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 목사(팰리세이드교회)
김성민 목사(팰리세이드교회)

전도사로 사역을 시작한 얼마 뒤 하나님의 은혜로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해 하나님께서 첫 아이를 선물로 주셨다. 그 때 나의 나이가 20대 중반이 조금 넘은 나이였다. 젊어서 결혼을 하는 것이 모두 그렇지는 않겠지만 지금 돌아보면 나는 여러 가지 면에서 준비가 부족했던 것이 확실하다.

그렇게 첫 아이를 얻은 후 아기가 예쁘고 신기했지만 좋은 아빠 노릇을 잘 하지 못한 것 같아 첫 아이가 시집을 간다고 했을 때에 마음이 많이 속상했다. 그 때로 돌아갈 수 없다는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몇 년 동안 나의 마음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특별히 아이들에 대한 생각이다. 이전에는 별 관심이 없이 보았던 어린 아이들이 나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전에 내가 잘 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며 그들을 보니 그들이 더욱 귀하게 보였다. 예전에는 시끄럽고, 정신없게 만들며, 나를 쉬지 못하게 하는 그런 존재로 여길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그들이 미래를 짊어지고 나아갈 주인공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으로 교회를 보니 교회 안에 젊은이들과 아이들이 많이 없다. 지난 20년 동안 한 명 두 명씩 빠져나간 그 세대가 이제는 그러려니 하는 생각과 함께 교회에서 보이지 않게 된 것이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얼마나 나의 과거가 어리석었는지, 그 때 왜? 20년 앞을 내다보지 않고 살았는지 후회가 생기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에 얼마 남지 않은 다음세대들이지만 그들이 있다는 그 자체가 고맙고, 늦었지만 이제라도 그들을 위하여 힘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생긴다. 이제라도 나의 할 일이 다음 세대를 위하여 헌신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들 세대가 없는 2세가 떠난 교회는 얼마 시간이 흐른 뒤에 문을 닫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꼭 한인교회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회가 교회로 남아서 복음을 전하는 곳이 되려면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정확하게 필요한 것이다.

하나님은 “내가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며”(요엘 2장 28절)라고 말씀하신다. 오순절을 통하여 이루신 말씀이지만 우리가 마음에 가지고 있는 소망이 아닌가? 그런데 우리 주위에 다음 세대가 어디에 있는가? 이러한 역사에 반응하고 쓰임 받을 수 있는 젊은이들이 어디에 있는가? 생각을 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이 마음으로 젊은이들과 어린이들을 보니 그들이 너무나도 귀할 수밖에 없게 된다.

믿음으로 사는 성도들이 다음 세대를 향한 마음을 더욱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라도 이전에 보이지 못한 믿음생활의 모범을 그들에게 보이고, 사랑을 퍼부어 주어야 한다. 모두 떠난 것 같지만 아직 그들은 1세 교회 성도들의 배려와 진정한 사랑을 안타깝게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보인 잘못된 과거의 이야기들을 회복시키고, 함께 마음을 합하여 나아간다면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실까? 쉽게 짐작이 간다.

지난 주 인터넷에서 쓸 말을 하나 보았다. “세계가 변하는 것을 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지금 집으로 가서 자신의 가족을 섬기라”라는 글이었다. 우리 스스로 우리 자녀들을 위하여 믿음 생활에 헌신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믿음으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내가 그렇게 살아감으로 그들에게 확신을 주어야 할 때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하지만 이 마음을 가지고 있는 각 가정과 교회에 하나님께서 크신 은혜를 내려 주시고 놀라운 변화와 소망을 이루시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