적응했는데, 참 이상하죠.
그렇게 시끄럽도록 들려오던 '소리'들이 서서히 작아져갔어요.입원생활이 2달을 넘길 때쯤 되니까 소리들은 거의 사라진 상태였고, 그 동안 내가 얼마나 혼란스러웠는지도 돌아볼 수 있겠 되었죠.퇴원할 때가 되니까 교회 생각이 몹시 나더군요.그런데 제가 아무리 좋아졌다고 해도 교회에서 한 때 귀신 들린 사람으로 낙인 찍혔던 것을 생각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대할지 두려워서 갈 수가 없었어요.
결국에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교회 하나를 택해서 죄라도 지은 사람처럼 대예배 시간에 맞추어 살짝 들어갔다 나오곤 하게 되었지요."
정신 질환과 귀신들림을 비교해 보면 둘 사이의 현상학적 증상이 매우유사하여 증상만 봐서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입니다.종교적인 차원에서는 환자의 드러나는 현상을 보고 평가하고, 정신의학적 차원에서는 현상 그 자체보다는 현상과 본래 그 사람의 인격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얼마나 조화를 이루는지, 타인과의 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평가합니다.
즉 그의 전반적인 상태와 삶의 전 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에 강조를 둡니다.이 두 가지 차원을 이원론적으로 가르거나 어설프게 엮으려드는 것보다는 종교의 '경험의 의미'와 정신의학의 '경험의 진위'이 두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솔직히 귀신 들림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영역입니다.
왜냐하면 영적인 현상은 가리워져 있는게 많기 때문입니다.성령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귀신의 존재 자체는 인정하지만,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과 그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은 엄연한 차이가 있습니다.지나치게 마귀나 귀신의 실체를 형상화하려 하거나 논리적 분별을 시도하려는 것 그 자체가 더 위험할 수 있으며, 지나친 마귀론 강조는 인간의 미성숙함과 잘못을 마귀라는 것에 투사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정신분열병으로 치료받고 있는 김씨 아주머니는 정신분열병 그 자체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 의해서도 상처받고 아파하셨습니다.귀신을 분별하고 내쫓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절망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그가 느끼는 벽을 공감을 통해 허물어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다른 어느 누구도 상처 입은 한 사람을 받아 줄 수 없을 때, 교회 공동체만큼은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사랑하며 그를 안아 줄 수 있다면 주께서 정말 기뻐하실 것입니다.
글: 문지현 정신과 전문의 동화신경정신과의원 부원장 사랑의 교회
이제 50대로 접어들고 있는 김씨 아주머니는 깔끔한 겉모습만 봐서는 정신분열병과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지금은 약물 치료를 꾸준히 하면서 정신분열병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이 많이 안정되었기 때문입니다.자신의 신앙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조용히 병원에 다니시던 어느 날, 아주머니는 자신이 살아온 얘기를 하다가 교회 얘기를 꺼내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병이 나던 때는 벌써 10년도 더 전이죠.당시 저는 알코올 중독인 남편 때문에 속이 무던히도 상했기 때문에 매달리다시피 교회에 나가고 있었어요.집사 직분까지 맡아서 나름대로 잘 섬기려 애를 썼죠.새벽기도에 참석했던 어느 날, 강대상 쪽에서 제 이름을 부르면서 제가 은혜를 받았다고, 이제 곧 7년 환난이 다가올 것이니 준비하라는 소리가 들렸어요.깜짝 놀라서 주위를 둘러보니 조용히 기도하는 사람들 외에는 아무도 없더군요.
'아, 이게 소위 말하는 성령 체험인가보다"하고 생각했지요.처음에는 그 '소리'가 교회에 있을 때만 들렸어요.근데 점차로 그 '소리'들이 집에서도 들리고, 시장 보러 나갔을 대도 들리고 그랬어요.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말을 하는 소리, 자기들끼리 싸우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구요.그 가운데 스스로를 '성령님'이라고 하는 소리도 섞여 있고 그렇더군요.
나중엔 그 소리들이 내 일상생활에 일일이 참견을 해서 시끄러워도 도무지 정신을 집중할 수 없었어요.어떤 때에는 잘 아는 사람 목소리로 제가 남편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함께 기도하자고 얘기를 해왔죠.근데 그 사람에게 고맙다고 전화를 해 보면 무슨 엉뚱한 얘기를 하냐는 식이었어요.내가 잘못 들었나 보다 하고 넘어갔지만, 이런 일들이 반복될수록 사람들이 날 바보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화가 나더군요.
그소리들이 7년 환난 준비를 빨리 하라고 다그쳐서 컵라면과 통조림을 사 모았어요.그러면서 소리들과 계속 대화를 나누다 보니, 주부로서 해야 할 일들을 도무지 할 수가 없더군요."
현대 의학이 아무리 발전하였다고 해도 정신분열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정신분열병이 발병할 때에는 꼭 생물학적 원인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고 그 사람의 개인적인 특성과 주변 환경, 그리고 영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합니다.
그렇지만 이 병이 다름 아닌 뇌의 병이라고 하는 증거는 계속 드러나고 있습니다.뇌의 특정 부위가 이상하다든가 뇌 내 신경전달 물질의 구성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든가 하는 것이 그것입니다.정신분열병은 병전에 그 사람이 어떤 배경을 갖고 있었는지에 따라 병의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과거 70-80년대에는 북한에서 자신에게 간첩이 되라고 전파를 보낸다든지 하는 내용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그런 내용보다 인터넷에 자신을 비방하는 말이 떠돌아다닌다든가, TV에서 자기 얘기를 가지고 드라마를 만들어서 출연하는 탤런트마다 자기를 비웃는다는 내용이 많아져서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병에 걸린 사람이 평소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었다거나 기독교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 사람의 병 증상은 기독교와 연결되어 나타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예수님이니 성령이니 하는 것은 믿는 사람에게 익숙한 내용이니까요.김씨 아주머니처럼 성령의 목소리가 들린다 생각할 수도 있고, 자신이 계시를 받았다 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자신 안에 귀신이 들어왔다며 횡설수설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신앙이 병 증상에 반영되는 것은 꼭 기독신앙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어서, 무속적인 바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신에게 들리는 '소리(환청)'가 조상신의 목소리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정신과에서 정신분열병을 진단할 때 사용하는 기준을 살펴보면 망상, 환각(환청이나 환시), 혼란스러운 언어, 혼란스러운 혹은 긴장성의 행동, 음성증상(감정둔마, 무언증, 의욕없음) 등이 포함됩니다.즉 다름 사람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는 것은 정신분열병의 증상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성령의 은사를 받았다고 하면, 그것은 그 순간에 나타나는 모습이 어떤지에 따라서가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삶의 열매가 맺히는지에 따라서 진실 여부가 가려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고 하면서 삶의 다른 부분들이 망가지고 사람 자체가 흐트러져 간다면 그가 받았던 것은 하나님의 음성이나 계시가 아닐 가능성이 높겠지요.어떤 경우에는 우리가 이 땅을 떠나고 본향에 돌아가 주님께 그 은사가 정말이었는지 여쭤 볼 때까지 진위를 모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병 때문에도 무척 힘들었고, 자기 자신을 추스르기도 버걷워하던 남편이 제가 병에 걸리니 올다구나 싶어서 저를 내쫓다시피 했던 것도 힘들었지만, 또 하나 힘들었던 거슨 교회에서의 시각이었습니다.어떤 사람들은 제가 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 귀신에 들렸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제가 "소리"를 듣기 위해 교회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하루 종일 '소리'들과 대화를 나누고 웃기도 하고 하는 모습을 교인들이 보게 되었고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저를 피했어요.만나는 사람마다 절 회피하니 저는 '이 사람들이 단체로 나를 따돌리는데 뭔가 음모를 꾸미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데까지 생각이 이르게 되었지요.이런 생각은 갈수록 더 심해져서 저는 집 밖으로 발도 내디딜 수도 없었고 집에 틀어박혀 '소리'들과 입씨름만 하고 있었죠.
결국 자식들이 눈물로 부탁해 정신과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난 아무 이상이 없고 다만 성령의 음성에 집중한 것뿐인데 정신과 병원 행이라니,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애들은 생각해서 할 수 없이 참고 뎐디었죠.약을 먹고 상담을 하고 억지로 병원 생활에 적응했는데, 참 이상하죠.
그렇게 시끄럽도록 들려오던 '소리'들이 서서히 작아져갔어요.입원생활이 2달을 넘길 때쯤 되니까 소리들은 거의 사라진 상태였고, 그 동안 내가 얼마나 혼란스러웠는지도 돌아볼 수 있겠 되었죠.퇴원할 때가 되니까 교회 생각이 몹시 나더군요.그런데 제가 아무리 좋아졌다고 해도 교회에서 한 때 귀신 들린 사람으로 낙인 찍혔던 것을 생각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대할지 두려워서 갈 수가 없었어요.
결국에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교회 하나를 택해서 죄라도 지은 사람처럼 대예배 시간에 맞추어 살짝 들어갔다 나오곤 하게 되었지요."
정신 질환과 귀신들림을 비교해 보면 둘 사이의 현상학적 증상이 매우유사하여 증상만 봐서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입니다.종교적인 차원에서는 환자의 드러나는 현상을 보고 평가하고, 정신의학적 차원에서는 현상 그 자체보다는 현상과 본래 그 사람의 인격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얼마나 조화를 이루는지, 타인과의 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평가합니다.
즉 그의 전반적인 상태와 삶의 전 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에 강조를 둡니다.이 두 가지 차원을 이원론적으로 가르거나 어설프게 엮으려드는 것보다는 종교의 '경험의 의미'와 정신의학의 '경험의 진위'이 두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솔직히 귀신 들림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영역입니다.
왜냐하면 영적인 현상은 가리워져 있는게 많기 때문입니다.성령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귀신의 존재 자체는 인정하지만,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과 그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은 엄연한 차이가 있습니다.지나치게 마귀나 귀신의 실체를 형상화하려 하거나 논리적 분별을 시도하려는 것 그 자체가 더 위험할 수 있으며, 지나친 마귀론 강조는 인간의 미성숙함과 잘못을 마귀라는 것에 투사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정신분열병으로 치료받고 있는 김씨 아주머니는 정신분열병 그 자체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 의해서도 상처받고 아파하셨습니다.귀신을 분별하고 내쫓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절망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그가 느끼는 벽을 공감을 통해 허물어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다른 어느 누구도 상처 입은 한 사람을 받아 줄 수 없을 때, 교회 공동체만큼은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사랑하며 그를 안아 줄 수 있다면 주께서 정말 기뻐하실 것입니다.
글: 문지현 정신과 전문의 동화신경정신과의원 부원장 사랑의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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