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길 선교사
정운길 선교사(미주 실버선교회 대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부대기면서 살아가고 있다. 심지어는 관계가 악화되어 위기로 치닫기도 한다. 이럴 때 유머나 적절한 위트를 사용함으로써 그 위기를 극복하고 나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링컨 대통령은 가히 유머에 달인이라고 할 만하다. 그 일화를 소개한다. 링컨이 상원의원에 입후보하여 더글러스 후보와 경합할 때의 실화이다. 두 사람이 합동연설을 하는 날 더글러스는 링컨의 경력을 문제 삼아 그를 폄하했다.

“링컨 후보는 그가 경영하던 상점에서 팔아서는 안 될 술을 팔았다. 이것은 분명 불법이며 그런 사람을 상원의원에 당선시키면 이 나라의 법과 질서는 바로 잡을 수 없습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링컨은 흥분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예, 그렇습니다. 더글러스 후보가 한 말은 모두 사실입니다. 그러나 본인이 그 상점을 경영하던 당시 더글러스 후보는 저의 가게에서 가장 술을 많이 사 먹은 최고의 고객이었습니다. 그리고 더 확실한 사실은 저는 이미 술파는 계산대를 떠난 지가 오래 되었지만 더글러스 후보는 여전히 그 상점의 충실한 고객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입니다.”

청중들은 링컨의 말에 큰 소리로 열광하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더글러스는 신속하게 화제를 다른 데로 돌려 링컨을 공격하기 시작 했다. “링컨은 말만 그럴듯하게 하는 두 얼굴을 가진 이중인격자입니다.” 이번에도 당황하지 않고 응수한다. “더글러스 후보가 저를 두고 두 얼굴을 가진 사나이로 몰아세우고 있습니다. 좋습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왜 제가 이렇게 못생긴 얼굴을 가지고 나왔겠습니까?” 또 다시 사람들은 손뼉을 치며 배꼽을 잡고 웃었다. 이처럼 링컨은 상대의 공격에 당황하거나 대응하지 않고 유머 섞인 재치 있는 답변으로 청중들을 압도했다. 그는 상대의 공격을 되받아쳐 위기를 기회로 역전시키는 유머와 재치의 명사였다. 유머는 세상이라는 거치른 기계를 잘 돌아가게 하는 윤활유와 같다. 금년에도 유머와 위트로 행복한 한해가 되길 소망한다.